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클라크(Arthur Charles Clarke)라마(Rama) 시리즈를 읽어보지 않는 사람과는 SF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다라는 말을 해야겠군요. 읽어봤다면 위의 이미지가 무얼 나타내는지도 아실 것입니다. 이 책을 구입한지 10 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일 년에 1~2번 정도 정독을 하고 있습니다. 보면 볼수록 신비감과 더블어 우주에 대한 경외감과 외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지금은 사라진 고려원에서 1994년에 초판을 발행한 라마 시리즈는 7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원래 라마시 리즈는 1부 Rendezvous with Rama에서 4부 Rama Revealed까지 20년이 걸려 완성된 걸작이지만 고려원에서 고맙게도 묶어서 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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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dezvous with Rama (1972)
Rama II (1989)
The Garden of Rama (1991)
Rama Revealed (1993)


라마(Rama)는 힌두의 신입니다. 천문학자들이 즐겨 빌려쓰던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이름이 이미 바닥나버려 힌두의 신전에서 신들의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길이 50Km에 지름이 20Km, 질량 1조톤에 시속 1천Km로 자전하며 지구로 다가오는 인공구조물 라마를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노턴이라는 뛰어난 사령관에 의해 가장 안정적이며 보수적으로, 그리고 완벽하게 라마와 조우하는 라마와의 랑데뷰. 어찌보면 가장 일반적인 소재가 된 외계와의 첫만남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그 거대한 스케일과 세밀한 묘사와 놀랍게 뛰어난 상상력에 과학적인 근거와 계산들.. 과연 아서 클라크다운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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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보면 땅이 꺼꾸로 솓아있다는 기발함은 감히 내 상상력으로는 그림이 잘 그려지지도 않을 정도였고, 그 속에서 발생하는 기온의 변화나 인공바다속에 만들어진 격자판으로 라마의 최대 가속도를 산출해내는 치밀함과 제3의 추진력을 지닌 라마에 비해 초라해지는 현 인류의 이야기는 지금까지의 그 어떤 SF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신선함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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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보았던 인류의 기원에 대한 기발함과는 또다른 느낌입니다.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어찌보면 약간의 판타지적인 요소도 있다고 해야하나? 인류의 기원에서부터 미래 인류의 최종진화된 모습까지를 보여준다면, 라마시리즈에서는 전 우주의 우주종족의 자연발생적인 기원과 주변 우주종족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과정과 소멸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주가 왜 탄생했으며 우주의 존재이유가 무엇이며, 궁극의 목표가 어디인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대한 라마조차도 작은 조각배 정박한 듯 보이는 우주의 거대한 구조물들과 그 속에서 만나는 우주종족들의 의식과 사회상들은 아서 클라크가 아니면 절대로 그리지 못하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가끔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이 광대한 우주에서 과연 생명체는 우리밖에 없는 것일까? 그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확률적으로 계산을 해줍니다. 그러나 그들의 계산은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들은 생명이 있을 가능성의 첫번째로 물을 꼽고 있습니다. 물이 존재해야만 생명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죠. 현생인류인 우리를 기준으로 그 생명의 조건을 따진다니 대단한 모순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라마에는 다양한 종족이 나오며, 지구인을 포함한 그 종족은 우주 백과사전에 표본으로 채집된 것입니다. 거기서 만나는 수없이 많은 종족들은 반드시 물을 기원으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독수리인간의 표현을 빌자면, 지구인들 뿐만 아니라 많은 우주종족들이 자신들과 유사한 조건에서만 생명이 탄생할 수 있다는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합니다.

라마에서 가장 씁쓸한 장면을 꼽자면 우리 은하계에서 탄생했던 종족중 가장 발전한 문명을 이루었던 종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우리 은하계 뿐만 아니라 존재하는 대부분의 은하에는 라마와 같은 거대한 모듈이 존재하고, 이 모듈은 우주의 기원과 역사를 같이 하는데 그들의 목적은 정보수집이라고 합니다) 그 종족은 과학이 끝없이 발달하고 그 과학의 힘으로 유전자를 조작해 수명을 늘려 문명을 마음껏 누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을 우주로 나아가 주변의 많은 원시 문명의 종족의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오랜 세월동안 화려한 꽃을 피웁니다. 그러다가 어느 한순간 문명을 소멸해 버립니다. 이유는 오래전 자신들의 조상이 했던 유전자 조작 때문입니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진화해 온 유전자에 담겨졌던 정보중 그들이 불필요하다고 여겨 제거한 부분이 문제가 된것입니다. 그리고 긴 세월을 이어온 문명에서 마지막으로 혼자 살아남은 한 사람의 심정에 대해 독수리 인간이 니콜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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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하자면 끝이없고 자연히 스포일러가 될 수밖에 없겠네요. 책머리에 SF해설가 박상준씨가 쓴 말을 인용하면서 마치겠습니다.

현존하는 세계의 SF 작가들 중 최고봉은 누구일까?

[미스터 사이언스 픽션] 로버트 하인라인은 1988년에 작고했고, [글쓰는 기계] 아이작 아시모프도 지난 1992 년에 타계했다. 그렇다면 이들과 함께 [빅 쓰리 The Big Three]로 꼽혀왔던 아서 클라크만이 남는다.

사실 아서 클라크는 [빅 쓰리]가 모두 다 생존해 있다 할지라도 세계 최고의 SF 작가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절대평가가 불가능한 인문과학 분야에서 글쓴이가 감히 이러한 논리를 펴는 이유는 그의 작품세계야말로 모든 SF독자들의 마음속에 공통적으로 깔려 있는, 우주를 향한 원초적인 동경(憧憬)에 가장 가깝다고 믿기 때문이다.

중략

라마 시리즈의 제 1 편인 [라마와의 랑데뷰]는 발표당시 휴고상, 네뷸러상, 존 캠벨 기념상, 주피터상4 대 SF 문학상 전부를 휩쓸었다. 원래 이 상들은 수여하는 주체가 각가 독자, 작가, 평론가 등으로 다르기 때문에 수상작이 일치하는 예가 거의 없는데 [라마와의 랑데뷰]에 대해서만큼은 일치된 찬사를 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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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한가지 더 ..

1917년 12월 16에 태어나 얼마전에 90세 생일을 맞이한 아서 클라크가 죽기 전에 꼭 이루고픈 세 가지 소원을 공개했습니다. 클라크는 이날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내게 세 가지 소원이 허락된다면 그 첫째는 외계 생명체 존재의 증거를 보고 싶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라크는 “나는 우주에서 우리가 유일한 생명체가 아니라고 항상 믿어왔다”며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ET로부터의 연락이나 이들이 존재한다는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940년대에 클라크는 인류가 2000년에는 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언했으나 다수 전문가들은 엉터리 예언이라고 일축했었죠. 클라크의 다른 두 소원은 환경보호를 위해 ‘기름’을 덜 쓰는 일과 자신이 거주해온 스리랑카가 정치적 안정을 찾는 일이라고 합니다. 클라크는 1954년 스쿠버다이빙을 하기 위해 스리랑카에 왔다가 매료돼 이주, 50년이 넘도록 이곳에서 거주하며 집필을 해왔으며, 1975년에는 정부로부터 비자 없이 영구 체류할 수 있는 ‘영구 초청인사’ 지위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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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클라크의 단편 [사랑으로 충만한 우주]의 마지막 말이 생각납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멸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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