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문명과의 충돌 2편에서 이어집니다.

문명이 너무 앞섰다면 그 격차로 문명이 전달될 수 없고, 문명이 우리보다 약간 앞섰다면 그들은 우연히 라도 우리에게 올 수있는 기술력이 없습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무리하게 문명을 전수하려 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천 년 전으로 돌아가 대장장이에게 자동차의 원리와 제트기의 원리를 설명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자동차의 설계도를 그 시대 최고의 학자들에게 던져주고 만들라고 하면 만들 수 있을까요? 그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쇠로 만든 비슷한 조각품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가솔린 엔진이나 제트엔진을 응용해서 자신들의 시대에 적절한 증기기관을 창조해낼 수도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 시대에 우리가 호의적인 외계인에 의해 UFO의 설계도를 입수한다고 해도 우리는 천년 이상의 연결되지 않는 기술의 고리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제트엔진의 원리를 바탕으로는 새로운 엔진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며, 중력이 열로 바뀌고 열이 중력으로 전환되는 기관의 본질 자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며, 비록 그 원리의 본질을 이해한다고 해도 우리는 그러한 출력을 견딜 소재에 대한 정보와 생산 기술이 없는 한 그것을 흉내조차 내지 못할 것입니다.

100년 전 호주 원주민에게 상대성 원리를 상세히 설명해 준다고 어느 정도의 이해를 할까요? 우리는 우리의 수준을 너무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언어가 가지는 표현력의 한계와 정신적인 구조가 치밀하지 못한 점, 기억력의 한계성 등이 기술의 전수를 받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즉 100개의 한정된 단어만 사용하는 집단에게 1000개의 단어를 설명하려 한다면 나머지 900개의 단어는 그들에게 생소하며 그 단어의 의미 자체가 생활 습관 속에 없을 것이므로, 단어를 가르치기 전에 그 단어가 가리키는 문화를 먼저 만들어 사용하게 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문명의 격차는 쉽게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없는 개념, 우리의 기존 개념에서 확장해낼 수 없는 개념은 그들이 아무리 설명하고 가르쳐 준다고 해도 우리에겐 생소하고 동떨어진 추상적인 것일 뿐입니다. 우리는 불과 몇 십 년 사이에 지난 수천 년간 사용하던 언어에 필적할 만한 신조어와 개념 -특히 IT분야-을 만들고 이해해 왔습니다. 이런 상태로 백년만 더 지나면 현재의 우리가 배운 언어만으로는 그 시대의 언어를 거의 이해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천년이 지난다면 언어만이 아니라 생각하는 순서와 방식조차도 지금 시대와는 판이한 형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므로 같은 인류이면서도 다른 종족처럼 변할지도 모릅니다.

다른 형태의 진화와 발전과정을 겪은 외계 문명이라면 언어와 사고의 구조뿐만 아니라 발전이라는 말의 의미도 다를 것이며 감정적인 형태도 전혀 다를 것입니다. 우리는 불을 먼저 사용하고 불의 통해 다른 생물과 구분되기 시작했지만, 불의 행성에서 태어난 종족이라면 물이나 이산화탄소의 이용법을 발견하므로 행성의 지배자로 진화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동일한 불은 가리키는 단어임에도 그 의미와 느낌과 역할이 다를 것이며 이후에 발전된 문명의 형태도 우리와는 정반대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런 상태에서 우리보다 수천 년 발전된 문명을 구축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들의 정신과 철학을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한 기술도 이해할 수 없게 됩니다.


더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플라즈마를 주 영양소(에너지)로 이용하며 진화한 생물이 있다면 그들이 문명을 이룩했을 때의 기술적 차이란 우리와는 차원부터가 다른 상태일 것입니다. 고체화된 육체로 표면에 붙어서만 살며, 고체화된 물체가 없으면 우주를 여행할 수 없는 우리와 스스로를 이온화하는 그들이 만났다면, 그들이 아무리 우호적이고 적극적이라고 해도 우리는 아무런 기술전수도 받을 수 없을 것이고, 그들 역시 우리에게 무엇도 이해시킬 수 없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운 좋게 그 기술의 일부를 전수받았다고 해도 그 기술은 인류에게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할 위험성이 있습니다. 수십 년 전에 한 국가에서 처음 핵이라는 무시무시한 무기를 보유했을 때, 그를 두려워한 경쟁국은 그 무기를 개발해야만 했고, 다시 개발국은 더 위력적인 무기를 개발하며 한동안 경쟁적으로 무기개발과 보유를 위해 투자를 했었습니다. 인류는 근본적으로 서로를 믿지 못하는 근성 혹은 본능적인 경쟁심을 지녔으며 공평치 못하다고 느끼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해 가면서 남까지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방해합니다.

만약 지구가 진정한 하나로 화합하지 못한 상태에서 놀라운 신병이기(神兵異器)의 기술이  공평치 못하게 전수된다면 그 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너무나 자명한 일입니다. 그 기술은 독점될 수도 있을 것이고 기술이 곧 권력이 되어 인류는 소수에 의해 지배받을지도 모릅니다. 비록 기술이 공유된다고 하여도 그 기술은 인류가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부담이 될 것입니다. 공유된 기술이란 자신의 손을 베는 위험한 칼날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도 66억 명의 인류 중에는 종말을 원하는 무리가 있으며 그들이 기술을 무기로 사용하는 순간 인류와 지구는 은하계의 주소록에서 사라지고 백과사전의 멸종된 항목 아래 기재될 것입니다.

결국 정신적으로 성숙되지 못한 상태에서 얻은 기술은 감당할 수 없는 무리가 되며, 우리보다 문명이 발달한 외계 종족이라면 그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기에 기술이나 문화의 과도한 전수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그들에게서 우리를 오랫동안 괴롭혀온 질병이나 수명에 대한 의학적인 기적도 바랄 수 없습니다. 지금껏 인류를 발전시키고 진화시켜온 원동력은 죽음과 그것에 대한 극복인데, 어느 날 갑자기 인류의 영원한 두려움의 대상이던 죽음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발전의 길이 아닌 향락과 권태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자발적인 발전보다는 기생적인 발전만을 바랄 것이고, 백만 년 동안 경쟁을 통해 성숙되던 정신적인 발전도 도태되어 버릴 것입니다.

우호적인 외계인이라면 현재의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수학과 사상이고 그것 역시 인류 스스로가 성장하며 획득하는 것이 최선임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결국 그들이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단지 문란한 생활을 경계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자연을 보호하라는 말 뿐일 것입니다.

수천 년전 성인들이 했던 이웃을 사랑하라거나 자비를 베풀라던 말은 우리가 그 시대로 간다고 했을 때 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과학적인 말인 것입니다.


- 마치며 : 짧은 지식을 바탕으로 무리하게 전개한 이야기라서 많은 사고적인 오류가 있습니다만 가볍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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