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계문명의 대침묵(Great Silence) 2편에서 이어집니다.

answer
지난 2009년 5월 SETI는 호주에서 평소보다 100배 이상 강한 레이저 신호를 수신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포착된 신호는 단 한 차례에 불과했지만 이전의 의미 없는 신호들과 다른 매우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신호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독특하고 신비로울지라도 반드시 일정 시간 동안 반복되어야만 합니다. 결국 지금까지 단 한번도 관측된 적이 없는 강렬한 이 신호는 외계에서 온 최초의 증거가 될 수도 있었으나 단발성에 그쳐서 세티의 50년 숙원을 이뤄주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SETI는 너무 고정된 상상력만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앞서 이야기에서처럼 M13까지 전파가 왕복하려면 5만 년이나 걸리고 가까운 별이라도 수십년 이상이 걸립니다. 문명이 발전을 거듭하면 언제까지나 한 시대에 정의된 물리적인 장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정의내린 과학과 그 과학으로 고정시키고 있는 우주가 10만년 후에도 여전히 그대로 있을리는 없습니다. 물론 우리의 한계속도가 광속이라는 정의는 영원불변의 진리일 수도 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가 현재 인지할 수 있는 우주의 상태에서만 해당하는 진리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블랙홀의 존재를 이론적으로도 알지 못했을 때의 우주와 지금의 우주는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현재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도 못한 새로운 현상의 발견으로 미래에는 우주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또한 우리가 밝혀낸 대부분의 물리법칙이 사실은 우주의 표면적인 현상에만 국한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만유인력의 법칙이 거시적인 세계에서는 여전히 통용되지만 미시의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른 법칙이 필요하듯이 우리보다 만년 진보한 문명에게는 우주를 설명하는 새로운 법칙이 더 많이 발견되었을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아레시보 메시지(Arecibo message)에 대한 답변은 이미 받았다고 해야할지도 모릅니다. 아레시보 메시지의 답신은 실제 있었던 일이나 그것이 인정받은 적은 없습니다. 현재의 우리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은 신비하다고만 인정될뿐 감히 과학의 영역으로는 들어서지 못한 채 수수께끼나 미스터리 형태로만 남겨지고 있습니다. 이 답변 역시도 크롭서클(Crop Circle)이라는 형태를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작의혹을 받기도 했고, 조작이 아님이 밝혀지자 다시 알려지지 않는 방법을 사용한 조작이라며 새로운 조작 혐의를 받았고, 결국에는 수수께끼로 남아있습니다. 이제 그 수수께끼로 남은 미스터리 서클이 담고 있는 내용과 의미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01년 8월 21일, 영국 햄프셔(Hampshire)에 있는 칠볼튼 전파망원경(Chilbolton radio telescope) 근처에서 놀라운 크롭서클이 발견되었습니다. 이것은 27년 전에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을 통해 보냈던 아레시보 메시지와 비슷한 패턴을 가지고 있었는데 전파 형태로 도착한 것이 아니라 밀밭의 곡물을 꺾는 방식으로 그린 이진법의 그림이었습니다. 메시지의 일부는 다른 형태를 이루고 있었고, 그 변경된 부분이 바로 아레시보 메시지를 받고 답신을 보낸 이들의 정보를 담고 있는 듯합니다. 물론 이 메시지에 대해서 SETI는 공식적으로 회의적인 입장을 발표했으나, 폴 비게이(Paul Vigay : 컴퓨터 공학자, 크롭서클 및 UFO 연구가, 1964-2009)는 메시지의 진실여부를 떠나서 그것을 보이는 그대로를 해석하려고 했습니다.

지금부터의 내용도 폴 비게이의 해석을 바탕으로 다른 연구가들의 의견을 추가한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이를 종교적으로 이용하기도 하고 외계문명 존재의 증거로 삼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단지 크롭서클의 내용을 해석하는 데 주력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크롭서클은 1999년과 2000년, 그리고 2001년 8월 13일에 같은 지역에서 발견된 크롭서클과도 어느 정도 연관을 가지고 있으므로 함께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제일 왼쪽이 1974년의 아레시보 메시지이고 가운데가 크롭서클이며, 오른쪽 그림은 크롭서클의 내용을 도트이미지로 직접 정리한 것입니다. 어떤 이유에선지 크롭서클은 아레시보 메시지와 좌우로 뒤집어진 형태로 되어있습니다. 두 메시지 내용의 비교 편의를 위해 크롭서클의 정보를 임의로 편집하였습니다. 그리고 크롭서클을 정면에서 찍은 고해상도의 사진을 구하지 못해 하단의 일부 정보는 도트의 위치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1. 숫자(Numb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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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3 4 5 6 7 8   9  10    
------------------------
0 0 0 1 1 1 1 00 00 00
0 1 1 0 0 1 1 00 00 10
1 0 1 0 1 0 1 01 11 01
X X X X X X X X   X   X
 


첫번째 섹션은 아레시보 메시지와 동일합니다. 자연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이진법으로 1~10까지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4번째 행은 숫자를 구분하기 위한 마침표 역할을 하는 표시점(X)입니다. 2는 이진법의 수 10이므로 010으로, 9는 이진법의 수 1001이므로 001001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2. DNA 원소(DNA el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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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C N O Si P
1 6 7 8 14 15
--------------
0 0 0 1  1  1
0 1 1 0  1  1
0 1 1 0  1  1
1 0 1 0  0  1
X X X X  X  X

아레시보 메시지와 마찬가지로 두번째 섹션은 DNA를 구성하는 기본 원소들의 원자번호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우리가 가진 5가지 원소 외에도 원자번호 14번인 규소(실리콘, Silicon)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왼쪽에서부터 원자번호에 따라 순서대로 6가지의 원소들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수소(H), 탄소(C), 질소(N), 산소(O), 규소(Si), 인(P)
실리콘은 지구의 지각 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7.6%로 클라크수(Clarke number)로는 산소에 이어 두번째로 많습니다. 메시지를 보낸 이들이 행성도 고체형 행성이라면 그곳에도 규소는 흔한 원소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처럼 탄화수소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규산염이나 산화규소를 핵산의 결합에 이용하는 독특한 DNA를 가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3. 뉴클레오티드(Nucleoti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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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5OH7) (C5H4N5) (C5H5N2O2) (C5OH7)


(PO4)                                               (PO4)


(C5OH7) (C4H4N3O) (C5H4N5O) (C5OH7)


(PO4)                                                (PO4)

 

세번째 섹션은 생명체에게 중요한 6가지의 분자들의 화학식과 이들이 결합하는 방식을 나타내고 있는데, 아레시보 메시지와 동일합니다. 이것은 두가지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두번째 섹션의 원소와 이번 섹션의 숫자를 곧이 곧대로 대입하는 것입니다. PO4 는 지구의 인산염(Phosphate)을 표현한 화학식인데 이는 메시지를 H=0, C=0, N=0, O=4, P=1로 해석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P 대신에 Si를 대입하면 H=0, C=0, N=0, O=4, Si=1이 되므로, SiO44-와 같은 공유결합 형태의 규산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해석하면 P(인)을 사용되는 분자구조가 없으므로, 위 섹션에서 굳이 6가지 원소를 표시할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아마 아레시보 메시지와 동일한 이유는 굳이 같은 포맷(23행 73열)을 사용하다보니 코드의 숫자가 불어나므로 같은 영역에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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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화학식을 표시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DNA가 우리보다 많은 종류의 당과 염기와 뉴클레오티드로 이루어져 있다면 결합방식 또한 복잡해지기 때문에 표시할 공간이 부족했을 것입니다.

왼쪽 그림은 1999년 칠볼튼에서 발견된 크롭서클을 간결화 시킨 것입니다. 일부 연구가들은 이 크롭서클은 실리콘의 결정구조를 나타내는 것으로 2001년 메시지에 표현하지 못한 부분의 일부를 별도로 나타낸 것이라고 보고있습니다.

4. 나선 구조(Double he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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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
11
11
11
01
11
11
01
11
01
11
11
11
11
01
x



염기쌍의 수는 아레시보 메시지에 담았던  4,294,441,822개 보다 1,048,576개 정도 더 많은 수치이므로 약 43억 개의 염기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32억개 보다 11억개 정도 많은 수치입니다. 파란색의 DNA 나선형이 우리와 다른 점을 감안하면 결합 구조상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간결한 그림만으로 우리에게 없는 복잡한 유전정보를 유추해내기는 무리입니다.

5. 인류?(Al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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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011111
                 101111
 X0001     110101
                 111110
                 111011
                 110010



이 섹션에서는 답신을 보낸 자신들의 외형적인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먼저 오른쪽에 보이는 숫자는 총인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010011 110111 011111 101011 111101 111110 = 약 21,300,000,000
자신들의 종족의 총인구가 대략 213억 명이라고 표시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많은 듯하지만 현재 인류의 인구가 60억이 넘는 것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적은 숫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로는 이미 하나의 행성에서 벗어나 주변 행성까지 테라포밍(Terraforming)을 했을 것이므로 수명연장이 가능한 미래에서 213억 정도면 쾌적한 수준으로 인구를 조절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빨간색은 외계인(Aliens)의 외형을 나타낸 듯합니다. 우리가 헐리우드 영화에서 자주 보아왔던 형태로 머리가 크고 키가 작습니다. 왼쪽에는 자신들의 키를 나타내는 이진수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진수1000은 십진수 8입니다. 앞서 아레시보 메시지에서 채택한 공통의 도량단위인 2380MHz 주파수의 파장인 12.6cm를 대입해보면 8 x 12.6cm = 100.8cm, 즉 그들의 평균신장은 약 1M가 됩니다.

6. 행성(Plan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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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
                       행성3 행성4 행성5       위성
태양 행성1 행성1                         행성6     7 8 9 10


이 섹션에서 이진수는 의미를 지닌 숫자가 아니라 그래픽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레시보 메시지가 태양을 표현하는데 아홉칸을 사용했으나 여기에서는 네 칸만 사용했습니다. 그것은 태양이 작아서가 아니라 우리보다 더 많은 행성이 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림과 같이 10개의 행성이 있고, 그들은 행성3, 4, 5와 두 개의 위성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크롭서클을 찍은 사진의 해상도와 각도 등의 문제로 정확히 도트의 위치를 알 수 없는데, 행성6에도 거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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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7과 행성8은 다른 행성에 비해 더 크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가스형 행성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행성6도 작지만 가스형 행성이라서 거주할 수 없어 위성에만 거주하게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들은 최소한 세 개의 행성과 두 개의 위성에 거주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7. 전파망원경(Telesc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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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1001000
            101111000
X

마지막 섹션은 메시지를 보내는 전파망원경(?) 혹은 송수신 장치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 흰색은 크기를 나타냅니다. 011001000 101111000 을 십진수로 바꾸면 102,776이 됩니다. 여기에 공통 단위를 대입하면 102776 x 12.6 = 1,294,977.6cm로 12,950M 즉 그들의 송수신 장치는 지름이 무려 13Km에 달하는 거대한 구조물인 것입니다.

그리고 아레시보 메시지에서 송신기의 모양을 나타냈던 부분에는 특이한 형태의 동심원이 중복되는 이미지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크롭서클 연구가들은 이것을 송신기 형태가 다른 것이라고 여겼지만 폴 비게이는 1년 전(2000년 8월 13일) 같은 장소에 나타났던 다른 크롭서클과 형태가 비슷하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실제로 이런 장치가 존재한다면 행성의 표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주 공간 속에 있을 것입니다. 우리 역시도 미래에는 장거리 우주통신을 위해 우주의 신호를 가장 세밀하게 받아 들일 수 있도록 치밀한 모듈을 설정하여 별과 별 사이에 떠있는 거대한 구조물을 만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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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수없이 발견된 크롭서클의 형태를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이 특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단순히 그들의 미(美)적인 감각만을 나타내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많은 크롭서클들은 우리에게 앞선 시대의 기술을 전수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만약 우리에게 기술을 전수하려고 한다면 가장 먼저 이전해 주려는 기술은 단연코 통신에 관한 기술일 것입니다.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모든 기술은 결코 광속이라는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크롭서클이 아레시보 메시지에 대한 응답이 맞다면 그들은 왕복 5만년이나 걸리는 거리를 불과 27년으로 단축한 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또 그것을 우리에게 전수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도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호의적인 외계의 문명이 적극적으로 우리를 돕는다면 우리는 더 적은 실수만으로 더 빠른 문명의 진보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것을 거부할 권리는 우리에게 있습니다.

-외계문명의 대침묵(Great Silence) 4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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