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5억년의 역사를 가진 지구에 처음 생물이 등장한 것은 5억년이 지난 40억 년 전인데 이후 지구상에 등장했던 생물은 현재까지 거의 90% 가까이 멸종되었습니다. 평균적으로 따지면 1억 년당 6억종으로 1년에 6종의 생물 종이 사라진 셈입니다.

그러나 생물 종은 이렇게 평균적인 수치로 멸종하지 않고 역사적으로 보면, 몇 번의 짧은 시기에 대규모의 멸종을 반복 했었는데, 그 중에서도 고생대의 마지막 시기인 페름기의 대멸종은 그 이전의 석탄기에 번성했던 파충류와 양서류 등의 동물은 물론 양치식물 등 대규모 식물군이 일시에 절멸했던 지구 역사상 그 규모가 가장 컸던 사건입니다. 이 때 육상 생물의 80% 이상과 해양 생물의 90% 이상이 멸종했는데 일반적으로 혜성이나 운석 충돌을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현재 지구상에는 1년에 약 150여종 이상의 생물이 없어지고 있는데 이전의 생물멸종이 자연적인 현상에 그 원인이 있는 반면 지금의 멸종은 주로 인류의 활동과 개입에 의한 것이라는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류에 의한 종의 소멸이 자연적인 회복력보다 빠르다면 언젠가 모든 생물은 사라지게 될 수밖에 없게 될 것인데 어쩌면 지구 역사상 6번째의 대멸종이 될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번의 대멸종은 40억년의 수많은 사건 속에서도 살아남고 번성했던 지구 생물계의 영원한 소멸로 이어질 것입니다. 우리의 과학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생태계의 도움 없이는 이 거대한 지구라는 순환계의 활동을 공학적으로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기에 인류의 운명 또한 무리가 아닌 개인적인 생존으로 이어지다가 마감될 것입니다.

물론 멸종의 징조가 오기 전에 인류는 스스로의 자각과 자연계의 자정 속에서 강제적 정화를 하게 될 것이고, 나아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게 될 것입니다. 특별한 환경 문제가 없다고 해도 이 상태로 흘러간다면 한 세기가 더 지날 무렵 지구는 넘치는 인구와 그에 따른 자원이나 식량문제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인류는 해결책으로 다른 장소를 찾아야 할 것인데 반드시 파멸에 가까운 상태가 되지않는다고 해도 축적된 과학력을 발산하기 위해서라도 자연스럽게 외부 세계를 향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최소 천년이 지나기 전에는 단시간의 항성간 여행이나 그곳으로의 대규모 이주는 불가능할 것이기에 그 대상은 아무래도 가까운 태양계 내의 행성이나 위성 정도로 한정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인류는 포유류 이후만 하더라도 1억년 가까운 긴 시간 속에서 환경에 적응하며 변화하고 진화해 왔기에, 전혀 다른 이질적인 환경을 지닌 행성에서 순식간에 적응할 수는 없으므로 그 대상 범위는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인데, 태양계의 행성 중에서 인류가 자연 상태에서 생존할 수 있는 곳은 없으므로 결국 행성을 개조하여 생존에 적합하도록 지구화(地球化)하는 테라포밍(Terraforming)을 해야만 합니다.


가장 가까우며 지구형 행성인 화성과 금성이 있지만 두 행성 모두는 인류를 비롯한 지구의 어떤 생물이 살기에도 적합하지 않기에 테라포밍을 할 수밖에 없는데, SF처럼 인류가 지구처럼 편안한 상태에서 거주를 할 수 있는 식민지가 되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비용과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지는 미지수입니다. 지구와 유사한 상태로의 테라포밍이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그리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는 결코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행성의 중력이 지구와는 다르다는 것인데 제2의 지구라고 불리릴 만큼 지구와 유사한 금성의 경우도 중력은 0.9g 정도입니다. 약간의 차이에 불과하지만 그 미묘한 차이에 의해 인류가 지금 모습 그대로 세대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으며, 테라포밍의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거론되고 있는 화성의 경우는 중력이 0.376g에 불과합니다. 중력을 변경하는 방법은 현재로는 대규모의 물질을 운반하는 방법 밖에 없는데 과연 화성 자체의 질량보다 더 많은 물질을 이송하는 것이 가치가 있는지는 가능성 여부를 떠나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중력의 문제를 무시한다고 해도 매우 다양한 난관들이 있습니다. 먹고 마시는 식량문제를 제외하더라도 대기 밀도가 지구의 1/100밖에 안되는 화성과 대기 표면의 기압이 지구의 90배 가까운 금성을 인간이 최소한의 생존할 수 있는 범위까지 개조하려면 우주적인 자원과 시간을 소모해야만 할 것입니다. 인류가 수백 년에 걸쳐 자연을 훼손하고 심각한 수준의 공해를 유발하는 화석연료를 사용해왔지만 지구의 환경이나 온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부분은 아주 미미한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화성이나 금성에 생존 가능한 미생물이나 식물을 대량으로 육성하여 이식을 한다고 해도 그 결실을 얻을 확률은 매우 낮으며 그때까지 인류가 멸망하지 않고 존재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습니다. 인류 혹은 지구의 생명체가 매우 강한 생명력을 지녔다고 생각하겠지만 오존층만 파괴되어도, 지구의 평균온도가 10도만 상승해도 세대를 잇기 어려울 것이고, 지구 생물의 90%이상이 사라질 것입니다. 우리는 불과 몇 도의 온도 상승에도 온난화로 인한 몇 십 년 후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지구는 40여 억년동안 매우 활발한 상태의 활동을 해왔지만 우리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며 허파로 호흡하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이 되기까지도 수십억 년이 걸렸습니다. 하물며 인위적인 우리의 노력으로 우주적인 활동성을 능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운이 좋아 수천 년 후에 화성이 지구와 비슷한 상태가 된다고 해도 그 환경이 안정적으로 지속된다는 보장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결국 지구와는 전혀 다른 상태의 자연을 지닌 하나의 행성을 인류가 살기에 적절한 상태로 개조하는 테라포밍은 지금보다 더 발전된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다하여도 수천 년이 넘는 세월을 두고 많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야만 희박하나마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는 것입니다.

- 행성개조계획(Terraforming)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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