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의 식성 혹은 주식이 뭐냐고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다. 어떤 영화에서는 외계인을 육식만 하는 포악한 종족으로 그리고 있다. 그러나 외계인은 고향 행성 고유환경과 진화과정, 진화결과와 지향하는 체질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양분을 고유한 방법으로 섭취한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매우 평화적이고, 이성적인 방식을 따르고 있다.

물론 육식을 하는 외계인도 있다. 그러나 육식이라는 말 자체가 지극히 지구 식 관점에서 비롯된 말이다. 생물을 식물과 동물로 나누어 구분하는 기준 자체가 지구적이라는 말이다. 지구 생물은 대부분이 수많은 아미노산(amino acid)의 연결체인 고분자 유기물로 몸을 구성하고 있는데, 외계 생물 중에도 지구 동물과 비슷한 성분으로 구성된 아니 거의 지구의 동물과 흡사한 구성성분으로 이루어진 움직이는 단백질(protein) 덩어리 생물도 있다. 그러나 더 많은 종류의 생물은 어머니 항성의 빛, 행성의 살아있는 대기가 뿜어내는 생체 에너지인 애센 광(ashen light), 특수한 물질에서 발광하는 광물광(鑛物光 mineral light)을 통해 직접 광합성을 하거나 유사한 작용으로 무기물(無機物)을 생물에 적합한 상태(유기물)로 바꾸어 사용한다. 즉 지구 식으로 말하면 우주의 절대다수 외계지성은 자발적으로 움직이며 생각하는 식물성 생물이다.


그림출처 : http://heysakura.files.wordpress.com

이들 중에는 지표열을 이용하여 무기물을 직접 섭취하는 종도 있고, 9천 킬로 파스칼(kPa)이 넘는 대기압을 열로 변환해 짙은 농도의 대기에서 필요한 물질을 뽑아내어 직접 합성하는 생물도 있다. 또 어떤 생물은 생체 내부에 고향별의 거센 바람이나 극심한 기온변화를 이용하여 자가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기관을 가지고 있고, 가스형 행성(gas giants)에서 진화한 생물 중에는 행성 핵 부근 영역에 액체 상태로 존재하면서 대기에 풍부한 수소와 헬륨을 동력원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항성에서 멀리 떨어져 있거나 홀로 존재하는 떠돌이 행성을 고향으로 삼는 문명 중에는 평균체온이 -160℃에 가까운 냉혈(혈액이라는 것도 지구 식 표현이지만)로 주요 대사활동에 액체질소를 이용하는 종족도 있다. 이들은 독특한 진화과정에서 얻은 기관으로 체내의 압력과 온도를 마음대로 조절하여 대기 중의 질소를 흡수하여 임계온도(critical temperature)임계압력(critical pressure)을 주어 액화시켜 필요한 대사활동에 이용하는 것이다.

우주에는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형태의 생물이란 게 없다. 문명이 덜 발달하고, 지구처럼 다른 문명과 대면한 경험이 없는 문명에서는 대부분이 다른 외계 생물도 자신과 비슷하리라는 믿음을 가진다. 그러나 우주는 그리 편협하지 않다. 그런데 문명이 우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여러 외계 생물과 만나는데 일단 접촉하는, 접촉을 시도해오는 종족은 어느 정도 자신과 유사한 종족이라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유사하다는 의미는 외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활동이나 에너지원의 유사성, 그리고 사고(思考)하는 방식이 닮았다는 것으로 어쨌든 그들은 예상대로 외계생물이 자신과 비슷하다는 점에 만족한다. 그러나 점차 문명이 발전하여 문명지수가 우주 문명의 평균치에 다가설수록 접촉이 늘면서, 의외의 믿지 못할 종족과 대면하여 기존의 가치관이 깨어지기 시작한다.

초기 접촉이 유사종족끼리 이루어지는 것은 어쩌면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줄이려는 우주의 배려이거나 지구 말처럼 유유상종 때문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 빈번하게 이루어졌던 이런 만남은 게슈탈트(Gestalt) 이론유사성의 법칙(Law of Similarity)처럼  보인다. 그러나 하나의 문명 주변에는 수많은 종류의 문명이 있고, 그 문명들은 끊임없이 접촉을 시도한다. 그런데 우주로 나간 지 얼마 되지 않는 걸음마 단계의 문명은 자신들과 최소한이라도 닮은 대상만을 생명체나 지능체로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유사한 문명끼리 쉽게 만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즉 어떤 불가사의한 힘이 유사한 요소끼리 그룹으로 묶어 하나의 패턴으로 만들려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과 인지 대상의 한계 때문에 저절로 이루어진 패턴에 불과한 것이다.

사실 수억 년 동안 살벌한 우주에서 명맥을 유지한 문명조차도 생명이 우주에 얼마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지 다 알지 못하며, 때때로 말도 안 되는 형태의 생명체를 만나 당황하곤 한다. 형태와 작용이 아니라 아예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인지하거나 시간보다 위에 거대한 몸을 걸친 채 유영하며 우주의 부산물을 갉아먹고 사는 생명체도 있다. 최근에는 극미 세계의 생물 중에는 광자(光子, light quantum)를 먹이로 삼는 생물이 존재한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결국, 우주는 원자 하나까지도 생명을 잉태한 알일 수도 있을 만큼 미스터리한 곳이다. 훗날 지구 후손이 만날 외계 생물, 외계 지성이 얼마나 다채로운가는 결국 지구인의 가치관이 결정하는 것이다.


그림출처 : http://widescreen.qkype.com/

어쨌든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미 말했듯 생물 중에서 소수이지만 육식만 하도록 진화한 문명종족도 있다. 그러나 이들도 문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이루어진 식생활 개선으로 주식에서 불필요한 성분을 제외한 주된 영양소만 파악하여 무기물에서 정제한 영양소를 섭취하고 있다. 직접 동물을 사육해 먹을 수도 있겠으나 이미 수천 세대 동안 이어온 개선된 식생활 방식은 그것을 심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렸다. 문명이 덜 발달한 종족이나 일부의 전통을 고수하는 종족은 직접적인 육식을 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합성한 단백질이다. 그래서 그들의 음식은 매우 정갈하고 맛있다. 그에 비하여 지구의 동물, 특히 포유류는 거칠고, 불결하며 무엇보다도 심한 악취가 나서 먹을 수 없다.

지구 동물 대부분은 스스로 유기물(organic compounds)을 생산하지 못해 식물이나 다른 동물을 먹음으로 영양분을 섭취하며, 이에 따른 소화나 배설기관이 있고, 다시 영양과 폐기물 대사를 위한 호흡기관이 있다. 운동기관과 감각기관은 원래 먹이활동과 생식활동을 목적으로 발달했으나 지성을 가진 생물은 더 복잡한 활동하는 데 사용하고, 부족한 부분은 도구를 개발하여 보완하고 있다. 그런데 동물은 체내의 수분 조절이나 물질대사의 결과로 생긴 배설물을 배설하는 여러 가지 배설기가 분화되어 있다. 그중에서 육지에 사는 동물은 주위에 풍부한 물이 없으므로, 체표(體表)를 통하여 암모니아를 확산할 수가 없어서 암모니아를 체내에서 독성이 적은 요소나 요산으로 바꾼 다음 배설한다. 배설은 정기적으로 이루어지지만, 체내에는 많은 양의 독성물질과 그를 축적한 다른 형태의 독소가 쌓여 있다.

문명이 발전할수록 음식(영양소를 섭취하는 형태)은 불필요한 요소가 제거되어 정결해지고, 덕분에 체내에는 독소가 생성되지 않으며, 이에 따라 배설기관은 단순해진다. 우리 동맹문명에는 약 삼천 종의 다른 문명종족이 있는데 서로 다른 음식을 섭취하지만, 거의는 호흡기관이 배설의 90% 이상을 담당하며, 호흡으로 배출하기 어려운 결정은 체표에서 행성 고유 환경의 대기나 물질로 직접 확산시켜 버린다. 그런 우리가 보기에 지구 동물은 역겨운 냄새를 풍기는 독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배고프다고 해도 악취 풍기는 스컹크를 그대로 먹을 수 없듯, 지성을 갖춘 종족일수록 이성이 허용하는 음식의 한계는 분명하고 선명해진다. 결국, 지구의 생물, 식물(植物)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육식하는 종족에게도 음식이 될 수 없다. 그러니 지구인은 우리 종족을 포함한 어떤 종족도 그다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적어도 잡아먹힐 염려는 없는 것이다.


그림출처 : http://s179.photobuck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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