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하나의 작은 기업으로 본다면 글을 쓰는 것은 생산이며, 포스트는 제품이며, 발행은 광고이며, 방문은 구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산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영업을 해야만 합니다. 물론 메타블로그를 통해 이루어지는 지면 광고만으로도 그 문구에 혹하거나 관심이 있다면 구매를 하겠지만, 적극적인 영업이 없다면 생산에 드는 비용조차 건지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게 됩니다.

블로거는 생산할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에서 원자재 선정과 구매, 생산에서 판매, 그를 위한 홍보와 영업, 그리고 사후 서비스까지 모두 담당해야하는 세일즈엔지니어(sales engineer)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품질이 우수한 제품이라고 해도 영업력이 부족하면 항상 재고가 넘치게 되며, 영업력이 우수하다면 평균적인 품질만 되어도 꾸준한 단골을 확보하여 생산하기 무섭게 매진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영업이란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의 정성과 관계를 파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블로그에서 생산하는 포스트라는 제품은 워낙 수명이 짧은 계절상품이기라 판매시기를 놓치면 하루에 판매량이 절반씩 떨어지기 때문에 '기본 판매량 확보'만큼 블로그 존속과 생산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세일즈맨은 기를 쓰고 단골을 확보해서 최소의 기본량을 확보함으로 다음 생산에 대한 심리적 자금을 얻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고객확보 1
단골을 확보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고품질을 지닌 다양한 제품을 꾸준히 생산해서 한 번 사용한 사람이 그 맛을 못 잊어 새로운 제품 생산을 갈망하도록 만드는 것인데, 블로그 세계에서는 RSS 구독자 확보라고 합니다. 

이것은 일종의 경로판매(route sales) 방법으로 제조업자인 블로그가 중간 판매업자인 메타블로그를 통하지 않고, 직접 소매점과 직결하여 일정한 소비자 그룹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형태입니다. 이런 소비 그룹은 생산된 제품의 카탈로그를 먼저 받아보고, 가장 먼저 제품을 주문하는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들이라 할 수 있으며 구매 충성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구독자 확보에 대한 글은 J준님의 RSS 예찬론을 보시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고객확보 2
세일(sale)이라는 말은 '판매하다'는 뜻도 있지만 상호 이익을 위한 상행위인 거래(trade)의 의미도 담겨있습니다. 어차피 블로고스피어라는 거대한 시장은 생산자가 곧 소비자이며, 소비자가 자신의 고유상품을 생산하고 있는 생산자입니다. 내가 너희 집 쌀을 샀으니 너도 우리 가게에서 생선을 사라는 식의 생산자 간의 상호 이익을 통해 영업하는 거래형 세일즈가 현재 한국형 블로그일 것입니다.

먼저 상대의 전시장을 방문해 제품을 사용하고 제품을 평가하는 댓글이라는 구매후기를 남기는 영업은 현재 가장 확실한 매출을 보장해주는 영업방식입니다. 초기에 블로그를 시작하고 방문객이 없을 때, 하루 100개의 새로운 블로그를 방문하며 댓글을 달면 열흘 후부터 하루 최소 300명 이상의 기본 방문자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발로 뛰는 영업은 힘이 들어도 영업한 만큼 확실한 효과를 주는 방식이지만 영업이 중단되는 순간 거래가 끊어지며 확연한 매출감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객확보 3
자신이 생산하는 콘텐츠를 아주 깊이 있고 전문화하여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독창적인 제품으로 승화시키는 차별화 전략은 의외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습니다. 제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블로거는 그 제품을 사려는 사람이 가지는 궁금증이나 제품을 사용했을 때의 효과, 제품과 연관되는 다른 제품에 대한 정보 등을 상세하게 상담하여 주면서, 제품과 더불어 서비스를 함께 판매하는 컨설팅세일즈(consulting sales)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제품을 생산하는 생산 공장이 그리 흔치 않기 때문에 오히려 그 제품에 관심있는 소비자 그룹이 생산자를 찾아가게 됩니다. 이런 블로그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주로 무형적인 지식과 서비스에 대한 것으로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라고 할 만큼 변치 않는 소비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mepay님의 쇼핑몰 노하우를 들 수 있습니다.


세일즈 맨..
세일즈라는 말은 판매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제품은 사게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위에 소개한 몇 가지의 고객확보 방법은 결국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영업적 전략이며, 블로그에서 생산되는 포스트는 생산과정에서부터 판매를 염두에 두고 제품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포스트를 -나 혼자 사용하기 위한 비공개 생산이 아닌- 발행을 하는 이상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영업은 어쩔 수없이 동반되어야만 합니다.

요즘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바빠서 생산에서 판매까지 총괄하는 블로깅이라는 활동을 하루 한 시간 이상하기 어렵다보니 판매는 부진하고 재고는 창고에 쌓여가고 있습니다. 주로 사용하는 영업 전략이 거래형이었기에 나의 구매가 없으므로 내 제품의 판매율도 떨어진 것입니다. 블로고스피어의 특성은 소통에 있다고 합니다. 물론 거래와 소통은 다른 것이지만 아직까지 한국적 블로그에서의 의미는 이음동의어인 것 같습니다.

검색유입율이 영업유입율의 1/10도 되지 않는 것을 보면, 삼일을 넘긴 제품은 영원한 재고로 전락하는 것이라는 말의 일부는 맞는 듯합니다. 그리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와의 관계만을 구매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경계해야할 부분도 있다고 보입니다. 예약주문이 줄어들면서 그에 따른 생산의지도 감소하게 되었지만, 오늘도 신제품 하나를 생산하고 판매량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산량이 낮은 블로그에게는 사용후기가 가장 큰 힘이자 영업이익이 되겠군요.(절대 댓글 강요임)


하루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생산을 해야 할까요 영업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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