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세상이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열심히 주고받음으로써 자기 역할에 충실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 점은 많은 국악 연주자가 너무 일찍 대중과의 소통을 포기해 버리고 마는 요즘 풍조와 대조적이다. 이런 강은일이기에 이야깃거리를 부지런히 찾아다니는 것이 쉽게 수긍이 된다. 그런데 그의 절망은 바로 이 시점에서 시작된다.앞 시대의 이야기는 그것이 보존의 가치는 있지만 강은일이 원하는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고, 해금으로 할 수 있는 오늘의 이야기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강은일이 바라본 쪽이 크로스오버였던 것으로 이해된다.
[오래된 미래:Ancient Futures]
[2003.11]
01.초수대엽 Chosudaeyeop
02.비에 젖은 해금 A Wet Haegum With Rain
03.웽이자랑 Wongijarang
(부제:제주 자장가Cheju Lullaby)
04.헤이 야 Hey Ya!(옹헤야 편곡)
05.오래된 미래 Ancient Futures
06.Fade Out
07.비상 Soaring(몽금포 타령 편곡)
08.낡은 마루 Old Floor
09.라다끄의 여인 Ladakh's Women
프로듀서:류형선
작곡 : 신현정, 신동일, 신창열
가야금:서은영,진성수
피리:박치완
대금:한충은
앨범정보
우리나라의 전통악기 중 세계화(월드뮤직)에 가장 적합하다는 해금.
이 시대의 가장 개성있는 해금연주자로 평가받는 강은일이 크로스오버 음반 '오래된 미래'를 선보인다. 지난 2001년 독일 살타첼로공동작업한 프로젝트 음반 '정(情)'을 통해 널리 알려진 그녀의 음악은 이제 '오래된 미래'를 통하여 동서양 크로스오버음악의 진수를 알 수 있게 해준다. 해금의 잠재 가능성을 살린 순도 높은 감성의 뉴에이지 음반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해금선율을 가지고 있는 넉넉한 호흡과 다소 거친듯한 느낌을 주는 칠현악기의 매력은 고급스런 이미지를 넘어 선율의 아름다움과 절제미가 가득한 크로스오버 음악으로 새 옷을 갈아 입었는데, 마치 한편의 서정시 같은 음악이다. 국악을 이미 사랑하는 애호가들에게는 우리음악의 새로운 잠재성을 만나는 기쁨이, 국악이 다소 낯선 이들에셍는 보편적인 감성이 살아있는 우리시대 음악과의 따뜻한 조우가 될 것이다.
강은일 해금 연주집 Vol.2
[미래의 기억 :Remembering The Future]
[2007.03.06]
1 미래의 기억
2 하늘소
3 봄날 I
4 봄날 II
5 서커스
6 Mirage
7 해금과 기타를 위한 세 개의 단상 - 눈사람 I
8 눈사람 II
9 눈사람 III
10 환청
앨범정보
해금의 디바 강은일의 두 번째 앨범! 미래의 기억
이 시대의 가장 개성 있는 해금 연주자로 평가받는 강은일의 두 번째 음반 [미래의 기억]이 발매되었다. 1집 [오래된 미래] 이후 2년 만이다. 1집 [오래된 미래]가 우리의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 과거로부터 전해 져 온 것에 대한 착근(着根)을 빌미로 빚어졌다면, 2집 [미래의 기억]은 미래가 기억할 만한 오늘, 미래의 누군가가 딛고 싶은 동시대의 전통음악을 만들어 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강은일의 2집 [미래의 기억]에 수록된 곡들은 한국 전통음악을 텍스트로 하여, 전통과 현대적 음악어법을 조화시킴을 기본 축으로 하는 혼성성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창조적인 혼성”을 함축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넉넉한 호흡과 다소 거친듯한 느낌을 주는 강은일의 매력이 고급스런 이미지를 넘어 선율성의 아름다움과 절제미가 가득한 음악으로 다가온다.
생년월일 : 1967년
학력 : 한양대학교대학원 국악과
약력 : 1988년 동아국악콩클 일반부 대상
1990년 KBS 국악관현악단에 입단
1996년 경기도 도립국악단 해금 수석
2003년 일본 세계찰현악기 페스티벌 한국대표
2006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전통예술부문(문화관광부 선정)
1967년 서울에서 출생한 강은일은 국립국악고등학교와 한양대 음악대학 국악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같은 대학원에 재학중이다. 88년 '동아국악콩클'에 참가하여 일반부 대상을 수상하였고, 90년 KBS 국악관현악단에 입단하여 활동하였다. 96년 경기도 도립국악단 창단과 함께 해금 수석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목원대에 출강중이다.
정수년, 김애라씨와 함께 ‘쓰리 해금 디바’로 불리는 강은일은 우리 전통악기인 해금으로 대중음악, 클래식, 재즈, 프리뮤직, 무용, 문학 등 여러 장르와의 크로스오버 연주를 통해 월드뮤직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
‘강은일과 해금플러스’라는 팀으로 해금과 더불어 동서양의 다양한 악기를 이용하여 한국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또한 한국의 현대작곡가들의 작품을 오케스트라, 클래식기타,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과 협연하여 호평을 받았으며, 파이프오르간, 사물놀이, 대중음악 및 세계민속 악기(사랑기, 시타르, 땀브라, 이호, 쟁, 샤미센, 마두금, 기작) 등 서로 다른 민족의 이질적인 악기들의 이질적인 소리를 해금을 통하여 조화시킴으로써 ‘동서의 화합과 세계의 조화’라는 메시지를 음악을 통해 전달하고 있으며, 뛰어난 창작욕과 실험정신으로 국악, 클래식, 재즈, 프리뮤직 등 여러 장르의 음악과 인접예술과의 접목을 통해 해금이라는 악기의 연주 가능영역과 해금음악의 지평을 확대해 왔다.
강은일은 루치아노 파바로티, 바비 맥퍼린, 요시다 형제, NHK 오케스트라, 독일의 살타첼로등과 협연해왔고 김기덕 감독 영화의 음악에도 했는데 그 인터뷰를 살펴보자.
“내 해금 소리가 영상과 만나니 더 아름다웠다”
활은 여느 김기덕 감독 작품 같지 않게 멜로디의 여운이 길게 남는다. 제목 그대로 두 주인공이 활로 켜서 소리를 얻는 장면은 배우의 심리묘사에 울림을 준다. 이 소리는 해금소리와 꽤 비슷한데, 음악을 맡은 강은일은 개성적인 해금연주자로 손꼽힌다. 전통 악기 해금을 현대음악과 접목하는 그의 음악세계는 <활>과 어떻게 소통했을까.
<활>의 음악을 맡게 된 계기는.
감독님이 전화를 주셨다. 익히 감독님 영화는 많이 봐서 잘 알고 있었고, 그의 영화를 보면서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저런 사람과 작업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고 있었고, 신문에 난 기사 읽으며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생각했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그때 전화가 왔다. 보통 해금소리가 애절하고 슬픈데, 내 해금소리가 그렇지 않았다라고 얘기하더라. 많은 해금주자 연주를 들어보고 택했다고 하던데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소리를 찾았던 것 같다.
이전에도 영화음악을 한 적이 있나.
처음이다. 부분부분 녹음한 건 있었지만 전체는 처음이다. 영상이랑 만나니 더 아름다웠다.
<활> 음악의 컨셉은 무엇이었나.
김 감독이 영화를 먼저 보고 어떻게 할까 구상하자고 했다. 촬영 다 하고 나서, 내 음반 <오래된 미래>의 곡을 넣고 보니 잘 맞더라. 이 영화를 위해 따로 녹음하지는 않았다. 내 소리가 물이나 저녁의 이미지 이를테면 차가운 소리가 나는데 마침 바다에서 찍은 영화라 컨셉이 잘 맞았다.
어떤 악기를 주로 썼나.
해금이 주를 이루고 피아노 신시사이저, 일렉트릭 베이스 어쿠스틱, 클래식 기타, 퍼쿠션, 가야금, 피리, 대금을 썼다. 현악 4중주도 끼었다. 해금소리와 어우러지는 묘미를 보여줄 수 있다.
김기덕 감독과는 어떤 얘기를 나눴나.
김 감독의 영화가 대개 음악이 강조되지 않고 잘 안 들린다. 내 음악을 쓰겠다고 하기에 아주 간결하게 단편적으로만 사용하는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화면과 소리가 잘 엮여나갔다. 음악이 부수적이란 생각이 안 들더라잠시 영화 활의 리뷰를 살펴보고 넘어가보도록 하자.
- 김기덕 감독
활은 줄의 탄력으로 쏘는 무기다. 줄이 팽팽하지 않으면 화살은 날아가지 않는다. 김기덕 감독은 영화 첫머리에 활처럼 팽팽하게 살고 싶다고 쓴다. 영화는 팽팽하게 살고(활: 活) 싶은 사람의 이야기만으로 읽히지 않는다. 잘못 읽으면 앳된 소녀를 사랑하는 노인의 엇나간 도착적 사랑의 이야기이다. “인간의 정욕은 인같이 우리 몸에 따라붙는 게 아닌가” 하는 노인 역 전성환의 소회는 영화를 이해하는 좋은 실마리가 된다. 나이가 들어도 떨쳐지지 않는 정욕이 인생이라는 현을 팽팽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닐까. 활(活)은 사전에 따르면 ‘물이 바위에 부딪히며 물결이 합치고 하여 소리를 내면서 힘차게 흘러가는 것’을 말한다. 김기덕 감독은 물과 물이 부딪치는 애증의 관계가 삶을 만든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러나 이것은 표피적인 독해일지 모른다. 활은 화살을 메워서 쏘는 무기란 뜻과 더불어 현악기의 현을 켜는 기구란 뜻이 있다. 두 번째 활의 뜻은 팽팽한 현을 마찰시키고 어루만져 소리를 얻는 도구를 말한다. 여기에 김기덕 감독의 데리다식 독해가 있다. 플라톤이 쓴 파마콘(pharmakon)이라는 그리스어에 치료제와 독이라는 뜻이 함께 담겨 있어, 어떤 특정한 의미를 확정하기가 불가능한 것처럼, 작품 <활>도 한 가지 시선으로만 보기 어려운 두터운 이야기 층을 지니고 있다. 활은 무기인가, 마음을 어루만지는 악기인가. 그리고 고립된 배 위에서만 사는 노인과 소녀의 이야기는 환상인가 아니면 현실인가.
노인(전성환)은 서해 앞바다에 두척의 배를 끌고 생계를 잇고 있다. 한척은 바다 낚시꾼에게 빌려주는 낚시터이며, 또 한척은 뭍을 오가며 낚시꾼도 싣고 먹을 것도 실어오는 배다. 노인은 10여년 전 길가에서 데려온 집 잃은 소녀(한여름)를 키운다. 미루어 짐작하건대 노인은 소녀가 자라면서 사랑의 감정을 품게 된 듯하다. 관객은 전후 사정을 알 수 없고 낚시꾼들의 객쩍은 소리에서 진위를 가려내야 한다. 낚시꾼들은 어느새 어른이 되어가는 소녀에게 힐끗힐끗 한눈을 팔지만 그때마다 노인의 무시무시한 질투의 눈초리를 받아야 한다. 노인은 낚시꾼들의 탐욕이 뱀 혓바닥처럼 날름거릴 때마다 화살을 날려보내 노여움을 터뜨린다. 실제로 그것은 화살일까 아니면 남자(아버지)들이 자기 연인(딸)을 바라보는 세상의 음험한 관음증을 향해 드러내는 분노의 상징일까.
소녀를 품겠다는 노인의 욕망보다 낚시꾼의 욕망에 대해 관객은 더 엄격해지게 마련인데, 그 까닭은 노인의 사랑법에 제법 기품이 서려 있기 때문이다. 노인은 소녀와의 혼삿날을 잡아놓고 어서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함께 방은 쓰지만, 노인은 이층 침대 위에서 결코 아래층인 소녀의 침대로 내려오지 않는다. 노인의 사랑은 소년의 사랑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순수하다. 아마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노인은 소녀와 혼례를 치를 수 있을 것이다. 바다 위에 뜬 낚시터는 노인의 사설 왕국이다. 여기는 법의 통치 구역이 아니며, 세상의 질서조차 간섭하지 못하는 곳이다. 그러나 뭍으로 오가는 작은 배가 뭍의 먼지며 풍습까지 묻혀오면서 노인의 꿈은 금이 가기 시작한다. 소녀는 노인의 세계보다 더 넓은 곳이 있음을 알아차리고 세상에 대해 동경을 품는다. 동경이 커질수록 노인에 대한 사랑은 작아진다.
활은 노인이 세상을 향해 쏘는 무기이자, 자신의 사랑을 지키는 무기이다. 노인은 아마 세상으로부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소녀는 그가 세상으로부터 유일하게 얻어낸 가치일 것이다. 노인은 세상으로부터 받은 상처와 이제 소녀로부터 받게 될 상처를 달래기 위해 활을 켠다. 무기가 악기가 되는 순간이다. 거꾸로, 소녀도 완고한 노인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고 세상을 향한 동경이 가로막힐 때 활을 켠다. 노인은 소녀를 바다에 가두고 싶고, 소녀는 바다와 노인에게서 도망치고 싶다. 이 엇갈린 선율이 단순한 이야기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이때부터 노인과 소녀의 이야기는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로 겹쳐서 읽힌다. 아버지의 어깨 너머 더 큰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된 소녀가 아버지 바깥으로 나아가고 싶은 이야기이며, 그런 딸에게 섭섭함을 느끼는 아버지의 이야기이다. 피흘리며(초경) 아이의 경계를 월경해 어른으로 가는 딸의 통과의례이자, 딸을 세상에 어떻게 내보낼 것인가에 대한 부모의 이야기가 매듭처럼 잘 꼬여 있다. 기이한 ‘로리타’의 이야기는, 아버지의 근심을 함께 곁들인 ‘데미안’의 또 다른 판본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사마리아>의 근심을 더 깊은 곳으로 끌고 내려간 버전일까. 그러나 여기엔 소녀를 그저 떠나보낼 수만 없은 노인의 정념이 도사리고 있다. 그것은 너무 뿌리가 깊고(그러나 바다는 뿌리를 내릴 수 없는 곳이다) 또한 연약하여 언제라도 허물어질 수 있는 것이다. 뜨거울수록 재가 되기 쉬운 그 격정과 온몸을 내던지는 정직성이 이 정념을 인정하게 만든다. 아버지의 부정만으로 환원할 수 없는 그 불가해한 사랑을 우리는 응시하게 된다. 그것이 줄곧 팽팽하게 활의 양끝을 잡아당기고 있는 현의 장력이자, 인생을 끌고 나가는 힘이 아닐까.
바다는 이 유사부녀의 드라마를 고요히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는 유일한 목격자다. <악어>부터 줄곧 김기덕의 화면에 넘실거리던 물의 이미지는 <활>에서 드디어 범람한다. 뭍은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바다 한가운데 뜬 배 위에서 보이는 건 온통 푸른 물과 바다다. 그러나 그 물의 이미지는 차갑거나 무서운 공포의 이미지가 아니라 고요하고 깊은 생명의 이미지처럼 보인다. 물은 생명을 떠받치고 있는 거대한 양수가 아닐까. 촬영했을 때는 사납고 추운 파도가 불어닥쳤을 1월의 바다가, 그래서 따뜻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대사는 <빈 집>만큼이나 없지만 노인과 소녀가 주고받는 손과 눈의 언어는 풍요롭다(낚시꾼들이 입을 열어 내뱉는 대사는 빈곤하며 누추하다. 이 작품엔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목소리가 하나 더 있지만 그것은 스포일러가 될 것이므로 생략한다).
<빈 집>은 과연 김기덕이 더 나아갈 지점이 있을까 하는 질문을 남겼다. 그러나 김기덕은 한발 더 나아간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그 컴컴한 심연에 닻을 내리고,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겼으나 결코 당연하지 않은 것을 채굴한다. 볼 수 없던 것을 볼 수 있는 이미지로 치환하는 그의 상상력은 아직 정점을 향해 힘차게 흘러가고 있는 중이다.강은일의 첫번째 독집음반에 수록된 곡은 모두 창작곡이다. 그것도 기타 등 서양악기 및 서양작법이 혼용된 크로스오버 음반이라고 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국악을 잘 모르는 사람이 무심코 들으면 굳이 국악이라는 느낌을 가지지 않을 정도로 해금과 가야금 등 국악기는 큰숨을 쉬지 않는다.
그러나 좀더 자세히 들어보면 강은일의 해금은 여타 악기들의 소리 뒤에 숨었는가 하면 단숨에 그들 악기들을 밀어내고 또 다시 숨기를 반복한다. 그러한 연주의 형태소가 마치 메기고 푸는 산조의 개념에 착안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강은일의 맛은 바로 그점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강은일의 신곡들을 '지금산조'(정형화된 산조가 아니라 새롭게 시도된 산조를 일컫는 말) 라고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또한 그녀의 다섯번째 독주회는 '지금산조' 연주회라고 명명하고 싶다.
오래된 미래.다분히 역설적이고 반어적이기도 한 타이틀에서 느낄 수 있듯이 강은일의 해금연주는 상당히 시적이다. 해금이라는 악기가 가진 넉넉한 선율과 다소 거친 듯한 두줄의 찰현악기가 가진 음색이 서로 어울어지기도 혹은 사납게 경쟁하는 것이 그녀의 연주를 대할 때 받는 인상이다. 그녀에게는 시적 허용과 같은 파격이 있다.
국악방송에서 창작음악 전문프로그램인 '이 땅의 오늘 음악'을 진행하는 국악평론가 윤중강은 강은일에 대해 이렇게 말을 한다.
"동서양의 여러악기, 대중음악, 클래식, 무용, 문학 등 여러 장르와의 크로스오버를 통한 이질적인 음악의 소리내기로 해금이라는 악기의 연주 가능 영역을 확대시켰다.
그녀의 활대질(Bowing)은 분명 여느 해금 연주자와 차이가 있다. 그녀는 해금 활대속에 자신의 모든 열정을 다 쏟고 있으며, 그녀의 활대질은 사람의 마음을 끌게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외에도 강은일에 대한 평론가들의 평가는 헤아릴 수 없이 많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또 무대 위의 모습과 무대 밖의 모습이 판이하게 다른 것도 아마 강은일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또 다른 모습일 것이다. 무대 밖의 강은일의 모습은 야생화 하나처럼 갸날프고 여려보이는 작은 여인이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 해금을 잡게 되면 그녀는 들변한다.
고공의 줄을 타는 곡예사처럼 위태로울 정도로 격정의 연주 모습을 보인다. 작은 악기에 속하는 해금만큼이나 소담한 체구의 강은일의 모습이 한없이 커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악기 해금이 위대한 감동으로 다가서게 된다.
해금 연주자 강은일이 전방위적 연주력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국악에서 재즈, 그러다 가요까지, 그야말로 해금이 필요한 곳이라면 손길이 미치지 않던 곳이 없던 그가 이번에는 불교계의 행사에 참석해 애절한 농현음을 선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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