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과 만날 확률 1편에서 이어집니다.

ft
technology
ft는 교신에 성공했거나 전파를 수신한 별, 또는 문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별까지의 우주를 항해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기간의 비율을 구하는 항목입니다. 무작정 우주를 탐색하면서 문명을 찾으려고 한다는 것은 바다 한 가운데 떨어진 바늘을 찾는 것과 같이 막막한 행동이므로, 우주로 나아가기 전에 최소의 문명 흔적인 전파의 수신이나 교신을 통해 상대의 위치 등을 확인하고 나서야 여정은 시작될 것입니다.

그런데 앞선 fd 항목에서 은하 내의 문명 사이 평균거리와 문명의 존속기간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전파의 교신이 가능한 기간의 비율도 높은 편이 아닌데, 전파를 수신하고 그 전파의 주체 문명까지 직접적인 방문을 한다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대략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이 항목의 값이 매우 낮게 설정될 수밖에 없는 것은 기술이 발전을 거듭해서 광속의 50%까지 순식간(수 년 이내)에 가속할 수 있고, 또 그 가속에서 탑승객을 충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지녔다고 할지라도, 그들이 전파를 수신하자마자 출발했음에도 그들은 서로 만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금처럼 전파문명이 시작됨과 동시에 외계로 전파를 보낸다고 해도 문명들의 평균 거리를 볼 때, 최초의 답변을 받는 것은 빨라도 6천 년 후가 될 것이므로, 가속과 감속의 시간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광속의 50% 속도를 낼 수 있는 우주선을 타고, 3천 광년 떨어진 전파 발신지까지 가는 데는 6천 년이 걸리므로, 도착할 무렵이면 2천 년 전에 멸망한 흔적만을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는 지금 당장 외계에서 보내온 신호를 수신할 가능성도 있고, 그 신호를 받자마자 곧 그 신호를 따라 우주선을 발진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명의 초기에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기술력이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시대를 수 천 년 뛰어넘는 기술이 갑작스럽게 개발되지 않는 한, 열심히 전파로 답장을 쓰는 것 이상의 행동을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만약 그들이 칼세이건의 콘택트에서처럼 첨단 우주선의 설계도를 보내온다면, 쉽게 선진 기술을 받아들여 그 기술의 전수자와 접촉할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도 있으나, 그런 첨단 기술을 소유한 문명이라면 이미 문명 존속 기간을 다 채워가는 상태일 것이므로, 그들의 설계도대로 만든 우주선을 타고 열심히 날아가도 멸망하기 전의 그들과 접촉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러나 좋은 운이 겹친다면 멸망해가는 문명의 잔존자들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나, 그들의 기술전수 가능성을 기다리기 보다는 차라리 아주 가까운 행성에 문명이 존재하기를 기대하는 것이 훨씬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대로 멸망하지 않고 꾸준히 발전한다고 해도, 광속의 50%에 도달하는 기술을 찾아내고 적용하기까지는 빨라도 3~5천 년은 걸려야 할 것입니다. 결국 ft는 문명의 존속기간 중에서 은하(3천 광년)를 이동할 기술이 있거나, 대체물을 이동시킬 수준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을 뺀 잔여기간, 다시 말해 그런 기술을 보유한 기간의 비율이므로, 약간은 보수적인 수치인 5천 년을 잡아 50%를 적용하도록 하겠습니다.

fo observation
fo는 하나의 문명이 외계 문명에 대한 탐색(probe)을 시도할 가능성과 더블어 발견한 문명과의 접촉(contact)을 시도할 가능성을 설정하는 항목인데, 원래는 탐사와 접촉은 별개의 개념이므로 두 개의 항목으로 따로 구분하려고 하였으나, 수식이 지나치게 복잡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관찰, 감시, 정탐의 뜻이 포함되어 있는observation이라는 개념의 인자를 도입하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우리를 발견하거나, 또는 먼 훗날 우리가 다른 문명을 발견했다고 해도 반드시 접촉으로 이어진다기 보다는 관찰을 하거나, 어떤 원인에 의하여 위험요소를 사전에 감시할 필요가 있다거나, 필요한 정보의 획득을 위한 정탐이 선행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 전파나 기타의 통신 수단을 발견한 문명이 꼭 외계에서 다른 문명을 찾으려는 시도를 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우리가 세티 등의 여러 방법으로 외계 문명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려는 이유는 단순히 존재의 확인하려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차적으로야 우리 이외의 존재에 대한 증거를 찾고자 하는 것이지만, 그 이후에는 -가능하다면- 그들과의 상호 통신을 하려고 할 것이고, 그를 통해 다른 문명에 대한 이해와 문명 사이의 교류를 시도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주에는 우리처럼 외롭게 홀로 성장한 문명만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주변에 비슷한 수준의 문명들이 존재해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문명이 있다면, 그들은 타 문명에 대하여 굉장히 배타적이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난 진화의 역사를 통해 인상적인 기억을 유전자에 각인하므로, 쇠 긁는 소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듯, 우리보다 백배는 더 치열한 적자생존을 거치며 종족을 보존하고 살아남은 문명이라면, 외부와의 접촉에 대하여서는 무조건 -잠재적인- 위험 요소로 판단하는 등, 지나칠 만큼 과민한 반응을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 외에도 모든 문명은 탄생과 발전과정에서 경쟁과 미숙함이나 교만에 의해 여러 번 멸망의 위기를 겪었을 것이므로, 소소한 부분까지 문명마다 서로가 다른 의식과 가치관을 지니게 되어서, 같은 상황에서도 문명마다 독특하게 반응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래서 우리처럼 -비록 적극적이지는 못하지만- 외계와의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은 생각보다 높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거기에 주변에 상호 견제와 협력하며 발전한 문명이 있거나, 또는 자신들 보다는 못하지만 생물학적으로 매우 이질적인 조건을 갖춘 생명체의 행성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신들과 상이한 형태의 외계 문명을 -일방적으로-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선뜻 접촉을 시도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가 바퀴벌레와 닮은 외계 지성체를 우연히 직녀성에서 발견한다고 해서 쉽게 그들과의 접촉을 시도할 수 있을까요? 아마 그들의 도덕성과 가치관에 우선하여 생물학적 외모에서 끔찍함을 느끼고는 접촉보다는 관찰과 감시, 정탐에 주력하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털없는 피부에 좌우 대칭을 이루는 기묘한 우리의 외모에 경악한 외계인이 수천년 전에 우리를 발견했음에도 지금까지도 외형이 주는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여 관찰만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fo의 값은 70%를 주겠습니다. 그것은 문명이 자멸하지 않기 위해서는 문명의 이기와 파괴적인 기질을 제어할 수 있는 철학과 도덕적인 성숙이 따라줘야 하기에, 자생한 문명은 같지 않는 것을 용서할 준비가 되어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간혹 그렇지 못한 문명이나 우주를 두려워하는 문명이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들은 탐색하기 보다는 탐색 당할 것을 두려워해서 지극히 방어적인 문명을 건설할 것이므로, 문명존속기간 중에 대답없는 그들을 발견할 확률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수 천 만 개의 별을 살피고 그 별들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음에도,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림 : http://thebest3d.com/dogwaffle/art/spac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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