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일들이 많아 한동안 참여하지 못했지만, 게으른 성격에 추위를 극복하며 찾아갔습니다. 입구에 정갈하면서도 화사하게 꽂힌 몇 송이의 꽃이 반겨줍니다. 오랜만에 간곳이지만 친근하게 맞아주시는 분들이 많아 편안했습니다. 자리에 앉자 청심제다의 감잎차를 주시는군요. 지담스님의 차는 모두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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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직접만드셨다는 다식이 크리스마스를 앞둬서인지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네요. 그리고 이쁘고 아기자기한 과자들이 달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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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탁.. 국내에서 구하려해도 구하기 어려운 차탁들입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다양한 차탁들이 많았는데 보기만해도 욕심이 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시간이 되자 말차시연(점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점다라고 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다도와는 다른 일본의 센리큐 유파의 점전다도입니다. 일본의 다도는 중국 유학생들로부터 시작되었다는 말도 있지만, 그 용어 등을 볼때 우리나라에서 유래를 찾는것이 맞는듯 합니다. 사무라이를 통제하기위한 수단의 한가지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전쟁속에서 과격한 무사들을 통제하는 예법으로는 다도(茶道)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좁은 다실에 꿇어 앉은채 몇시간을 기다리며 족자를 바라보고, 차사발을 감상하며, 한 잔의 차를 음미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예절을 익히게 됩니다. 일본은 임진왜란 이후 다도문화가 크게 발전합니다. 사기장 신한승님이 말씀하시던것과 같이 좋은 차사발을 구하기 위해 사발전쟁이라고도 불리는 임진왜란을 통해 우리의 제기인 황태옥사발을 빼앗아 갔습니다. 일본의 다도는 무라다주코, 다케노조오에서 16세기 센리큐로 이어지는 역사적 전통 속에서 여러 류파를 형성하고 있는데, 그 중 센리큐 집안의 손자들에서 비롯된 유파가 현 일본 다도의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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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되는 다도는 센리큐 유파의 다도인데, 우리나라에서 센리큐의 정통을 잇는 점전을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또한 배우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관람석에서 몇 년을 기다리고 손님석에서 몇 년을 기다린 후에야 주인석에 앉아 차를 개어 대접할 수 있으니까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일상다반사라는 말은 밥먹고 차마시는 것처럼 대수로울게 없다라는 뜻으로 우리가 흔하게 써왔던 말입니다. 그 만큼 우리 조상들은 차마시기를 밥먹듯 해왔는데 어느새 차사발이 사라져가고 커피잔이 등장해 차는 옛날 이야기로 잊혀져 버렸습니다. 우리의 차문화는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에서도 최고급 문화로 변신했고, 또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막사발이라고 비웃는 다완들은 일본에서도 함부로 보여주지 않는 국보가 되었습니다. 일본 다도 시연을 보며 우리것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럼 대체 진정한 우리것이 무엇일까요? 일본의 기무치가 발전하고 김치가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요? 그 원류는 어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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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을 보이는 중학교 1학년인 조석영군입니다. 가격을 따지기 뭣하지만 저기 화로나 차통이나  무쇠주전자는 일본에서 직접 들여온 엄청난 고가의 골동입니다. 우리의 다도구들은 근세 1 세기도 못버티고 거의 사라져 버렸습니다. 차사발(다완)조차도 자완이라 불리며 우리에게서 대접받지 못하는 사이 사라져갔습니다. 古 신정희 사기장을 비롯한 여러 장인들의 노력으로 그 빛이 살아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큰 환영을 받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수천만원씩 하는 작품들은 일본에 있기도 합니다. 왜일까요? 그건 우리에게 아직 차 문화가 활성화 되어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차 마실일이 별로 없으니 아무리 싸도 수 만원정도 하는 다완을 구입할 필요를 못느끼고, 나아가서 수십 수백만원하는 작품들에는 인색해 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루녹차(말차) 한 잔에 몇 천원을 아끼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한국의 스타벅스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값은 아깝지않게 지불하면서도 왜 찻집에서 세작과 우전의 1천원 차이는 그리도 아까운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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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석 시연을 보이신 김이태님입니다. 이쁘시네요.

시연이 끝나고 부산시립국악단의 김용우님의 피리연주인 상영상과 가요가 이어졌습니다. 잠시 피리의 매력에 빠져드는 동안 늦게 도착하는 손님들이 많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차맛을 서로 나누는데 한켠의 차실에서는 부지런히 차를 우려내고 다식을 준비하는 손길이 바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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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차음악회를 진행하시는 스탭중 한분인 이정문님 입니다. 이렇게 흔하게 보이고 진열된 차호니, 단관이니 잔들은 하나하나가 작품들입니다. 그리고 조그마한 흠집만 있어도 금뗌을 하는 작품들인데도 아낌없이 손님들에게 사용하시는 주인의 넉넉함이 감사하기만 합니다. 예전에 수집가 한분이 방문하셨다가 이런 질문을 했답니다. 이거 이렇게 두면 도둑 안맞나요? 손님들이 사용하다가 파손되는 경우는 있어도 없어지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네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좋은 손님 한 분을 모셔서 가야금 연주를 했습니다. 지금은 양산 어디선가 모델하우스에서 분양일을 하신다는 박민혜(23)님의 가야금 산조입니다.


가야금이 어찌보면 익숙한 악기인데도 바로 앞에서 연주를 듣는 건 그리 흔한 일이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단 한곡임에도 감동은 말할 수 없을 정도네요. 자태가 중요한데 미안하다며 시작한 연주인데 듣다보니 오직 손끝만 보이더군요. 대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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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는걸 쑥스러워 하시길래 겨우 부탁드려서^^

그리고 이어진 클래식 기타리스트 고충진님의 기타 독주가 있었습니다. 고 충진님은 에 대한 소개는 제가 다른 블로그에 별도로 소개를 한 바 있으니 참고하세요.  처음 연주해주신 곡은.... 제목을 모르겠군요. 동영상을 보면 초반에 뭐라고 설명하시는데, 나중에 적어달라고 부탁한다는것이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SKY U140으로 녹화했는데, 예전에 쓰던 구형 휴대폰인 팬택 L4000V에 비해 화질에 비해 음질이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특히 저음부는 아예 들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관객층인 40대를 위해 신청곡을 연주해 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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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섹소폰학원을 운영하시는 분의 섹스폰 연주가 이어졌는데 용량문제로 더 녹화하지 못했습니다. 데니보이와 오버더 레인보우..밤안개 등등 신청곡을 받아 연주해주셨는데 몸이 저절로 스탭을 밟게 되는 분위기.. 멋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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