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이 있다 없다는 것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우리에게 명확한 증거가 나타나거나 그들이 공개적으로 접촉을 해오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들의 존재를 증명할 길이 없겠지만, 이 넓은 우주에서 그들은 확률적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지구는 하나의 장소인데 우주를 대표하는 장소는 아니며, 우리가 속한 태양계나 우리 은하계 역시도 우주를 대표하지 않으며, 우주의 어느 장소도 우주를 대표한다고는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지구가 우주에서 유일하게 생명이 태어나 우주 유일의 문명을 이루었다고 보는 것은 은하들 사이에 펼쳐진 광대한 우주의 관점에서는 무리가 따릅니다.

우리가 전지적인 존재에 의해 우주 속 아무 곳에나 내팽개쳐졌을 때에, 우리가 행성 위에 있을 확률은 전혀 없으며, 수 광년 근처에 행성이 있을 확률도 1천억 조 분의 1도 되지 않을 만큼, 우주는 넓고 거대하면서도 텅 비어 있습니다. 그러나 텅 빈 우주에도 비록 그 크기가 작지만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이 촘촘히 뿌려져 있어서, 우리 은하에만 해도 4천억 개의 항성과 더 많은 수의 행성이 있으며, 우주에는 우리와 같은 은하가 천억 개가 넘게 있습니다. 만약 하나의 은하에 단 하나의 문명만 존재한다고 해도, 현재 우주에는 다양한 생명체가 이룩한  1천억 종이 넘는 문명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관찰 가능한 우주의 모든 전자와 양성자, 중성자의 수를 합쳐도, 그 개수는 구골(Googol)*보다 적은 10의 80제곱 정도입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서 가정한다면, 본우주(모든 다중우주를 포함한 거시적 우주)에 속한 우주의 종류만 헤아려도 우리 우주에 있는 입자의 합보다 훨씬 많은 무한에 가깝습니다. 우주의 지평선(幕) 밖에는 우리 우주와 비슷한 크기의 닮은 우주 1조개가 있을 수 있으며, 우리 우주 내에도 우리와 겹치거나 우리 우주에서 갈라져나간 우주(Multiverse)가  무한으로 존재할 수 있으므로, 본우주에는 구골이나 구골플렉스(googolplex) 만큼 많은 수의 문명이 존재할 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거기까지가 아니더라도 우리 은하의 1조개 별 중 몇 곳에서는 우리보다 먼저 문명이 시작되었을 것이라는 가정이 우리가 우주의 유일한 문명이라는 가정보다는 더 진실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지능이 발달하고 문명을 이룬 생명체라면 기술과 지식이 발달하면서 가까운 곳의 모든 정보를 습득한 후에는 문명의 계기가 되었던 호기심에 의해서 더 먼 곳, 더 넓은 곳, 미지의 세계로 나가려고 할 것입니다. 우리 역시도 끊임없이 문명이 진화하고 발전을 거듭하면서 지구를 벗어나 더 멀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지식을 확장하려 하고 있습니다. 외계에서 생성된 문명체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기술력과 비례해서 더 멀고 넓은 영역까지 탐사하고 관찰하며 우주의 새로운 비밀들을 밝히려고 애쓰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구라는 장소는 우주를 대표하는 장소도 아니며 은하계를 대표하는 장소도 아니기 때문에 일부러 지구를 목표로 정한 방문을 계획하는 외계문명은 없으리라고 봅니다.

그런데도 많은 외계인들이 떼를 지어 지구에 나타나고 있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별들이 모여 있는 은하계의 중심부와 나선팔의 안쪽에 더 많은 신비와 외계생물들이 숨어 있을 것인데, 변방의 지구에 이렇게 많은 종류의 외계인들이 득실거린다는 것은 두 가지 정도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대부분의 UFO와 외계인 접촉, 관찰의 보고가 허위거나 조작이고, 또는 자연현상에 지나지 않을 경우입니다. 모든 보고와 기록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최근 수십 년 사이에 집중된 접촉이나 납치의 다수는 거의가 착각에 의한 잘못된 믿음이라고 보입니다. 예를 들어 외계인에 의해 납치되었다는 보고의 대부분은 미국 쪽에 집중되어 있는데 그 수는 전체 미국인의 2%에 육박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납치될 당시 거의가 수면상태였고, 또 그들의 대다수는 수면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주장하는 외계인 납치 경험은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있는 현상입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꿈을 꾸고 있지만 의식은 잠에서 깨어나 있거나, 시각적인 자극을 인지할 수 있을 때의 일어난 경험을 '가위눌린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통 공포의 근원을 귀신이라는 존재에 두고 있는데 반해, 미국인들은 초자연적인 현상 자체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호러 영화만 보더라도 소재의 대부분이 유령이나 귀신보다는 데몬류의 악마나 괴물, 이질적인 생물을 주로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가위에 눌리는 상태에서 경험하는 묘한 자극들은 그들의 깊숙한 공포를 끌어낼 것이고, 이후에 모호하고 몽환적인 기억에 대하여 그들은 외계인이라는 존재와 자연스럽게 연결짓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그런 경험이 위기 직전에 일어났다면 인종마다 고유한 특성을 지닌 사후체험으로 둔갑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자신이 믿는 대로 현재의 상황을 적절하게 가정할 수 있도록 제한된 인지와 기억을 하거나, 스스로도 자신을 속일 정도로 뇌는 기억을 사실로 조작하기도 합니다. 만약 2백 년 전에 같은 현상을 경험했다면 그들은 그 기억에 대해서 전설 속의 요정이나 악마를 끌어내어 설명했을 것이고, 일부는 종교적인 체험으로 인식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외계인 접촉과 관련된 모든 기억이 잘못된 믿음이며, 착시와 착각에 의한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일부의 보고 중에는 그 기억이 구체적이고 자세한 상황이 세밀하게 묘사되어서 사실이라고 인정하기도 어렵지만, 거짓이라고 확신할 수도 없는 경우도 꽤 있는 편입니다.

외계인이 지구에 빈번하게 나타나는 두 번째의 이유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가치를 지구가 지녔을 경우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지구가 자원적인 면에서 특별한 가치를 지녔을 가능성의 거의 없습니다. 지구에서 100광년 이내의 거리에 있는 여러 별에 문명이 있다고 해도 그들은 별이 더 많이 산재한 나선팔의 안쪽이나 은하의 중심부에서 더 많고 풍부한 자원을 찾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지구를 향해 자원을 찾아온다는 것은 일종의 낭비입니다. 지구에 매우 희귀하고 가치가 높은 자원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자원적인 가치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드는 탐사를 계획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름 10만 광년 두께 1만5천 광년의 은하에서 100광년의 거리는 워낙 거대한 개념이라 관념적으로만 비교할 수 있는 것이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10만 광년 은하에서의 100광년은 63빌딩 앞에 버티고 선 개미 정도로 아주 미미한 거리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50광년의 거리를 항해하려 하여도, 광속의 10%에 이르는 속도를 내는 우주선을 가지고도 가속과 감속을 하며 지구까지 도달하는 데는  600여년이 소모되고, 자원을 채취 후에 다시 자신들의 행성까지 돌아가는데도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결국 그 거리를 왕복하기 위해서 소모하는 시간과 연료보다 지구에서 채취한 자원의 가치가 더 높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설혹 자원의 가치가 더 높을 수도 있고,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특수한 항행법을 지니고 있을 수도 있지만, 그들이 공간워프를 할 정도의 기술을 가졌다면 지구에 오기보다는 다른 1조개의 별 중에서 그 자원을 찾는 것이 더 쉬울 것입니다..


자원의 문제가 아니라면 지구에는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우주에서 특별한 지점이 아닌 장소에 위치한 지구에 특별한 가치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지구는 그 자체의 가치는 없지만 위치적으로 하나의 기착지가 될 수 있습니다. 도시와 도시 사이에 놓은 거대한 사막을 가로지르기 위해서 그 중간에 한 두 개의 기착지가 필요하듯이, 나선팔 사이를 가로지르기 위해서 마련된 우주의 에스컬레이터는 지구를 기착지로 삼고 있는 게 아닐까요? 거점이나 요충지가 될 지점에 위치하지는 않았지만, 더 먼 곳을 항해하기 위해서는 지구와 같은 잠시 쉬어갈 곳이 필요할 수도 있고, 공교롭게도 문명과 문명을 잇는 직선상에 우리 태양계가 위치하므로 어쩔 수 없이 거쳐 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수억 년에 걸쳐 지구 혹은 태양계는 노선을 갈아타는 중간 기착지의 역할을 해왔고, 잠시 머무는 동안 그들은 원시 문명지를 관람하며 다음 스타게이트가 열릴 때까지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지구는 또 다른 가치를 지니고 있을 법한 적절한 장소에 있습니다. 중요하지 않는 변방이라는 장소가 때로는 유용한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어떤 실험을 할 때에 문명에 오염되지 않는 장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기존의 알려진 물질이나 바이러스에 영향을 받지 않는 청결하고 폐쇄적인 공간이 필요한 실험이라면, 지구는 문명권에서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는 적당한 장소에 있는 것입니다. 지구는 우주 생명의 발아와 성장과 진화 과정을 관찰하기 위한 장소로 선택되어졌고, 그들은 필요에 의해 조작하고 파종한 백만 종의 씨앗을 다양한 환경에 노출시키며 관찰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럴 경우라면 우리에게 노출되는 UFO나 외계인은 실험의 주체가 아니라 관찰과 개입을 위해 선택된 도구에 불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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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십 년 동안 지나치게 자주 외계인이 관찰되고 있는 것은 실험 주관자의 관심이 멀어져서, 도구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소홀히 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들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인류가 그들이 예상한 수치를 훨씬 웃도는 진화력 발휘하여 도구들의 히든 스킬을 꿰뚫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인류의 왕성한 호기심은 그들이 정한 한계수치를 넘어서고 있을 수도 있으므로 약간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어느 날 수많은 실험행성에서 전송된 데이터를 살피던 주체자가 '인류는 너무 위험해' 라는 판단을 한다면, 그는 미련 없이 샘플을 제외한 모든 생명을 폐기처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지구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외계인이 우리에게 무슨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말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효용가치가 끝나는 순간 우리는 버려지고 이 장소는 다시 무관심의 영역으로 변할 것입니다. 그러나 폐기보다는 무관심이 조금 낫군요.
만세~~

구골(Googol)은 미국의 수학자 에드워즈 카스너(Edward Kasner)의 9살짜리에 조카에 의해 지어진 10의 100제곱을 가리키는 숫자입니다. 즉 구골은 1 뒤에 '0'이 백 개 붙은 숫자로 카스너는 이 수를 매우 큰 수와 무한대의 차이를 보이기 위해 고안한 것입니다. 구골플렉스(googolplex)는 10의 구골 제곱이므로 1뒤에 구골 개의 0이 붙는데, 구골플렉스를 십진법으로 표기하려면 우주만한 종이에 중성자보다 작은 0을 무한하게 그려나가도 다 쓰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칼 세이건의 말처럼 무한대와 구골의 차이는 무한대와 1의 차이에 불과할 만큼 무한대의 우주는 미지의 영역입니다.

그리고 검색엔진 구글(Google)은 원래 회사명을 구골(Googol)로 등록하려다가 실수로 잘못 기입한것이라고 하네요.

- 다 아시겠지만 이 포스트의 내용은 개인적인 생각을 옮긴 근거없는 이야기이며, 과학적이거나 종교적인 내용과는 관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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