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가르쳐 주는 것은 거대한 고독 뿐이다. -카뮈
우주에 얼마나 많은 별과 은하가 존재하는지와 총물질의 수를 세고 무게를 젤 수 있는 것은 신의 영역일 것입니다. 우주를 저울에 달기 위해서는 우주보다 길고 우주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튼튼한 막대와 반대편에 달 추가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가 발견한 어떤 법칙도 우주에서는 절대적인 것이 없고, 또한 불변하는 법칙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태양이 뜨겁다는 것은 짧은 세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영원할 것 같은 진리의 법칙이지만, 빅뱅 직후의 1백억 도에 비하면 미지근한 상태일 뿐이며, 앞으로 백억 년이 지나면 아무런 빛도 내지 못하는 죽은 별이 되어 있을 것이기에, 천억 년을 사는 존재가 본다면 우리의 태양이란 그저 수명이 다한 꼬마전구에 지나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태초의 -사실은 태초 이전에- 우주에는 시간도 공간도 물질도 없었고, 단지 초고온초고밀도의 특이점이 있었을 뿐이며, 이것이 폭발하면서 원시 우주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폭발 직후 우주의 온도는 섭씨 1백억 도였고, 3분 후에는 섭씨 10억도 정도로 내려갔으며, 폭발 후 극히 짧은 시간에 급격히 팽창하며 온도와 밀도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소립자가 생성 되었고, 약 백만 년이 지나면서 우주의 온도가 섭씨 3천도 정도로 떨어져 소립자들이 결합하여 수소 원자가 생겨나면서 오늘날과 같은 우주로 진화해왔다고 합니다.
또 다른 이야기를 보면 빅뱅초기의 강한 에너지는 소립자가 만들어지기에도 지나치게 강한 에너지상태라서 시간이 한참 지나 온도가 낮아 졌을 때 비로소 양자에너지에 의해 물질과 반물질이 생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반물질과 물질은 서로 충돌을 하면 즉시 사라져 버리므로 이 세상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아야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50억개당 1개 정도의 비율로 물질만 남게 되어서, 지금과 같은 물질의 우주가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따지고 보면 50억분의 1인 물질 수조억 개가 모여 우리의 몸을 구성하고 있으니, 우리 모두는 상당히 운이 좋은 편입니다. 이러한 좋은 운은 은하계의 문명 발상에도 해당 되는데, 3천억 개의 별 중에서 아직까지 우리는 유일한 생명체입니다. 물론 무언가 발견된다면 그 유일성에 손상을 입게 되겠지만, 현재까지 우리는 적어도 태양계 안에 있는 여덟 개의 행성과 수십 개의 위성에서 홀로 존재하는 생명체입니다.
다른 어느 별에 생명체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확인되기 전까지 우리는 여전히 은하계를, 우주를 대표하는 유일무이한 생명이자 문명의 발상지입니다. 우리가 본격적으로 우주를 개척하여 은하계 전체에 식민지가 퍼지는 3단계 문명 상태에 이르는 5백만 년 후에는 우주 곳곳에서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할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그때까지도 지성을 가진 고등생물이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존재는 발견하지 못할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몇 억 년 전에 사라진 문명의 유적을 겨우 발견해서 그들이 어디로 사라졌는가에 대한 의문만 더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은하 또는 은하의 한 대륙에는 하나의 문명만이 존재하고, 각자가 독자적인 발전을 하고 종말이 올 때까지 스스로가 유일한 존재라는 고독감 속에 살다가 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하나의 문명이 사라질때까지 그 다음 문명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우주의 법칙이라면 한 은하의 한 시대에는 단 하나의 문명만 존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세계에서도 그래 왔습니다. 하나의 문명이 멸망하지 않으면 새로운 문명의 씨앗들은 싹이 트지 않았습니다. 한 문명이 멸망하여 그 거대한 몸체와 잔재가 거름이 되지 않으면, 다음 문명은 성장하지 못하기에 다음 우기가 올때를 기다립니다. 거대한 나무 아래 자라난 새싹은 땅의 자양분과 우주의 혜택을 차단당해 성장 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문명뿐 아니라 종(種)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룡이 지상에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할 때는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먹이를 놓고 경쟁하는 다른 어떤 종도 활발한 분화나 확산이 이루어 지지 못했습니다. 우주에는 어떤 지성(知性)의 가상입자(假想粒子)들이 존재하는 것일까요? 한 종(種)이 멸종을 하면 그 입자(粒子)들은 다른 종을 선택해 그 종에 머물며 진화를 가속화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은하에도 지성의 입자들이 존재하는 것일까요?
은하 곳곳에는 수많은 문명의 씨앗이 있으나, 대부분의 생물은 원시 대기와 바다 속에서 수십억 년을 잠잠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구가 종의 폭발이 일어나기 까지 30억년을 기다린 것도 그런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일부 성급하게 싹을 뽑아 올린 문명도 있었으나, 그들은 알 수없는 거대한 뿌리가 지성이라는 영양분을 독식했기에 진화와 촉발의 원동력을 흡수하지 못했고, 지성입자(知性粒子)를 발산하는 진화(進化)의 태양은 어떤 거대한 가지와 잎들에게 가려져 있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흡수할 수 없어 광합성이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성으로 성장하지도 못한 채 작은 한 그루가 되거나 말라 죽었습니다. 지성으로의 성장은 입자의 생성처럼 50억 개의 문명씨앗 중 단 하나만이 선택되는 것일까요?
그러나 거대한 고목(古木)에도 수명이 있습니다. 고목(古木)은 여러 해 자라 더 크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나무이기에 아무리 많은 영양분을 흡수하고 광합성을 해도 한계에 부딪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지성의 입자들이 떠나며 그 문명의 고목은 급격하게 쇠잔해지고 끝내 몰락하겠지만, 그들이 이뤘던 문명의 실체와 정신적 성숙은 새로운 지성의 에너지가 되어서, 고목 아래에 있던 새로 선택된 묘목과 씨앗의 문명에게 비료가 되어서, 활발한 성장과 문명의 촉진을 이루게 해 줄 것입니다.
하나의 문명이 진화와 발전의 극에 달하면 자신들의 종자를 우주에 퍼트리는 시도를 할 것입니다. 그것은 모든 생명체가 겪어 온 과정에서 습득한 본능이므로, 경쟁에서 살아남았던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동심원이 영원한 파장을 만들 수 없듯이, 어느 순간 진원지의 파문이 멈추면 물결의 파동도 멈추어 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모든 종은 결코 초극(超克)에 이를 수 없고, 종의 수명은 연장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1우주 1문명이 우주불변의 섭리임을 깨닫게 된다면, 영원한 종말보다는 자신들의 종의 우성인자와 기억을 다른 젊은 종에게 이식하려는 시도를 하게 될 것입니다.
다음 세대의 문명을 선택한다는 것.
문명의 끝에 이르렀다면 이미 우주의 숨겨진 법칙을 모두 풀었을 것이므로, 전 은하계에서 동시성을 가진 눈을 만들어 선택을 준비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수시로 나타나는 미확인 비행물체는 1억년을 두고 후보자를 선정하는 그들의 관측기일 수도 있습니다. 은하계의 지성 가능성이 있는 백만 개의 행성과 혜성과 항성에 보내진 관측기들은 면밀하게 상태를 살피고, 상황을 체크하여 우성의 종을 결정하고, 그 종이 지닌 진화의 척도와 환경 적응력과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을 기록하면, 그들은 절대적인 표준 대위표에 정도를 대입하여 비교하고, 최종적인 점수를 산출해서 순위를 매겨 나갈 것입니다.
그 후보지는 백만 곳에서 점점 좁아져 천개의 행성이 되고, 다시 열 곳의 후보지로 범위가 집중된 후에 최종적으로 다시 표본을 채집하거나 실험을 통해, 적대성이나 세포적응력, 이종교배의 원만성 등등에 대한 정밀한 검사가 이어질 것입니다. 수천 년을 두고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냈던 그 일부의 증거를 통해 볼 때, 우리는 최종 후보자에 올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요즘처럼 그 횟수가 잦아 졌다면, 그것은 곧 우리가 새 문명, 즉 은하의 새로운 주인으로 거의 선택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5억년 동안 찬란하게 꽃피고 열매를 맺어 섭리대로 새로운 씨앗을 뿌릴 문명의 종으로 선택 된 것입니다.
샴페인을 터트릴까요?
-포스트가 너무나 사실성이 없고 진부한 듯해서 도입부에 지루한 이야기(빅뱅)를 슬쩍 끼워 넣었습니다만 어차피 비과학 상식이라는 카테고리 범주 내에서 작성한 글이므로 재미있게만 보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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