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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반세기 가까이 외계에서 발신된 신호를 수신하거나 외계의 통신을 도청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아직까지 그 신호를 포착하지 못했으며, 천문학적 수학적 생물학적 통계를 통해 그 존재의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외계인이 존재하는 결정적인 증거는 전혀 발견해내지 못했습니다. 우주에는 엄청난 종류의 다양한 생명을 잉태한 행성이 있지만 그중에서 문명으로 발전한 경우는 거의 없고, 있다고 해도 우리로부터 수백에서 수만 광년 이상 떨어져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외계문명은 가까운 곳에 있지만 우리와의 발전격차가 너무나 커서 접촉 자체를 꺼리거나 우리를 아예 문명으로 취급하고 있지 않거나, 또는 특정수준 이하의 지성체에게는 접촉이 금지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가능성을 들어보자면 그들은 우리의 존재를 발견했거나 곧 발견하게 되겠지만, 너무나 먼 거리에 있어서 우리에게 어떠한 의지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들의 의지는 공정하나 항상 선의(善意)를 품고 있지 않을 수도 있으며, 우주의 평균적인 기준으로 볼 때 지구인은 매우 호전적이고 야만적일 수도 있고, 문명의 발전 속도가 다른 어떤 문명보다 급격하게 빨라서 어린아이가 위험한 무기를 든 것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들이 결코 우리를 적대시(敵對視)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많은 문명을 지켜본 경험에서 판단하는 지구는 은하계의 암적인 존재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기에 제거의 대상이라고 진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법률이나 양심에 의거하여 문명이나 행성을 소멸시키거나 또는 악성요소를 제거하는 개선적 치료를 하려고 할 것입니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 지구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이유는 그동안 우리가 외계에 노출되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최근 반세기 동안 교신하고 방송했던 신호에 의해, 앞으로 반세기가 지나기 전에 우리의 존재가 외계에 알려지게 될 것입니다. 그럴 경우 우리보다 발전한 어느 종족이 단순한 재미나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우리에게 적대적인 도발을 시도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나름대로 발전을 자랑스러워하는 우리는 그들이나 그들이 보낸 무언가와 만나게 된다면 그 동안의 교만을 뼈저리게 후회하거나, 그들과 대등하거나 우세하게 싸움을 이어 가며, 문명충돌을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기준으로 외계 문명이 침략을 하는 경우 -그들 입장에서는 호의(好意)나 자신들 기준의 선(善)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대항을 하며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게 되겠지만, 상호간 과학적 발전정도가 특정한 수준 이상으로 격차가 있다면, 모든 반발 행위를 너무나 쉽게 봉쇄당하여 무의미한 손짓이 될 것이며, 결국에는 그들의 의지대로 이루어질 것이 뻔합니다. 만약 우주의 선(善)이 약육강식이라고 해도, 최소한의 도덕적인 미(美)를 가지고 있을 것이기에 인류가 생존을 위한 투쟁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종족보존의 가능성 정도는 열려있을 것입니다.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만약에 그들이 우리의 문명이 아니라 행성 자체를 말살시키려는 계획을 실행한다면 현재의 우리로서는 어떤 대항이나 탈출도 불가능하며 구원의 길 자체가 전혀 없는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 것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들이 수십 광년 내의 가까운 거리에 있고, 우주추진에 대한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변방에 위치한 행성은 어떤 전략적이나 자원적인 가치가 없으나, 적에게 넘어갔을 경우 불편한 요소가 발생한다고 판단했다면, 대행성용 무기를 이용해 지구 자체를 분해해 버릴 것입니다. 그것은 어린 아이가 개미집을 뒤집고 불을 지른 행위처럼 침략이라기보다는 소거에 해당하므로, 우리 인류는 우주 역사 어느 곳에서 기록되지 못한 채, 또 아무런 동정조차 받지 못한 채 사라지는 비운을 맞이해야 할 것입니다.


솔직하게 우주에 흔하게 넘치는 항성과 행성들 중에서 유독 지구에 희귀한 광물이 있다거나,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문명을 이루어서 주목받을 대상이 될 가능성을 희박하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또 유달리 뛰어난 곳에 위치해서 우주전쟁이 발발했을 경우 전략적인 요충지나 보급기지 혹은 요새가 될 가능성도 전무합니다. 차라리 일반물질보다 훨씬 많고 넘치는 암흑물질이나 에너지 혹은 플라즈마(Plasma) 상태에서 진화한 우주종족에게 고체화되고 행성표면에 고착해 살고 있는 경이로운 존재로 관찰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발견되었거나 곧 발견되어 모종의 계획이 진행된다면 어떤 형태로 전개되고 저항 가능성은 어떠한지 추측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발상일 뿐이며, 과학적인 군사적인 근거도 없으므로 재미로 즐기시길 부탁드립니다.

무차별(無差別) 침략
우리에게는 모행성(母行星)을 파괴할 힘은 있지만, 그 정도의 공격을 감당할 힘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최소 임계량(臨界量)을 지닌 원자폭탄이 있다면, 이것이 폭발하지 전이라면 막을 방안이 있지만 이미 반응이 시작되었다면 무위(無爲)로 되돌릴 방법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원자폭탄이나 수소폭탄 혹은 중성자폭탄 수십 개만 대기권에서 균일하게 터트려도 인류의 대부분은 여러 이유로 인해 한세대를 넘기지 못할 것이고, 이런 일련의 공격이 정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모든 문명과 지구상의 생물종은 반드시 멸종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보다 천년만 더 발전한 기술을 가진 상태라면 상당한 거리에서 굳이 자신들의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지구 곳곳에 산재된 무기의 위치를 파악하고 원격 발화(遠隔 發火)시킬 능력이 있을 것입니다.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도 몇 대의 원격비행체를 지구 곳곳에 보낸 후, 위성과 통신망을 장악하고 시스템을 해킹한다면 터미네이터에 나왔던 스카이넷을 쉽게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행성만 보존하고 종만 없애려면 적절한 무기사용 수치가 필요하겠지만, 행성의 파괴지수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터미네이터에서와 같은 복잡한 과정도 필요 없이 순식간에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직 행성파괴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는 이번 이야기에서 이정도로 한정시키며, 이하에서는 지구가 어떻게든 그들에게 소용이 있는 행성이라서 그들이 장악하려고 할 경우에 대해서만 고려하도록 하겠습니다.


방치적(放置的) 침략
우리는 최근 수십 년간 스스로 만든 문명의 이기(利器)를 누리면서도 한편으로는 거기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예를 들었던 원자폭탄이나 터미네이터의 경우처럼 너무나 위험한 장난감을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는데, 만약 이 모든 관리시스템의 일부라도 누군가가 장악한다면 인류전체는 크나큰 위기에 봉착(逢着)하게 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네트워크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으며, 기술이 발달하면서 더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소부대 단위의 네트워크 공격만으로도 상당수의 체제가 마비되는 현상은 비단 개인에게 한정된 것이 아닌데, 만약 국가적인 단위로 은밀히 계획을 하고 공격을 가한다면 순식간에 전 세계를 위험한 수준에 빠트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보다 수백 년 앞선 기술로 위성과 모든 통신을 장악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문명은 퇴보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를 이용하여 에너지 공급을 끊어 버리고, 관련된 시설을 파괴한다면 상당수의 도시와 국가는 모든 생산과 활동이 중단되며, 폭동이 일어나고, 식량과 물이 무기가 될 것이고, 식량을 확보하기 위한 다툼과 대응이 발생하고, 무질서 상태로 돌입해 십년이 가기 전에 기반시설의 절반 이상이 파괴될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농업용 설비를 파괴되고 연료공급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식량 생산량은 확실하게 낮아지므로 곳곳에 기근이 극에 달할 것입니다. 또한 지표수(地表水)를 오염시켜버리면 인류는 10년이 가기 전에 10억 명도 남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이런 식량 식수 에너지 차단책은 매우 효과적이지만, 최소한의 비축자원과 개별적 시설로 인해 완전한 인류의 멸종까지는 최소한 1세기가 걸리는 장기전이 되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방치적인 침략도 원격제어가 가능하므로 먼 거리에서도 세밀한 대응은 할 수 없겠지만, 시설과 요소를 정확히 파악한 상태라면 단 한번의 실행만으로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그들이 도착할 무렵 지구는 이미 주인없는 행성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관련글 :2억 6천만년 후에 우리는..)


- 외계 침공(invader)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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