최근 동원 F & B 참치 캔에서 검출된 녹슨 칼날 이물질은 동원 F&B 측의 '제조공정에서 금속 탐지기와 X선 탐지기로 이물질을 걸러내기 때문에 캔 속에 칼 조각이 들어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과 달리 공장 생산라인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들어간 것으로 식약청 조사 결과 확인됐습니다.  동원 F & B의 생산공장에서 사용하는 X-레이 이물질 검색기는 캔 가장자리 1cm 내외 부분에 금속 이물질이 있을 경우 발견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결국 동원F & B는 녹슨 커터칼 조각이 발견된 참치캔 제품을 리콜하기로 했습니다. 문제의 제품이 생산된 작년 6월29일 창원공장에서 함께 만들어진 '라이트스탠다드 참치캔(150g)' 16만7050개와 '프리미엄 참치캔(150g)' 3000개 등 총 17만50개를 21일 0시부터 리콜한다고 20일 발표했습니다.
리콜 대상 제품은 소비자가격으로 따져 2억9000만원어치입니다.


이에 앞서 속을 느글거리게 하는 생쥐머리가 발견된 노래방 새우깡(일명 생쥐깡)사건도 있었습니다. 새우깡은 1971년 국내 최초로 개발되어 37년째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있는 스낵으로 저 역시 수시로 사먹었던 고소하고 질리지 않는 과자였기에 그 충격은 정말 컸습니다.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몇 달 전에 먹은 새우깡까지 모두 토하고 싶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기분이 나빴던 것은 털이 달린 기묘한 이물질의 신고를 받은 제조사의 초기 대응입니다. 농심은 이물질에 대해 '정체 모를 단순탄화물' 이라고 소비자에게 설명하고 심지어는 돈으로 매수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차라리 인정을 하고는 서둘러서 출고된 제품을 회수했다면, 신고 이후까지 노래방에서 수많은 사람이 새우깡을 먹고, 나중에 뉴스를 보고 매쓱거리지는 않았을 것인데 이런 대응은 소비자에게 적개심마저 품게 합니다.





지금까지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근본적인 개선보다는 자사제품이나 보상금을 제공해서 우선의 위기만 모면해보려는 땜질식 처방으로 넘어갔으나, 이번의 사건을 계기로 먹거리를 제조하는 기업들이 의식을 전환했으면 좋겠습니다.
동원F & B는 "자체 조사 결과 공정상 칼날이 들어갈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고객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해 리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지만, 식약청의 조사과정에서 지난해 7월 24일, 생산라인의 컨베이어 벨트가 끊어져 이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부러진 칼날이 제품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고, 지난 2006년 11월에도 동원 F & B 참치 캔에서 비슷한 종류의 칼날이 검출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만약 그 당시에 제대로 제조 공정상의 문제를 무마하기보다 개선하고 보수했었다면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동원F&B는 우리가 만든 식품, 우리가족이 먹는다는 슬로건을 걸고 있는데, 칼날참치의 연속된 등장으로 이미 그 의미는 무색해졌습니다.

또한 식약청의 늑장 대처도 문제입니다. 든든한 식약청(Korea Food & Drug Administration)이라면서 지금까지 새우깡이 중국현지에서 반제품 상태로 국내에 반입될 때 샘플검사 등 별도 검사없이 서류심사로만 통관시켜 놓고는, 생쥐깡 사건이 여론에 의해 커지자 뒤늦게 중국 현지 청도 농심공장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이번 두 사건 뿐만 아니라 그동안 수없이 제기되어 왔던 먹거리 이물질 사건은 식품업체들의 안일한 안전 불감증과 신고 후에 개선보다는 우선만 넘기려는 기업태도, 그리고 식약청의 미비한 식품안전점검 시스템에 의해 발생된 예고된 재앙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홍삼에 이물질 주입해서 기업을 협박했던 부부사기단에 대한 뉴스가 생각납니다. 이들이 몇 차례나 이런 사기를 연속적으로 성공 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기업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제조공정에 대한 확신을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철저한 사후개선이 이뤄지지 못하면 소비자의 외면은 물론이려니와 이러한 어설픈 협박에 고민하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또 시간이 지나며 관심이 돌려지기만을 기다린다면 꾸준히 누적되어 온 소비자들의 분노와 처절한 응징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맛이 떨어지더라도 믿고 먹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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