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ar paradox(거짓말쟁이 역설)은 자기 자신이 거짓임을 말하는 명제를 인정하는 데서 생기는 역설입니다. 모든 블로거가 거짓말쟁이라는 명제가 옳다면 내가 외친 “모든 블로거는 거짓말쟁이다!” 역시 거짓이고, 이 명제가 거짓이라면 모든 블로거는 거짓말쟁이가 아니지만 되므로 결국 명제 자체는 오류에 빠지게 됩니다.


블로거
자신의 감성과 시각을 바탕으로 사건을 해석하고 기사를 쓸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블로거들이 그 자유에 대한 권리를 나에게만 부여하고  다른 블로거의 자유는 인정하지 않고 있는 듯 합니다. 늘 이슈가 되는 새로운 사건이 생산되고 블로거는 그 이슈 민감하게 반응하여 자신의 의견을 반영한 기사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기사에 덧붙는 동조의 공감의 댓글들을 보며 만족하고, 그들의 의견을 통해 새로운 사실들을 배워갑니다. 그러다가 나와는 다른 의견의 기사를 볼 때는 너무나 예민하게 날을 세우고 작두질을 하며 상대의 생각을 잘게 썰어 댑니다. 때로는 전쟁을 방불케 하는 거센 대립과 난전을 펼치고 몰아붙이며 일체의 타협과 조율을 거부한 채 상대의 완전한 사살을 확인하려고 합니다.

또한 여기에는 집단성마저 있어서 잘 정비된 조직처럼 순차적인 공격과 대응을 하면서, 더 이상 상대가 반응을 하지 않게 되었을 때에야 공격을 멈추고는 드디어 자신들의 의견이 관철되었다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승리에 대한 만족감과 상대를 헐뜯어 얻은 살점을 씹으며 포만감을 느끼고 자신의 명제가 옳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블로고스피어에는 정글의 법칙만 존재한다는 착각으로 다음 기사를 자극적으로 포장하고 새로운 먹잇감이 걸려들기를 기다립니다.



다른 블로거의 의견을 비판할 줄 안다면, 다른 블로거가 나의 기사에 대해 평하는 비난과 비판도 수용할 준비가 되어야 합니다. 기성의 언론이 보편성과 일반성을 기준하여 기사를 발행한다면 블로그는 블로거의 자율성과 주관에 입각해 사물을 관찰하여 기사를 발행하는 것입니다. 블로거도 기성의 언론과 동일한 시각의 기사를 발행해 낸다면 블로그의 기사는 비교적 정확성도 떨어지고 신속성도 늦을 것이므로 굳이 블로그를 구독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블로거의 뉴스
는 신선하고 나와는 다른 수많은 각도에서 살피고 느끼고 체감한 기사들이 있기에 사랑받고 구독되고 있는 것입니다. 기성 언론이 코끼리를 전체로 보고 설명한다면 블로거는 다리, 머리, 눈, 귀를 따로해서 자신이 본 만큼만 설명할 수 있기에 더 편안하고 색다른 느낌을 주는 것입니다. 시사와 정치의 문제도 기자와 블로거는 아주 큰 시각적 차이에서 기사가 쓰여집니다. 기자는 한 정치인의 발언에 대하여 사건의 전후와 발언의 의도를 파악해서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실을 전달해야 하겠지만, 블로거는 발언 중에서 일부분만 발췌해 내가 직면한 현실에 공감되는 부분과 자신에게 크기 다가오는 문제만을 중심으로 해석하고 기사를 편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블로거의 기사는 전체보다는 일부의 공감을 얻는 생산적 구조을 갖추고 있습니다.

모든 이론
은 반대에 부딪쳤을 때 그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 단계 성숙한다고 하지만, 모든 블로거는 프로가 아니기에 거센 반대를 이겨낼 힘이 부족하고 경험이 모자랍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의견이 너무나 막강한 집단적인 떼거리 공격을 받을 때 감당하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을 접고 숨어버리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미성숙된 새끼 독수리에게 너는 날지 못하므로 독수리가 아니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블로거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가끔 비난이 두려워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포스팅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나 또한 몇 몇 포스트에서 거센 항의와 원색적인 비난을 받은 기억이 있는데, 그럴 때면 해당 기사를 삭제해 버릴까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미성숙된 방식으로 표현된 악평도 하나의 의견이고, 그런 의견 역시 주관적 표현의 한 축일 뿐이라고 인정해 버리므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블로고스피어
가 반드시 난류만이 흐르는 곳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차가운 한류만 기승하는 곳도 아닙니다. 자신의 의견만을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든 블로그를 거짓말쟁이로 몰아버리는 것과 같은 난감한 역설입니다. 비록 성숙하지 못했지만 언론과는 다른 방대한 시각이라는 장점을 갖춘 블로거는 시사와 정치와 사회 전반적인 현상에 대한 새로운 거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모든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지만 자신만은 거짓말쟁이가 아니라는 편협에서 벗어나 비판 속에도 배려가 존재하는 정감이 흐르는 블로고스피어가 되기를 꿈꿔 봅니다.

덧붙이자면 트랙백은 동일한 의견을 모으기 위한 장치가 아닙니다. 나의 의견에 대립되는 다양한 주관적인 견해를 추가하여 비교하고 논의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웃의 발전과 진정한 교류를 원한다면, 입맛에 맞는 댓글과 트랙백보다는 자신의 주장과 견해를 알려 서로가 상대의 시각에서 사건을 살필 수 있는 새로운 시야를 제시해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블로거는 거짓말쟁이가 아니다!
이 말은 역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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