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악(茶樂)을 통한 차(茶)문화 발전을 기대하며

동서양 각국의 차마시는 풍경을 보면 떠오르는 음악이 있습니다. 우리 민족도 풍부한 차문화와 함께 아름다운 전통음악이 있으나, 근·현대의 힘겨운 역사 속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잠시 잊었을 뿐입니다. 이제 자연과 함께 건강을 찾는 우리에게 한 잔의 차가 새롭게 다가옵니다. 그곳에 음악이 있습니다.
1982년 한국음악 창작의 전통을 따라 연주자들이 모여 우리 고유 음악언어에 뿌리를 둔 창작음악을 추구하여 온 저희 한국창작음악연구회가 생활 속에서 호흡할 수 있는 음악의 발견과 그 보급을 위하여 "차와 우리 음악의 다리놓기"를 마련하였습니다.
이 작업은 차문화 활성화에 다도음악이 기여할 수 있다는 300만 차인과 음악인의 共感, 다악과 차문화의 상호발전에 대한 기대와 함께 차인들과의 긴밀한 협력속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렇게 창작된 다도음악이 효과적으로 보급될 수 있도록 공연과 더불어 CD를 제작하였습니다.
한국창작음악연구회는 21세기 한국문화의 총체적인 모습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세계음악계와 활발한 교류를 갖고 다악 공연의 장을 해외로 넓혀 나가려 합니다. 부족한 저희들의 노력이 우리 차와 우리 음악을 포함한 전통문화에 대한 애정을 새롭게 하기를, 그리고 이 음악이 차인 여러분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김정수 한국창작음악연구회 회장
추계예술대학교 교수

차와 우리음악의 다리놓기 - 다악<茶樂> 제1집(1998)
(Setting a Bridge between Tea & Music in Korean Tradition-TEA MUSIC Vol.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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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차향이제(茶香二題) 13:10
   작시/박경서 작곡/황병기

   2.  다악(茶樂) 잎-물-빛 14:13
   작곡/이건용

   3.  녹향송(綠香訟) 13:07
   작곡/백병동

   4.  다심, 다악, 다선삼매 14:15
     (茶心,茶樂,茶禪三昧)
   작곡/김희조

   총 : 54:57


차(茶) 한잔속에 젖어있는 우리의 가락

고전적(古典的)인 얘기지만 공자가 예(禮)가 바로서야 우리 삶의 모든 정신적인 가치가 안정된다고 말했듯이 「예(禮)」속에서 우리 인류문화의 아름답고 풍요한 생명이 이어져 왔던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악(禮樂)에 기초한 그 민족의 고유한 언어 율동 가락이 민중의 삶속에 승화되어 인류문화의 눈부신 영혼의 꽃으로 피어왔던 것이다.
이런 예(藝), 악(樂)의 산맥 속에서 특히 우리 차(茶) 문화가 지녀온 전통은 천년이 넘는 세월의 향기를 담고 있다. 백성들의 평온한 삶을 기원하는 「安民歌」라는 향가를 남긴 신라의 충담선사가 경주 남산, 미륵세존의 하늘을 담은 미소속에 가을 꽃바람 소리를 가득담아 차 한잔을 빚어 올렸던 저 오롯한 정취는 바로 차 음악의 아름다운 선율의 꽃향기가 아닐까.
새벽이슬 초롱이 젖은 연꽃속으로 드리우는 연향같은 사랑, 그 아련한 차의 빛깔 곁으로 스며오는 거문고, 가야금의 진양조 선율, 휘영청 맑은 달 연못에 쏟아져 뒷산의 휘어진 노송의 그림자 드리워진 풍광 속에서 젖어나는 대금의 애틋한 가락속에서 차와 음악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맛을 보듬을 수 있으리라
일본의 어느 시인이 만약 천국(極樂)으로 가는 길이 있다면 그는 고려 도공이 빚은 비취빛 청자의 색을 따라 가고 싶다는 그 격정의 비원(悲願), 그 시인의 비원에 나오는 비취빛 차 한잔에 담겨진 가을 호수, 맑고 잔잔한 선율이 어린 우리들의 찻자리를 풍요한 행복으로 가득차게하는 깊고 따스한 차와 음악을 맛보게 될 것이다.

일지암 여연스님

차향이제(茶香二題)

차(茶)를 주제로 한 박경선의 두 수의 시에 곡을 붙이고 이를 하나로 묶어서 <차향이제(茶香二題)>라 이름했다. 반주는 17현 가야금과 장구로 되었다. 노래에 앞서 가야금과 장구가 도입의 역할을 하는 '여음(餘音)'부터 연주한다. '여음'은 다음에 나타날 노래의 선율을 변주한 중모리 장단의 가락으로 한동안 흐른 후, 느리고 신비한 선율로 변화되어 자연스럽게 노래와 연결된다. 첫 노래'차를 다리네'는 E음 계면조의 잔잔한 노래인데, 장단은 느린 도드리 풍으로 되었고, 가야금에서 화음을 많이 사용하는 점이 특징적이다. 둘째 노래'차를 마시네'는 A음 계면조의 애틋한 노래인데, 흥겨운 타령 장단으로 되었다.

가야금 조율은, '여음'과 '차를 다리네'는 <달하 노피곰>처럼 D-E-G-A-B-의 5음음계로 하지만, <차를 마시네>는 전조되었기 때문에 <춘설>처럼 B를 반음 올려서 C로 한다. 실음은 기본음보다 반음 또는 온음 높이는 게 좋다. 즉 제1현(D)을 E♭ 또는 E로 높게 이조하여 조율하는게 좋다.


  I. 여음(餘音)

Ⅱ. 차를 다리네

     1 절
   
가슴으로 / 마시는 향기 / 마음 속 풀리네
    고운 님 더불어 / 햇살 번진 뜨락 /연초록 바람 머무는 자리
    목마름 / 달가워라 / 그리운 자리
    숨소리 / 은은한 / 차를 다리네

     2 절
    지창으로 / 얼비치는 / 그림자 하나
    아득한 / 밤하늘의 / 별을 담아 오시나
    소롯이 / 띠운 세월 / 기다림으로
    숨소리 / 은은한 / 차를 다리네

Ⅲ. 차를 마시네

    1 절
     이슬비 / 푸른 호수 / 물비늘 애잔하네
     그 넋이 / 호심에 실리어 / 하 많은 그리움
     억만년 / 나눔 슬기 / 차의 숨줄 따습고
     오늘도 / 그 맛으로 / 차를 마시네
    2 절
     산마루 / 걸린 안개 / 호수로 고이는데
     그리움 / 물보라 타네 / 님이 있어서
     연두빛 / 정감으로 / 차는 넘쳐 아파라
     오늘도 / 그 맛으로 / 차를 마시네

     작시 : 박경선
     작곡 : 황병기
     노래 : 윤인숙
     연주 :
       17현 가야금/이지영
       장구/권성택

황병기(黃秉冀 1936.5.31-)

황병기는 작곡과 가야금 연주의 양분야에서 고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야금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하는데 있어서 새로운 장을 연 작곡가로서 널리 존경받고 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1959)하였으나, 전통음악에 깊은 관심을 갖고 1952년부터 국립국악원에서 김영윤, 김윤덕, 심상건 등 명인들에게 가야금을 사사하였다. 전국국악콩쿠르에서 2회 최우수상(1954, 1956)을 시작으로, 국악상(1965), 한국영화음악상(1973)등을 수상하고, 평양 범민족통일음악회 남측 대표, 서울 송년통일음악회 집행위원장을 역임하고(1990), 1992년 에는 중앙문화대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국악과 교수, 문화재전문위원, 국제현대음악협회 위원이다.


차음악 <잎 - 물 - 빛>

차음악은 감상음악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즉 음악과 감수성 간의 도전과 응전이 이루어지는 청취의 음악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아마 그러한 음악은 차를 통한 명상, 시심, 교감을 어렵게 할 것이다.
감상음악보다는 묽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많은 정보를 작은 공간에 압축해서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적은 정보를 여유있게 풀어나가는 것이 현명하리라 생각하였다. 하기는 음악을 경제적으로 구축해 나가려 하는 것도 한시대, 한 음악문화의 패션이다. 차마음(茶心)이라는 말이 가능한지 모르겠으나 음악이 그러한 마음을 열어주는 것이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작업이 처음이기는 하지만 어떤 음악이 차마음을 잘 열어줄 수 있다고 한다면 그 음악은 좋은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였다.

     작곡 : 이건용
     연주 : 25현 가야금 김일륜

이건용(李建鎔 1947-)
서울대 음대 작곡과(1969)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 미학과 박사과정(1983)을 수료하였다. 효성여대, 서울대 작곡과 교수를 거쳐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작곡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이 강산에 살어리랏다'(1992), 교성곡 '들의노래'(1994), 합창곡집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1993), 등 노래곡을 주요테마로 작업해오고 있으며, 저서로는『한국음악의 논리와 윤리』(1987),『민족음악론』(1990)등이 있다.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한 바 있으며(1967), 대한민국 무용제 음악상(1980), KBS국악대상(1995), 김수근 문화상(1996)등을 수상하였다. 현재 작곡동인 제 3세대, 민족음악연구회 회장등을 맡고 있다.


녹향송(綠香頌)

우리의 일상에서 차(茶)와 음악(音樂)이 없는 생활이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이들의 고마움을 평소에 느끼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서 새삼스럽지가 않아서다. 이 작품을 위촉받은 뒤 차(茶)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고 차(茶)로 인해서 유발되는 상념(想念)의 세계를 이리저리 더듬으면서 차(茶)의 향(香)에 따라 상념(想念)의 세계가 다양하게 전개되는 체험을 하게 되었다. 놀라운 환상이었다.
녹향송(綠香頌)은 이러한 차향(茶香)이 이끄는 환상(幻想)을 이리저리 더듬어 나가면서 소리로 구체화시켜본 것이다. 끝에 나오는 "새야 새야...."는 환상의 귀결점을 뜻한다. 여기에는 기법이나 양식이나 방법을 초월한 나의 솔직한 음악고백이 있다.

     작곡 : 백병동
     연주 :
       피리/곽태규,강영근
       대금/유기준,김정승
       생황/손범주
       양금/이유나
       좌고,종/권성택
       북/박치완
       해금/양경숙
       가야금/김일륜,이지영
       거문고, 목탁/허윤정
       거문고/윤성혜
       대아쟁/김영길

백병동(白秉東 1936-)
1969년 독일 하노버 음대에 수학하여 윤이상을 사사하였다. 이화여대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재직하고 있다. 독일유학때 쓰기 시작한 운(韻)시리즈와 총체예술적 관심을 표출한 '실내'(1973), '변용'(1974), '진혼'(1974) 등은 1970년대의 대표작들이다. 1980년대 들어 백병동의 음악은 일본, 네덜란드, 러시아, 미국, 헝가리, 독일 등지에서 활발하게 연주되었으며, 관현악을 위한 '산수도'(1983), 피아노를 위한 '소나테 소노르'(1985), '별곡 87'(1987)등이 이 시기의 대표작이다. 1990년대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은 쉬운 음악을 지향하고 있다. 대한민국 무용제 음악상(1982), 서울시 문화상(1983), 대한민국 작곡상(1990), 영창음악상(1993) 등을 수상했다.


합주곡 제8번 다심, 다악, 다선삼매 (茶心·茶樂·茶禪三昧)

이 곡은 차를 마시면서 마음을 정화하는 과정을 그렸다. 곡의 구성은 다심,다악,다선(茶心, 茶樂, 茶禪)의 3악장으로하고, 악기편성은 실내악편성으로 단소, 소금, 대금, 피리, 해금, 양금, 가야금, 거문고, 아쟁, 장고, 북이 연주한다. 가야금은 17현을 쓰는데 5음음계로 조율하되, 평조, 계면조, 우조의 전조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1악장 다심(茶心)은 양금이 구조음의 모티브를 맑고 고요히 연주하는 도입부로 시작하여 양금과 단소의 이중주가 되었다가 악기수가 늘어나면서 점차 빨라져 부드러운 타령장단으로 이어지며 모두 7단락으로 구성된다. 2악장 다악(茶樂)은 관악기와 양금을 제외한 악기편성으로 활기차게 시작하였다가 나중에는 대금과 양금만이 남아 명상적으로 끝난다. 모두 4단락으로 이루어진다. 3악장 다선(茶禪)은 느리게 시작하여 점차 빨라지는 8단락으로 구성되며 모든 악기가 함께 화(和)를 이루는 분위기의 코다로 다선(茶禪)을 마무리한다.

     작곡 : 김희조
     연주 :
       단소/곽태규
       당적/유기준
       피리/강영근,박치완
       대금/서승미,김정승
       해금/양경숙,용은정
       가야금/이지영,이주은
       거문고/허윤정,윤성혜
       양금/이유나
       대아쟁/김영길
       장구/박종설
       북/권성택

김희조(金熙祚 1920~ 호: 春峯)
30세 전후부터 안병소에게 바이올린과 김순남에게 작곡을 배웠다. 해방 후 고려교향악단에서 비올라 주자로, 육군군악대에서 군악대장으로 활동하였으며, 이후 KBS소관현악단장으로 있으면서 많은 민요를 양악관현악과 합창으로 편곡하고, '대춘향전'등 여러 편의 뮤지컬 작곡을 맡았다.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장과 경희대 작곡과 교수를 거쳐 국립가무단(현 서울시립가무단) 단장, 서울예술전문대 국악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저서로는『한국민요혼성 합창곡집』(1981, 세광출판사), 『김희조 고희 기념 작편곡집』(1989, 수서원)이 있으며 옥관문화훈장(1991)을 수여하였고, 현재 한국음악협회 원로회원이다.

마음을 다스리고 싶은날.. 마음이 떠있는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날 들으면 평화를 얻을 수 있는 음악이다.  4집까지 가지고 있는데 어느 하나 아끼지 않는 곡이 없다.

낮고 가늘게 볼륨을 맞춰도 좋고 장중하게 들어도 좋다. 인위적이지 않게 사람이 따스하다는것을 알게 해주고, 한 잔의 차가 곁들여져 있다면, 왜 차를 마시는지조차 잊게하고 그저 차맛을 차향을 몸에 베이게 해준다. 좋다... 좋아..

Posted by 외계인 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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