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해도 한 달에 3만원 정도면 책을 5권 정도 살 수 있었는데, 요즘은 같은 비용을 들이고도 3권도 구입할 수 없습니다. 5천원짜리 도서상품권은 가벼운 잡지를 구매할 때나 사용해야하고, 애들이 새로 나온 신간을 고르면 조심스럽게 가격표부터 살펴야할 정도입니다. 며칠 전에도 애들과 함께 서점에 갔는데 아동용 과학 도서의 경우 기본이 10000원 정도였고, 사진과 컬러 그림이 많이 들어간 책은 13000원을 넘기고 있었습니다.
책값이 비싼 것일까요? 예, 확실히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책값을 비교할 때 자주 등장하는 해리포터 시리즈만 예를 들더라도 우리나라의 책 값은 절대치를 놓고 봐도, 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상대적 비교를 해봐도 비싼 측에 속합니다.
해리포터 시리즈 7부 죽음의 성물(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은 알라딘과 인터파크의 가격이 거의 비슷한데, 정가 34000원에 10% 할인을 하고 3000원 할인 쿠폰을 적용하면 27600원에 구입(마일리지는 제외)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닷컴에서는 정가 34.99달러에서 40% 할인을 적용해 20.99달러 우리돈으로 2만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마존에서 판매하고 있는 책은 하드커버이므로 일반지를 사용한 책이라면 가격이 훨씬 낮아질 것이라고 에상할 수 있습니다.
해리포터 7부 죽음의 성물이 나오기 전까지의 책을 셋트로 구매할 때의 가격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하드커버(양장본)로 이루어진 전6부의 셋트 가격은 정가 159달러에서 46% 할인된 86달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알라딘이나 인터파크에서는 셋트판매가 없어서 옥션에서 찾아봤습니다. 정가는 148,500원으로 만약 30% 할인율과 할인 쿠폰을 적용한다면 판매가는 10만원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아래의 아마존에서 판매되고 있는 페이퍼백(paperback) 셋트를 보면 그 가격에 놀라게 됩니다. 전 6부 셋트의 정가는 57달러이고 37% 할인해서 약 36달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양장본과 페이퍼백의 중간 가격을 내보면 일반책의 정상가격은 우리나라의 15만원보다 싼, 약 100달러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터무니 없는 가격 차이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첫째 한 권의 책을 여러 권으로 나누어 제본하는 분책
위의 비교를 보시면 약간의 의아함이 있을 것입니다. 조앤 K. 롤링(Joanne Kathleen Rowling)의 해리포터 시리즈는 원래 각각의 시리즈는 모두 1부 1권으로 되어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1부당 2~5권으로 나눠져서 출판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분책은 출판사의 상업주의가 낳은 대표적인 폐단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출판사 측에서는 원문을 번역할 때, 영어를 단순 번역하는 게 아니라 영어를 한글로 바꾸는 과정에서 책 개념을 잡을 때 항상 원서 페이지보다 100페이지 정도 더 잡는다고 하고 있지만, 무슨 난해한 전문용어가 가득해서 주석이 넘치는 것도 아닌데 100페이지가 늘어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해리포터 1권의 경우 영문판은 320페이지고 한글판은 두권에 약 480페이지 입니다. 그러나 페이지 수가 늘어난 것은 번역 분량의 차이가 아니라 텍스트 크기의 차이일 뿐입니다.
분책을 하면 제본이나 포장, 표지 등에서 비용이 이중으로 들어가고, 불필요한 페이지가 증가하여 그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됩니다. 분책은 책값을 올리기 위한 출판사의 교묘한 속임수에 불과합니다. 물론 분책은 장점도 있습니다. 한권으로 묶을 경우 7부 한권의 정가가 3만원을 육박하게 되어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차피 시리즈로 된 책은 그것이 한 권이든 네 권이든 다 구매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제말 이런 편법을 쓰지 마세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과 반드시 그 책을 사야하는 학생들에게서 몇 천원을 더 울궈내려는 뻔히 보이는 치사한 짓입니다.
1부의 한 권을 분실했습니다. 그냥 붙여놓았으면 좋으련만...
둘째, 양장본(hardcover)과 형광지
책값이 비싼 이유 중 한가지는 포장에 있습니다. 출판업계에서는 표지가 두껍고 고급스러운 양장본이 대세라고 합니다. 몇 년 전부터 도서의 디자인을 20대 여성취향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이런 시각적인 효과를 강조한 양장본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습니다. 양장본은 표지가 두껍고 제작과정에서 수작업이 포함되기 때문에 일반 책에 비해서 가격이 몇 배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예쁘게 꾸며진 책을 좋아하는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이런 양장본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양장본의 출시도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양장본을 좋아하는 계층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서점에 가보면 상당수의 책들과 아동 도서의 대부분이 이런 양장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유아용 도서의 99.9%는 두꺼운 표지에 눈이 부실 정도로 환한 몇장도 안되는 속지만을 가진 책입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한 손에 들기 쉬운 작고 가벼운 문고판이 대부분이지만, 우리나라에는 최고급 종이에 최고급의 표지가 아니면 만들어 내지 않습니다. 물론 종이 질이 좋으면 좋은 점이 더 많겠지만 소비자가 바라는 것은 화려한 디자인이 아닙니다. 책의 내용만 좋다면 페이퍼백이나 중질지를 사용하는 저렴한 가격의 문고본을 더 적극적으로 구입할 것입니다.
책을 많이 읽고, 지하철 등에서 들고 다니며 보시는 분이라면 양장본이 얼마나 불편한지 알 것입니다. 반으로 접어서 한손으로 들고 볼 수도 없고, 무거우며 모서리는 딱딱하고, 표지를 지나치게 뒤로 접으면 떨어져 나가기도 합니다. 백과 사전처럼 읽는 책이 아니라 검색하는 책, 구겨져서는 안되는 작품집이라면 모를까 편하게 아무곳에서나 휴대하며 읽는 책이라면 일반 책으로도 충분합니다. 또 책장에 꽂아두는 장식용 책이 아니라면 같은 디자인과 같은 표지의 전집보다는 먼지도 나고 오래되면 누렇게 변색되더라도 아무때나 손에 잡히는 대로 읽을 수 있는 페이퍼백 단행본이 좋습니다.
또 유아용 책의 지나치게 밝게 반사되는 형광지와 하드커버를 좋아할 부모는 별로 없습니다. 몇 페이지도 안되고 비싸며 내용보다 표지가 더 두꺼운 책보다는 내용이 알차고 다양한 책을 더 바라고 있는데, 마치 모든 소비자의 욕구가 똑같다는 단편적인 생각을 지닌 듯, 출판사만 다르고 같은 디자인 같은 내용의 책을 경쟁적으로 찍어 내고는 불황이라고 소비자를 탓하고 있습니다. 보통 종이인 미색 모조지에 비해 2배나 비싼 수입 특수코팅지를 꼭 사용해야 하는 걸까요? 칼날같이 날카로은 속지를 입으로 가져가는 아이를 보면 부모들은 두려움으로 아이를 책에서 멀리 떼어놓게 됩니다.
예전 포스트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저같은 경우 애들에게 아무리 내용이 좋은 책이라도 양장본은 절대로 사지말라고 교육하고 있습니다. 책값이 아니라 포장비에 돈을 내는 게 싫기 때문입니다.
셋째, 종이값이 비싸다?
얼마 전 책값이 오르는 원인은 종이값이 비싸졌기 때문이라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종이값은 순수 제작비에서 50%를 넘게 차지한다고 합니다. 한 대형 출판사가 산출한 제작비의 예상단가를 보면 300페이지 책을 4,000부 발행하려면 순수 제작비용은 5백만원이 조금 넘는데, 이 가운데 종이값이 2백 70여만원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제작비에 인세와 편집, 광고, 경상비 등과 판매 예측부수 등을 감안해서 책값이 결정됩니다.
그런데 계산을 해보면 책값에서 종이값이 차지하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500만원을 4000으로 나눠보면 책 한권의 순수 제작비는 1250원에 불과합니다. 그중 종이값은 700여원에 지나지 않습니다. 종이값이 두배로 뛰었다고 해봐야 순수 제작비는 한권당 2000원이 되지 않습니다. 한권에 12000원하는 책 한권에서 만원은 인세를 비롯한 기타 비용과 이익금이 되고 그 모든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넷서점에서 30%가 넘는 할인에 마일리지 누적에 무료배송까지 해주면서도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출판사 측은 판매저조가 예상되는 책은 비싸게, 베스트셀러로 기대되는 책은 저렴하게 책값을 책정합니다. 결국 팔리지 않는 책에 대한 손실까지 계산해서 책값을 매기는 것인데 그러한 예상비용도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하리라고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그것에 순수 제작비와 인세와 편집비용까지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나머지의 유통비용이 지나치게 높은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저렴한 제작비용임에도 책값이 이토록 비싼 것은 마케팅에 너무 많은 비용을 들이기 때문입니다. 하루에서 100여종의 신간이 출간되는 우리나라에서 판매 초기에 화제가 되지 않으면 금방 사장되기 때문에, 우선 눈에 들기 위해 무리한 광고를 하게되고, 그렇게 책을 선전하는데 드는 돈이 모두 책값으로 전가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출판업계에서는 사재기까지 하게되고 그에 따르는 사재기 비용까지도 모두 책값을 책정할 때 포함되는 것입니다.
사재기는 출판 및 인쇄진흥법에서 금지하는 것으로 “해당 출판사에서 발행된 간행물의 판매량을 올릴 목적으로 해당 출판사 또는 그 간행물의 저자가 해당 간행물을 부당하게 구입하거나 해당 출판사나 그 간행물의 저자와 관련된 자로 하여금 해당 간행물을 부당하게 구입하도록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즉 자신들이 출판한 책을 서점의 베스트셀러로 코너에 띄우기 위해서 스스로 그 책을 대량구매해 판매량을 조작하는 것입니다. 서점이나 온라인에 알바를 풀어 책의 초기판매량을 늘리면 인기서적으로 분류가 되어 쉽게 독자들의 구매를 유발하고, 다시 대형 서점이나 소매점 등에서 판매된양 이상을 주문하게 되므로 사재기 비용(책값에 포함)이 충분히 빠지게 됩니다.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自救策)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관례화 되고 일반화가 되어, 엄청난 사재기를 하지 않으면 별반 효과도 볼 수 없지만, 안할 수도 없게되어 책값만 올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시각적인 효과와 디자인이나 광고쪽에 제작원가의 몇 배가 되는 비용을 들이기 보다는 책의 질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노력을 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구매하기 위해 돈을 지불할 것입니다.
며칠 전에 기존 가격의 절반 정도인 참고서까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일반 교재 값이 1만원대인데 비해, 겉 표지나 디자인이 단순하고 특징은 없지만 가격은 5~6천원대라고 합니다. 참고서 가격이 이렇게 낮아질 수 있었던 것은 서점과 할인점으로 유통망을 최소화해 비용을 줄이고 생산량을 조절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역으로 말하면 그동안 책값이 비쌌던 이유는 복잡한 유통구조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말이 됩니다. 제발 이 출판사가 엄청나게 성공해서 가격파괴 바람이 출판계 전체의 가격경쟁으로 번졌으면 좋겠습니다.
넷째, 우리나라 사람들은 독서율이 낮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07년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에서 1년(성인) 또는 1학기(학생) 동안 1권 이상의 책(일반도서)을 읽은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독서율은 성인 76.7%, 학생 90.6%이며, 연평균 독서량은 성인 12.1권, 학생 13.5권으로 조사됐습니다. 우리나라 고등학생 이상의 2007년 연간 독서율(81%)은 유럽 27개국 및 미국과 비교한 결과, EU 평균 및 미국보다 높은 7위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가 |
독서율 |
국가 |
독서율 |
스웨덴 |
87 |
룩셈부르크 |
72 |
네덜란드 |
84 |
슬로베니아 |
72 |
덴마크 |
83 |
프랑스 |
71 |
영국 |
82 |
EU 27개국 평균 |
71 |
체코 |
82 |
벨기에 |
65 |
독일 |
81 |
폴란드 |
64 |
한국 |
81 |
리투아니아 |
64 |
슬로바키아 |
80 |
이탈리아 |
63 |
핀란드 |
79 |
스페인 |
59 |
오스트리아 |
79 |
그리스 |
59 |
에스토니아 |
79 |
루마니아 |
58 |
헝가리 |
78 |
불가리아 |
58 |
아일랜드 |
75 |
키프로스 |
56 |
라트비아 |
75 |
포르투갈 |
50 |
미국 |
73 |
몰타 |
45 |
위 그래프는 성인의 독서량을 나타낸 것으로 2007년의 연평균 독서량은 12.1권으로 96년 이후의 계속해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성인의 월평균 도서 구입비의 변화 추이를 나타낸 위 그래프를 보면, 독서량의 소폭증가에 맞춰 구입하는 권수와 구입하는 비용이 책값에 맞아 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아래 표에서와 같이 한국과 EU국가의 공공도서관 이용률을 비교해 봐도 우리나라의 도서관 이용율이 EU평균과 그리 차이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도서관을 이용하여 책을 대여하는 경우도 많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러 이유로 책을 직접 구입하는 것을 좋아하고 있고, 또한 구매한 책을 다 읽은 후에는 기증하거나(23.3%), 버리거나(7.5%), 판매하겠다(2.9%)는 응답도 다수 나왔습니다.
우리 가족의 경우에도 2주에 한 번 시립 도서관에서 15권의 책을 빌려보고 있지만, 매월 몇 권의 책을 구입해서 읽고 있습니다. 신간의 경우 가격이 워낙 비싸므로 꼭 보고싶은 책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 중고서점을 이용하는 편입니다. 이번 조사 보고서에도 집 근처에 중고책 서점이 생길 경우 응답자의 54%가 이용하겠다고 응답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책값이 이런식으로 계속 올라간다면 점차 신간을 구입하는 사람이 줄어들어 출판업계는 더욱 불황을 겪게되는 악순환에 빠질 것입니다.
2005년 기준으로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만5840달러로 208개국 중 49위에 그쳤습니다. 2005년 세계의 1인당 GNI 순위는 시장환율 기준으로 1위 룩셈부르크(수치 미공개), 2위 노르웨이(6만890달러), 3위 스위스(5만5320달러), 4위 버뮤다(수치 미공개), 5위 아이슬란드(4만8570달러) 등인데, 미국은 7위로 4만3560달러를 기록했고, 일본은 3만8950달러로 12위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독서율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우리에 비해 4배 가까이 많은 미국보다 높지만, 다독자 비율(월평균 3권 이상 읽는 인구의 비율)은 14.5%로 일본(17.7%)보다 뒤처지며, 잡지는 유럽 15개국 평균치 81.6%보다 훨씬 낮은 47.6%로 비교 대상국 중 최하위였습니다. 책값이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인 것도 그 이유의 하나일 것입니다. 300만원을 버는 미국인 기준의 만원과 100만원 버는 한국인의 만원은 체감적인 차이가 엄청납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12권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만약 책값의 거품이 빠진다면 우리나라의 독서율과 독서량은 세계최고가 될지도 모릅니다.
마치며
미국 과학전문지 디스커버리지는 1994년 6월호에서 "한글이 간결하고 우수하기 때문에 한국인의 문맹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고 했습니다. 개인의 경쟁력을 위해 영어를 공용화하겠다는 놀라운 발상으로 그나마 유지되고 있는 청소년들의 독서율이 얼마나 떨어지게 될지 걱정이 됩니다.
개인의 경쟁력은 개성과 개인의 능력과 재능을 얼마나 계발하여 활성화시키느냐에 달려있는 것인데, 남의 나라 말에 매달리게 해서 일년에 문학서적 한 권 읽을 시간조차 막아버리고 있습니다. 차라리 원어민 교사를 불러오고 영어강사를 양성하는 돈으로 세계의 좋은 전문서적과 논문과 양서를 쉬운 우리글로 번역해 읽게 한다면, 개인의 경쟁력은 극대화 될 것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성장한 인재들이 한글로 된 우수한 전문서적을 많이 출판한다면 전세계에서 선진 기술을 배우기 위해 우리글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선망하는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의 성인 문맹율이 36%이며, 미국 전체의 문맹율은 21%입니다. 우리는 독창적이며 기호배합 등의 효율면에서 전세계가 인정하는 가장 합리적인 문자인 한글 덕분에 다섯살만 지나도 혼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나라입니다.
우리 출판계에서도 양장본과 페이퍼백, 문고본을 순차적으로 발행하여 가격을 내리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책의 가격 합리화를 위해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불황의 원인은 소비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소비욕구를 감소시키는 출판업계, 그리고 감히 문학서적에 눈을 돌리지 못하게 몰입식 교육으로 몰고가는 정부에게 있는 것입니다.
지하철과 버스를 타면 포켓북을 읽는 사람이 많아져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은 차타면 문자나 보내고 책읽는 사람이 없더라는 오해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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