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식물에서는 매개체에 의해 수술의 화분이 암술머리에 닿아 수정을 함으로써 종자가 생기는데, 화분을 나르는데는 곤충이나 새, 바람등의 매개체가 필요합니다. 꽃이 꿀을 생산하는 것은 벌을 유혹하기 위함이고, 벌을 유혹하는 이유는 매개체인 벌을 통하여 수정하기 위해서 입니다.

우리는 블로그라는 꽃밭을 가꾸고 있는데 그 주인에 따라 심고 기르는 꽃이 다르지만 모두가 아름다운 꽃밭입니다. 우리 꽃밭의 꽃은 매채체가 있어야만 수정을 할 수 있고 열매를 맺을 수 있기에 정보라고 불리는 달콤한 꿀을 생산하여, 방문자라고 불리는 벌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벌은 내 꽃에서 모은 꽃가루를 가지고 날아올라 다른 꽃에 내려앉습니다.
그리고 내 꽃의 영향을 받은 정보를 다른 꽃에 댓글로 남기게 됩니다. 벌이 모은 꿀은 벌의 꿀이지만 따지고 들어보면 여기 저기 꽃들에게서 모아진 것입니다. 정보라는 것은 단절 속에서는 저절로 알게 될 수 없고, 여러 매체를 통해 보고 들으며 모인 꿀입니다. 우리는 다른 꽃들에서 모아진 꿀을 가진 벌의 흔적인 댓글을 통해 나와는 다른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어느날 주인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꽃밭에서 꿀만 훔쳐가는 저 놈의 벌로부터 꽃들을 보호해야겠다" 그래서 주인은 비닐과 유리로 만든 커다란 장막을 쳤습니다. 주인이 보기에 벌은 꿀만 먹고 가는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이 꽃 저 꽃으로 옮겨다니며 서로 다른 화분을 묻혀서 꽃들의 수정을 돕고 있는 것입니다.

벌은 유리한 정보만을 주지도 쓸모없는 정보를 주지도 않습니다.
나는 국화꽃만 가득한 정원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코스모스에 앉았다가 온 벌의 정보가 필요합니다. 내 꽃에게 불필요한 꽃가루만 묻혔다고 해도 그것을 털어내어서는 안됩니다. 벼나 보리도 주변의 잡초들과 매개체를 통해 정보를 주고 받으며 유전형질을 변경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내게 좋은 내 마음에 드는 댓글이 아니라 할지라도 잡초의 꽃가루는 발전에 도움을 줍니다. 내가 바라는 댓글만 이어간다면 근친교배로 인해 얼마가지 않아서 발전이 아닌 퇴보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입니다.


벌은 꽃을 가리지 않습니다.
벌은 향기가 강하고 색상이 선명한 꽃을 향해 날아들지만 꽃을 가리지는 않습니다. 선호하는 꿀이 있겠지만, 계절에 따라 피는 꽃의 꿀을 충실히 모은 것이 아카시아꿀과 유채꿀과 밤꿀이 된 것입니다. 내가 가꾼 꽃에 원하는 벌만 날아와 주길 바라는 것은 장막을 치는 것과 같습니다. 그 벌들이 내 꽃에 어떤 꽃가루를 남기고 갔다고 해도 내 꽃이 다른 꽃으로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바라지 않는 댓글들이 가득하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장미꽃입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 꽃가루만 묻은 꽃이라 해도 꺾어 버리지  맙시다.

벌은 꿀을 가지고 그 꽃을 평가합니다.
더 많은 벌을 유혹하고 싶다면 꽃의 크기와 색상이 아니라 더 많은 꿀을 생산하면 됩니다. 끊임없이 솟아나는 달짝지근한 꿀이 있다면 벌들은 잊지않고 다시 찾아 옵니다. 자극적 색상의 제목과 하늘을 덮을듯 넓은 꽃잎의 광고보다는 꿀이라 불리는 벌이 꼬일 수 밖에 없는 정보를 끊임없이 생산하는 것이 벌을 가장 효과적으로 유혹하는 방법이고, 꽃이 세대를 이어 살아남는 방법입니다. 꿀이 없는데도 꿀같은 향기만 풍겨 벌을 유혹하고, 벌을 잡아먹고 사는 식충식물(食蟲植物) 네펜테스(nepenthes) 블로그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꽃은 벌을 필요로 하는것이지 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블로그의 포스트는 한 송이의 꽃입니다. 그 꽃의 꿀은 벌을 불러들이고 그를 통해 수정하여 열매를 맺고 주인은 그 열매를 수확합니다. 벌을 잔뜩 불러들이고 벌이 많을 수록 수확이 풍성해진다고 착각하고 있지 않은가요? 백만마리의 벌보다 내 꽃을 수정시켜 줄 단 한마리의 벌이 더 소중한 것입니다. 벌을 위한 꽃이 아니라 열매를 맺기 위한 꽃입니다. 꽃의 가치는 열매에 있는 것이지 백만마리가 묻혀놓은 댓글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말벌은 싫습니다.
직접 꿀을 따지 않고 꿀벌의 꿀을 훔치고 꿀벌을 사냥하며 살아가는 말벌은 주인인 내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잡을 것입니다. 꽃은 내 꽃이지만 벌은 내 벌이 아닙니다. 그러나 내 꽃에 꼭 필요한 벌을 잡아먹는 말벌은 내 꽃의 적이 됩니다. 내 꽃에 날아든 벌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하는 말벌에게는 오직 징계가 필요할 뿐입니다. 악플을 넘어 다른 꿀벌의 댓글마저 공격하는 말벌은 꽃밭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꽃이 이쁘다고 꺾어가지 맙시다.
남의 꽃밭에서 주인 몰래 꺾어온 꽃들을 전시해 놓고 자신의 꽃밭이라고 하는 것을 봤습니다. 뿌리없는 꽃은 새로운 꿀을 생산하지 못합니다. 정히 그 꽃이 갖고 싶다면 주인에게 부탁하여 한 송이 얻어가면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꽃밭에 심으며 이 꽃은 누구에게 얻어온 꽃이라는 푯말을 붙이면 됩니다. 그러나 그 꽃도 수명이 짧습니다. 남의 꽃만으로 이루어진 잡다한 꽃의 전시장 보다는, 직접 씨를 뿌리고 물을 주며 정성들인 내 꽃으로 채운 꽃밭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부탁드립니다. 
저는 하루에 1~4개의 포스트를 발행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포스트에 일일이 친절한 답변을 달아주시는 이웃들에게 감사하지만, 그런 다수의 댓글을 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댓글이라는 것은 방문자, 특히 친한 이웃에게 부담이 됩니다. 내가 잘 모르는 부분, 내가 관심없는 분야의 글에까지 의무감에 가까운 댓글달기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한개의 포스트라도 내 마음에 들었을 때 날아앉으면 됩니다.

저도 모든 이웃의 글을 읽지 않으며 읽은 모든글에 댓글을 달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댓글을 달아주었다고 해서 제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줘야할 의무도 없습니다. 저는 이웃들이 가꾼 아름다운 꽃을 보고 그 꿀을 맛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다만 일주일에 한번정도 잊지않을 정도로 흔적만 남겨주신다고 해도 저는 매우 매우 만족할 것입니다. 그러니 아무런 부담없이 달콤한 꿀향이 있을때 내려 앉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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