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문명은 존재할까? 2
편에서 이어집니다.

확률이 아무리 낮다고 해도 우주에는 지구 이외에도 지적인 생명체가 다수 존재할 것입니다. 드레이크 방정식의 보수적인 대입의 결과 값인 10개의 문명은 우리 은하계만을 한정적으로 다룬 숫치인데 그것을 전 우주로 확대하면 지금 이순간에도 하늘을 바라보며 우리와 같이 미지의 존재를 그리워하는 수많은 이계의 지적 생명체들이 넘치고 있을 것입니다.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는 그의 저서 외계문명 이야기에서 드레이크 방정식(Drake equation)과 유사하지만 다른 방식의 13 단계를 거쳐 외계의 지적 문명에 대하여 존재확률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 은하계 내의 항성의 수를 3,000억 개로 잡고, 그중 행성계의 숫자를 2800억 개로 추산한 후에 우리 태양계와 유사한 행성계와 유용한 생존대를 가지고 있는 행성의 수와 생명체, 다세포 생물, 육지 생물 등의 존재 가능성을 짚어나가며 현재 기술 문명이 존재하고 있는 행성의 수가 53만개라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시모프 방식의 이러한 결론은 매개변수를 대입하는데 있어서 항상 최대값을 취하고 있고, 알려지지 않거나 현재 과학 수준에서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50%의 확률로 계산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과대평가 되어있는 편입니다. 그러므로 그의 결론대로 현재 은하계 내에 3억 9000만개의 행성이 고유한 문명을 꽃피우고 있고, 그중 53만개는 우리 이상의 기술문명으로 발달한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그리 높은 신뢰도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드레이크 방정식이나 아시모프의 계산에서 가장 보수적인 수치를 적용한다고 해도 이미 우리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 값은 1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이외의 생명체들은 우주의 나이를 놓고 보면 1세대 문명은 거의 사라졌겠지만 2세대나 3세대 문명은 수없이 발생하고 번성해 나가고 있을 것입니다. 지구는 수명의 40%을 보내고서야 그런 조건을 만족 시키기는 인류를 탄생시켰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주의 수많은 행성들이 20~30대를 거치며 무수한 문명의 알을 낳고 기르고 있을 것입니다.

아직 우리는 우리말고 다른 문명이 존재한다는 증거도 갖지 못하고 있으므로 그 존재 자체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직 그들을 발견할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것입니다. 우리보다 까마득한 옛날부터 존재하며 번성해온 미생물의 대부분을 백 년 전만 해도 전혀 알지 못했듯, 우리의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가면 예기치 못한 장소에서 우리 행성보다 더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미지의 외계생명체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감각은 너무나 한정적입니다. 현재 우리의 인지력과 연산능력은 16비트 컴퓨터만큼이나 원시적인 상태이기에 무리하게 많은 양의 정보 입력을 시도하면 그 대부분을 처리하지 못하므로 우리의 두뇌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만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외선이나 적외선을 직접적으로 볼 수 없으며 방사선이나 전류의 흐름도 눈으로 볼 수 없고, 우주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암흑물질이나 암흑에너지에 대한 감각도 가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보다 10억년 이상 진화한 생명체가 있다면 그들은 우리보다 더 많고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분석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암흑생명체는 희귀한 지구형 생명체보다 절대적으로 많은 수치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가 그렇듯 모든 우주의 생명체는 주변에 가장 흔한 물질을 근거로 생명활동을 하며 번식하고 번영하며 때로는 멸망해가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초고성능의 망원경으로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별은 수천 억 개 이상이기에 우주가 별들로 가득차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별과 별 사이의 평균거리는 수십 광년이 넘어 우주의 대부분은 텅 비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있다 없다의 기준 역시 우리 지구인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감각 범위에 한정되어 있는 것일 뿐입니다.

모든 물질을 빨아들이고 압축하는 블랙홀조차도 사실은 더 무거운 무언가의 표면에 떠있는 거품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것이지만 우리는 아직 그것을 밝힐만한 또는 상상할 만한 용량을 가지지 못한 원시 단세포 생물과 같습니다. 한 마리의 미생물이 수초간의 일생을 보내며 나름대로 복잡한 생명활동을 하겠지만 그것을 관찰하는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그 미생물은 전혀 사고능력이 없이 본능적으로 유전자에 각인된 활동을 하는 것일 뿐입니다.

우리가 우주를 생각하고 우주의 기원과 미래를 추측하며 스스로를 매우 지적인 존재로 착각하거나 우주의 가장 뛰어난 존재라는 교만에 빠져있지만,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전지전능하며 무한의 수명이 지닌 상위의 존재의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 지구는 아니 우리 은하계, 나아가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우주는 하나의 패트리디시 배양액에 담긴 샘플에 불과할지도 알 수 없는 것입니다. 40억년에 걸친 지구 생명체의 진화의 전과정이 거시적 존재의 입장에서는 단일 생물의 성장과정으로 보일 수도 있으며,  우리의 수십억년 시간 역시 그들에게는 며칠의 관찰기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또한 항성과 행성의 100억년에 걸친 명멸과정조차도 그들에게는 미생물의 한세대 정도로 짧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미생물이 수만 년이 지나도 그 크기와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절대로 인간의 존재를 발견할 수도 상상할 능력도 없듯 우리는 지금의 모든 한계가 깨어지지 않는 한 아무리 과학을 발전시키고 진화해 나간다고 해도 대장균과 헬리코박터균의 차이에 불과할 것입니다.

외계문명의 존재는 배양액이 우주에 가득한 이상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성장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첫번째의 만남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외롭고 유일한 문명종족이 거주하는 행성의 주인이자 은하계의 지배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50억년 전 자신들의 모성이 적색거성에 흡수될 때 우주의 모든 방향으로 쏘아진 문명의 포자중에서 이제서야 겨우 뿌리를 내린 새싹의 하나 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젠가 본질적으로 우리와 동일한 수많은 문명의 후손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 끝 -


- 원래 4편으로 계획되었지만 잠이와서 이쯤 마무리를 했습니다. 전개가 매끄럽지 못하고 본문과 상이한 결론이 되었을 지라도 그냥 재미있게 보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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