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와 일장기를 같이 달고 출전하는 아키야마 요시히로이며, 추성훈이라 불리는 한 선수가 있습니다. 저처럼 스포츠에 관심이 없어 이름만 겨우 들어 본 사람도 있을거고, 그 이름만으로도 열광하거나 눈시울을 적시는 팬들도 적잖아 있을것입니다.

오늘 우연한 기회에 추성훈선수의 일본 블로그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추성훈은 태극마크를 달았던 재일교포 4세 유도선수로, 2001년 일본으로 귀화하였다는 정도가 제가 아는 전부였습니다. 일본어를 모르기에 그림만 보았지만, 왠지 가슴을 뜨겁게하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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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orea라는 메뉴는 왜 넣은 것일까요?  한때 한국 대표로 올림픽 출전을 꿈꿨으나 차별 대우를 견디지 못하고 일본으로 귀화해서 수많은 대회를 석권하였고, 그가 싫어했던 차별을 일본에서 다시 받아가면서도 이 몸에 흐르는 피는 완전 한국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그가 감동적입니다.

일본에서 추성훈이 비난받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도복에 새겨진 태극기 때문일것입니다. 그건 이해가 갑니다. 만약 우리나라에 귀화한 일본선수가 일장기와 태극기를 달고 출전한다면 우리도 당연히 비난하지 않겠습니까? 아니 어쩌면 완전히 매장을 시켜버리려 하겠지요. 그러나 진정 유도를 사랑하기에 유도를 하기위해 그는 그렇게 선택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피는 한국임을 잊지않고 자랑스러워 하는 그가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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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훈은 재일 한국인 4세로, 아버지 추계이의 “할아버지의 나라 한국에서 태극기를 달고 한국인의 기상을 떨치라”라는 당부에 따라 1998년 4월 그의 여동생과 함께 대한민국으로 건너왔고, 부산시청에 들어가 유도 선수로 활동했으나, 2001년 9월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 일본 국적을 취득했습니다. 당시 이 이유에 대해 교포에 대한 차별, 학연과 지연으로 얽힌 한국 유도계의 텃세와 파벌 싸움, 자신이 한국에서는 2인자로서 대표가 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등 여러 추측이 있었지만, 본인은 가장 큰 이유중 하나가 국가대표가 된 뒤 태릉선수촌에 들어가 있어야만 했는데, 다른 선수들은 그런 훈련방식을 좋아할 수도 있지만 내겐 맞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결심으로 낮선 고국땅에 왔던 그가 단순히 스타일에 안맞다는 이유로 돌아갔을까요?

2002년 그는 일본 대표로서 부산 아시안 게임에 참여했고, 결승전에서 대한민국 대표인 안동진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이에 모 신문사에서는 조국을 메쳤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는 등 한국의 여론은 추성훈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그는 단지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 일본으로 간 것일 지도 모르지만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난 조국을 메치거나 그러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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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종합격투기 선수로 전향한 뒤, 그는 2005년 11월 5일에 열린 히어로즈 서울 대회에서 한국 출신 선수단의 대표로 나타났고, 그는 오쿠다 마사카츠와의 대전에서 승리한 뒤, 링 위에서 “한국인이 아니지만, 제 가슴 안에, 여기 들어가 있는 피는 완전 한국인입니다”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어 11월 13일 KBS가 제작한 추성훈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방영되었고, 과거 추성훈이 한국에서 유도 선수로 활동했을 때 용인대학교와 대한유도회의 밀어주기식 편파 판정에 피해를 보았음을 밝혔습니다. 국가 대표 선발전 등의 중요한 대회가 있을 때마다 추성훈에 불리한 판정을 내렸다는 방송이 나간 뒤 한국에서는 추성훈에 대한 지지와 대한유도회와 용인대학교에 대한 비난의 여론이 일기도 했습니다.

2006년 12월 31일 K-1 2006 다이너마이트 대회에서 사쿠라바 카즈시와 대전해 TKO 승리를 거두었지만, 이후 불법물질도포라는 반칙 행위가 발각되어 경기는 무효 경기가 되었습니다. K-1의 주최사인 FEG는 그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 논란의 과정에서 일본의 여론은 추성훈에게 큰 실망과 비판의 목소리를 보냈고, 그에 맞춰 히어로즈의 스폰서가 떠나고, 대회를 중계하는 TBS 방송국에까지 비난의 화살이 날아들었습니다. 또한 일본의 한 모델과의 연애까지 비난하며 글러브 안에 쇠뭉치를 넣었다는 둥 인터넷에는 그를 욕하는 악성 댓글이 무수히 올라왔습니다. 반면 대한민국에서는 추성훈에 대한 FEG의 처분이 “사쿠라바 카즈시가 일본의 종합격투기 영웅이었기 때문에 괘씸죄를 적용한 것”이나 “재일 한국인에 대한 차별”이라며 불만을 표시하는 여론이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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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블로그는 2006년 10월경에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일본팬들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그의 블로그에는 I♥Korea메뉴가 세겨져 있습니다. 한문과 한글로 쓰여진 유도최고라는 한글강좌가 보입니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동영상으로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동영상보기)

2007년 10월 28일, 무기한 출장 정치 처분에서 풀린 후, K-1 서울 대회에서 추성훈은 데니스 강과 메인 이벤트에서 맞붙었는데,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추성훈은 데니스 강에게 1라운드 4분 45초만에 오른손 어퍼컷으로 KO승을 이끌어냈습니다.

2007 K-1 히어로즈 코리아 대회의 복귀전을 치루며, 일본에서 언론의 비난의 대상이 되던 추성훈은 일본 무대를 염두에 둔 듯 이제 일본어로 인터뷰하겠다는 말까지 해습니다. 그러나 막상 경기에서 승리하자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관중들에게 마이크를 잡고 외쳤습니다. "여러분 가지 마세요. 할 말이 있어요." 그리고 잠시 후에 어색하지만 또렷한 말로  "이렇게 고국에 와서 여러분들 얼굴 하나 하나 보는게 힘입니다. 우리 대한민국 최고!" 라고 외쳐 일본기자들에게는 당황을 우리에게는 가슴찡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2007년 12월 31일, 일본에서의 첫 복귀 무대가 될 야렌노카에서 추성훈은 전 프라이드FC 미들급 그랑프리 챔피언인 미사키 카즈오와 맞붙습니다. 2006년 12월 31일 K-1 다이너마이트에서 사쿠라바 카즈시와 경기를 치른 후 딱 365일 만의 경기입니다. 그러나 이번 일본 복귀전에서 그의 입장은 1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습니다. 1년 전만 해도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메인이벤터였기에 수많은 일본팬들의 환호를 받던 그이지만, 지금은 냉대를 넘어 야유와 지독한 악역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완전한 악역으로 흑마왕이란 별명까지 얻으며 링에 오를 기회를 잡았으나, 수많은 일본의 안티팬들은 추성훈에게 야유를 퍼부을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추성훈은 이겨낼 것입니다. 승부를 떠나 그는 이겨낼 것입니다. 그리고 진정한 승자의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그는 경기후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고 외칠지도 모릅니다.

추성훈은 자신을 홀대했던 한국임에도 진실한 사랑을 보여줬습니다. 우리는 유독, 일본으로의 귀화는 매국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서도 미국이나 캐나다 등의 많은 이민자에 대해서는 당연한듯 관용을 베풀고 있지 않습니까? 애국은 국적에 있는것이 아니라 자신이 자신의 몸에 흐르는 피를 사랑하는것이 아닐까요? 내가 어느나라에 살고 있는지,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지가 아니라 스스로가 모국이 어디며, 가장 그리운곳이 어디인지를 느끼는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월드컵때만 되면 아이러브코리아가 물결을 이루고, 한일전만 열리면 대한민국만세 소리가 온 나라를 뒤덮지만, 늘 짧은 외침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내 나라가 가난하다고, 내 나라가 힘이 없다고 부끄러워 하지는 않았는가요? 지금도 세계 여러 곳에서 독립을 외치는 소수민족의 피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한뼘의 땅을 지키고 차지하기 위해 수천 수만이 산화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당당하신가요?

우리는 자랑스런 한국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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