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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임계점 1편에서 이어집니다.

임계질량(臨界質量, critical mass)은 어떤 물질을 임계점에 이르게 하고 연쇄반응을 유지할 수 있는 한계의 최소질량입니다. 즉 임계질량에 도달하지 못한 미임계(subcritical)의 상태에서는 연쇄반응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핵폭탄의 원리는 이런 임계질량을 적절히 이용한 것으로 임계질량 혹은 초과임계(supercritical)의 핵분열 물질을 임계미만의 질량으로 두 곳에 분리해두었다가 다른 폭발물질을 통해 다시 합쳐 임계질량에 이르게 하여 연쇄반응이 일어나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라늄 원자핵은 핵분열을 1회 일으키면 2∼3개의 중성자(中性子)가 발생하는데 이 중성자가 다른 우라늄 원자핵에 흡수되면 다시 그 핵을 분열시켜 연쇄적으로 핵분열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런 연쇄반응이 차례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발생된 중성자가 다음 우라늄 핵에 흡수되어야 하는데, 우라늄이 어느 정도 이상의 질량(임계질량)이 안 되면 중성자는 밖으로 달아나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임계미만의 우라늄은 자연적으로 연쇄반응을 하지 않기에 적어도 폭발에 대해서는 안전하게 됩니다.


가모프(George Anthony Gamow)는 빅뱅의 시점에서 물질들이 초고밀도로 압축되어 있었다면 그 온도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초고온 상태였을 것이고, 초기의 그 초고온의 흔적은 전자기파의 형태로 검출될 것이라고 예언했었는데, 아무도 그의 예언을 신중히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우주배경복사를 발견해보려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난 1965년에 벨전화연구소의 과학자인 아노 펜지어스(Arno Penzias)로버트 윌슨(Robert Wilson)은 마이크로파 탐지 시험을 하던 중 우주의 모든 방향에서 관측되는 복사선을 발견하고는 그 잡음 제거에 고심했고, 우연인지 1964년부터 프린스턴 대학의 로버트 디케제임스 피블스(James Peebles) 등은 우주배경복사(宇宙背景輻射 cosmic background radiation)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비록 실험적 증거가 없지만 논문을 발표한 상태였습니다.

우주배경복사를 확인할 이론은 있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증거를 없는 팀과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잡음이라는 실험적 결과만 가진 팀이라는 재미있는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후에
프린스턴 대학의 연구팀은 벨전화연구소의 연구팀이 발견한 잡음이 바로 가모프가 예언했던 대폭발 이론을 지지하는 결정적인 증거인 우주배경복사라는 것을 이론적으로 해석하고 밝혀내게 되었습니다.

복사선 온도는 가모프가 예언한 5K 보다 조금 낮은 3K입니다. E=mc^2이라는 방정식처럼 질량과 에너지는 서로 교환될 수 있는 것이지만 서로 성질이 다른 상태입니다. 초기 우주에는 에너지만 가득한 상태였으나, 현재 우주는 에너지보다 물질이 우세한 상태, 즉 물질이 복사보다 500배 정도 큰 밀도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래 전에 배경 복사의 온도가 3000K보다 높았을 때는 복사 밀도가 물질 밀도보다 높은 상태였습니다. 그것은 우주에 가장 많이 존재(75%)하는 수소가 3000K 이상의 온도에서는 이온화되기 때문에, 3000K가 넘던 빅뱅 후 100만년까지는 수소원자가 존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빅뱅 후 100만년 이전의 광자들은 아주 큰 에너지를 지닌 채 양성자나 전자와 충돌하며 이들이 서로 뭉치는 것을 방해했기에 우주는 플라즈마(plasma)상태로 가득 차 있었는데, 3000K 이하의 온도가 되자 양성자와 전자가 자유롭게 수소원자로 결합할 수 있었고, 광자들도 양성자와 전자의 방해가 없자 자유롭게 우주 공간으로 날아갈 수 있었습니다. 재결합의 시대(era of recombination)라는 이때 출발한 광자들이 현재 우리가 관측하는 우주배경복사인 것입니다.

태초에 억의 억의 억 배가 넘었던 초고온의 흔적도 이렇게 식어 우주의 평균온도는 0K에서 그리 높지 않는 상태입니다. 우주는 140억년 동안 3000도 이상 차가워진 것입니다. 그리고 수백억년이 지난 아주 먼 미래가 되면 아인슈타인이 모든 과학의 제1법칙 이라고 했던 엔트로피(entropy) 증가의 법칙에 따라 끝이 없을 것 같았던 에너지 창출도 사라지고, 어느 순간 열이 더 이상 이동하지 않는 열평형 상태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질서에서 무질서로, 높은 것에서 낮은 것으로, 뜨거운 것은 차가운 것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변하며, 모든 종류의 에너지는 물질로 전환되고 마침내 우주를 팽창시키던 에너지조차도 힘을 잃게 될 것입니다. 엔트로피가 극대화된다는 것은 결국 아무런 변화가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질서와 에너지의 죽음이며 모든 공간의 온도가 0K가되는 열적 죽음의 상태입니다.

처음 에너지로만 가득차있던 우주는 점차 에너지보다 물질이 우세해졌으며, 종래에는 모든 에너지가 물질로 전환되는 상태로 이어질 것입니다. 복사가 우세했던 태초에는 0.001mm도 안되었던 광자의 파장이 지금은 천배가 늘어난 1mm이지만, 앞으로 다시 천억 년이 지나면 광자마저 활동성을 잃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자기력, 약력, 강력도 그 고유한 성질을 잃고 하나로 합쳐져서, 양성자와 전자의 활동성도 사라진 에너지 최하준위 상태를 맞이할 것입니다. 이 모든 작업이 끝났을 때 우주는 어둠과 정적만이 감돌 것이지만 완전한 무질서는 완전한 질서와 같은 의미가 될 것입니다.



이제 우주에는 오직 한 가지 법칙만 남았습니다. 그것은 백뱅의 순간에 가장 먼저 분리되었던 힘이며, 네 가지 힘 중에서 가장 약한 힘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넓은 범위를 포용하고 있던 힘이기도 합니다. 이제부터는 그 중력이라는 힘만이 전우주를 지배하게 되어, 우주에 고르게 쪼개지고 분리되어 넘치던 기본 입자들은 수축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전자기력과 핵력과 중력과 질량과 에너지와 시간과 공간까지도 본질적으로 같으며 그 현상과 형태만 바뀐 것이기에 이제 우주에 유일하게 스스로 작용하는 에너지인 중력은 모든 시간과 모든 질량과 모든 공간을 무섭게 응축해 나갈 것입니다.

초팽창을 완벽하게 역순으로 재현하며 그 모든 상태를 흡수한 '전우주의 에너지와 동일한 양의 중력'은 순식간에 열(熱)이라는 순수 에너지로 전환이 될 것입니다. 한 때 시공간(時空間)이라 불리던 우주가 하나의 특이점에 모이는 데에는 끝없이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지만, 이미 시간과 공간을 만드는 에너지도 0에 가깝고 또 모든 질량은 그곳에 펼쳐져 있으므로, 원래 천억 년 동안 천억 광년 만큼 넓었던 우주를 응축하는 데는 1 초도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무한대의 압축은 우주의 모든 상태가 모일 때까지 축소될 것이지만, 마침내 임계질량(臨界質量, critical mass)
에 도달하면 거대한 폭발(Big bang)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 임계질량은 수소 원자 하나 만큼의 오차도 없이 전 우주의 질량과 동일할 것입니다. 이와같이 태초에 특이점(特異點)이 존재했던 시간은 -임계질량 도달과 동시에 폭발이므로- 그야말로 10-100억승 초도 안되는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짧은 순간의 특이점은 이전 우주와 새로운 우주의 분계점(分界點)이 되는 것입니다.

10의 -43승 초 전 : 중력이 모두 열로 전환
10의 -44승 초 전 : 마지막 남은 질량 하나가 도달
특이점(분계점)
10의 -44승 초 후 : 우주의 온도는 10의 33승K
10의 -43승 초 후 : 중력이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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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구의 북극점에서 출발한 선은 어떤 방향으로 가도 남극점을 거쳐 다시 북극점으로 돌아오고, 팽창의 최고지점(남극점)은 엔트로피의 최고지점이며, 그때부터 팽창력은 수축력으로 전환한다는 유치한 발상에서 작성한 글이지만 재미로 쓴 이야기이므로 그저 즐거웠길 바랄 뿐입니다. 우주형성에 관한 이론들은 하나같이 너무나 어려워서, 포스트를 쓴 나 자신도 이것을 잘 이해한 것인지 의문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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