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회 부산국제 차.공예 박람회 1편에서 이어집니다.

2008년10월 23일(목)~10월 26일(일)까지 BEXCO(부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부산국제 차·공예박람회(The 3rd Busan International Tea&Craft Fair)를 다녀왔습니다. 2007년 보다는 약간 딱딱한 분위기였지만, 박람회장 전체에 넘치는 활력은 여전했습니다.


부산여자대학 차문화복지과의 전시관입니다.해당학과를 전공하면 다도사범이나 사회복지사, 예절전문지도사, 차문화테라피스트, 차심평사, 꽃꽂이 등의 자격증을 딸 수 있다고 합니다. 아직 딸이 어리므로 그냥 구경만 했습니다.


아뱅코인터내셔날의 전시관인데 독특한 아이디어의 티백 홀더를 전시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컵에 쉽게 부착해서 티백을 조절할 수도 있고, 책갈피로도 사용할 수 있는데, 얇고 가벼워서 명함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품의 표면에 회사로고와 이름 전화번호 등을 세겨서 종이명함에 끼워서 사용하는데, 한 장의 가격이 대략 1000원 정도이므로 주요 거래처에만 줄 수 있겠지만, 아주 인상 깊은 명함이 될 듯합니다. 혹 관심이 있다면 http://www.abanko.co.kr 로 들어가 보세요.


차탁인데 가격이 3000~5000원 선이며, 품질도 꽤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금정다례원의 생생대추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불상은 대추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다식용 대추인데 쓴맛이 없어서 몇번이나 손이 가더군요. 저는 다식으로 주로 연양갱을 먹는 편인데 의외로 차와 잘 어울립니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 덕은리의 상선암의 수제녹차 전시관입니다. 상선암 상선다원의 녹차는 보성스님이 지리산 전통 사찰 제다법으로 법제하여 만든 작설 수제차로 그 맛이 탈속한듯 담담하면도 그윽해서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또한 차맛도 맛이지만 보성스님의 인자한 미소가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어서 잠시였지만 편안하게 쉬며 차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잎이 하나 하나 살아난 모습이 보입니다. 집에서라면 애들이 저 물을 모아서 세수를 했을 겁니다.


일동산업(NittohSangyo)의 전시관인데 주로 포장캔, 포장박스, 차호 등의 물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일본에서 만든 수제 차호가 2000원~30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겉은 이쁜데 내부는 그냥 캔이라서 그렇게 욕심나지는 않더군요. 그러나 일동산업의 제품들은 저가에서 고가까지 다양하며 여러 차 포장용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서울 종로구의 연화정 전시관입니다. 연화정의 보이차는 중국 운남성 푸얼시 이무산 우락하 수림지역에서 직접 재배 생산하고 있습니다.


보이차 외에도 자사호나 찻상 등을 전시 판매중이었습니다. 전시된 다관은 크기가 일반적 다관보다 약간 큰 편인데 가족이 둘러앉아 보이차를 마시기에 적당한 용량입니다. 저도 이 정도 용량의 다관을 세 개정도 가지고 있는데 차가 헤퍼서 그렇지 편리한 점이 많습니다.


보이차는 2008년 햇차인 청병이 약 4만원 정도인데, 보통 저 정도 크기의 병차는 300~350g 이므로 100g당 가격은 13000원 정도네요


시음을 해봤는데 고급품은 아니지만 몸이 살짝 맑아지는 것이 재료가 깨끗하고 맛이 괜찮았습니다. 인터넷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네요(http://www.ctea.co.kr/)


대구 달서구의 우상욱 도예연구소, 송하도예 전시관입니다. 정말 독특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너무 반짝거려서 사진이 잘 안나왔는데, 내부의 금빛은 순금이라고 들었습니다.


우상욱님은 26회 대구공예대전에서 도예최우수상을 받았고 여러 차례의 개인전을 여는 등 유명하신 분이지만, 주로 대구쪽에서 활동하시는 관계로 이런 박람회가 아니라면 쉽게 감상하기 어렵습니다.


황금색과 황토빛이 절묘하게 어루러집니다. 저 안에 차를 따르면 어떤 빛깔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까만 색과 하얀 색 그리고 금빛. 대비와 조화, 노랗게 우려낸 차 한 잔을 부으면 일렁거림이 겹쳐지면서 차의 향과 맛에 빛까지 느낄 수 있을 듯합니다.


대원 GSI의 전시관인데 처음에는 인쇄기나 제단기를 왜 전시했을까 궁금했습니다. 사진의 기계는 차선별기 K-TEA 시리즈 제품으로 잠시 설명을 들었는데 놀랍네요. 홍차, 녹차, 톳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료를 선별할 수 있고, 불량을 알아서 인식하고, 고성능 에어건에 고성능 CCD카메라에 터치스크린 .. 박람회 덕분에 이런 기계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김해시 공예협회의 전시관입니다. 소박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멋이 있는 공예품들이 많이 보입니다.


5인 다기셋트는 가격도 적절했고 예뻤습니다. 저는 이렇게 입술을 대면 약간 까끌한 느낌이 나는 표면이 약간 거친 다기가 좋습니다.


거북이들이 너무 귀엽게 배열되어 있어서 한 장 찍었습니다. 연적인줄 알았는데 떡살이었습니다.


부산 송정에 위치한 일송정의 전시관입니다. 일송정은 중국현지에서 주로 보이차, 호남흑차 등을 수입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음하는 중입니다.


경상북도 청도군 이서면에서 온 심비원의 전시관입니다. 심비원은 산야차 전문 제다원인데, 재배가 아닌 자연산을 채취하여 무쇠솥에 덖는 전통 방식으로 제다를 한다고 합니다.


감잎차와 민들레차를 시음했는데 맛이 너무 좋아서 여러잔을 마셨음에도 돌아설 때는 아쉬웠습니다. 코에서 목까지 한 번을 감돌아서 혀끝으로 이어지는 향과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명은아트 전시관입니다. 명은 아트는 금속공예 다도용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정말 작품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이 살아있습니다.


사진은 약간 검게 나왔지만 하얀 광택이 나는 은주전자는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은주전자에 금빛 무늬, 저기에 물을 끓이면 잡기가 싹 사라질 듯합니다.


은다관과 차탁입니다. 은다관에 차를 우려내면 잡냄새가 사라지고 차가 부드러워 진다고 들은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은차탁은 오래 전부터 가지고 싶던 품목이지만 ...


명은아트 전시품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아내와 딸아이도 감탄하면서 욕심을 냈지만 그저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올해도 능인향당이 참여했네요. 사진을 허락하지 않아서 전면만 찍었습니다. 제품들이 워낙 고급스러웠고 고가라 구경만 열심히 했습니다. 한설이도 관심이 많은지 쪼물락 거리며 살피고 있습니다.


충남 서천군의 한산모시산업화 클러스터사업단의 전시관입니다. 작년에도 한산 모시잎차에 반해서 글을 남겼었는데, 올해 역시 같은 분이 나오셔서 반겨주셨습니다. 한산모시는 백제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천년 전통의 진상품인데, 한산지방의 어머니들이 모시째기 등 여러 일을 하면서도 허리가 굽거나 골다공증이 생기는 일이 없는 것은 그 과정에서 모시잎은 덖거나 찌고 말려서 섭취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서천군에서 모시잎차를 발전시켜서 상품화해 왔는데 지금은 꽤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우려낸 모시잎차에는 필수아미노산 8종중 7종이 함유되어 있으면서도 카페인이 전혀 없습니다. 마셔보면 다른 차와는 다른 묘한 여운이 남는 특별한 맛이 있습니다.


모시잎차의 표면에는 하얀색의 가루같은 것이 붙어 있는데 이것은 섬유질로 인체에 해가 없다고 합니다. 너무 오래 우리면 약간의 풀내음이 날 수도 있지만, 떫은 맛은 전혀 나지 않으므로 빈속에도 편히 마실 수 있습니다.


경기도 군포시의 단청 전시관입니다. 사진에 나온 분이 아마도 도예가 이수천님 같습니다.


매우 저렴한 가격의 사발인데 대부분의 바구니가 텅비어 있습니다. 제가 하나 지르려고 했지만 딸아이와 아내의 눈치에 꾹 참았습니다.


참새 향꽂이입니다. 이번 박람회에서 본 향꽂이들 중에서 제일 귀여운 작품입니다.


부스들 한 가운데에 청향회다석화(찻자리꽃) 전시관이 있었습니다. 다석화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차와 잘 어울리며 찻자리의 한 켠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운치를 더해줍니다.


만약 이런 자리에 커피라면 어색할 것입니다. 다석화는 차향과 같이 있어야 합니다.


이 자리에서는 달콤하고 향기 짙은 화차를 마시고 싶네요.


한 가지의 꽃으로 여백을 메우면서도 공간을 차지하기 보다는 공간을 여유롭게 만드네요.


경기도 여주의 토강암요업의 전시관입니다. 사진은 토강암의 장웅기 작가님 같으신데 수염과 미소가 멋지십니다.


장웅기님은 흙의 채취부터 수비, 물레성형과 조각, 그림과 불때기 등 도자기의 완성까기 혼자서 모두 작업하는 전통 작업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합니다.


청자에서 백자와 분청까기 작품에는 흑백상감의 기법과 청화와 진사, 철사 등 도자기 장식의 다양한 기법이 독자적으로 나타나거나 서로 적절히 어울려서 마치 자연의 일부와 같은 느낌을 줍니다. 눈에 확 띈다기 보다는 주변에 녹아있는 듯합니다.


부산의 민락동에 있는 서천 차 갤러리의 전시관으로 차를 비롯해서 차와 관련된 다양한 다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한설이가 입맛을 다시며 구경하고 있습니다. 보이차를 뜯지 않고 통채로 들고 냄새를 맡아보면 향긋하면서 맑은 풀향 같은게 나는데 그것을 맡고 있으면 고향에 온 느낌이 듭니다.


부산국제차어울림문화제는 실제 박람회의 공연이나 시연, 체험 등 전반적인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데, 워낙 쟁쟁한 기관과 사람들이 조직위원으로 있거나 후원하다보니, 관계자 외에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전시관입니다. 어울림이라는 것이 차인들끼리의 어울림인지 일반 시민과 차인들의 어울림인지 잘 모르겠네요. 감히 다가서기 어렵습니다.


좋은 자리에서 관람하고 싶어서 공연 한참전부터 아내와 딸과 함께 맨 앞자리에 앉아 기다렸는데, 공연 5분전에 갑자기 사과한마디 없이 앞자리를 정리해야 한다면서 일어나라고 하더니 의자를 새로 배치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공연을 보려는 사람이 별로 입장하지 않아서 앞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시가 넘어도 공연은 시작하지 않았고, 다시 관계자분이 오셔서는 맨 앞자리는 높은 분들이 앉아야 한다고 비켜달라고 했습니다. 역시 사과 한마디 없이 당연하다는듯 말입니다. 아예 처음부터 앞자리에 지정석이라 붙여놓았다면 앉지나 않았을 건데요. 공연이 예정된 시간을 넘어 시작한 것도 그 분들이 늦게 와서일까요?

휴대전화의 카메라는 줌이 약해서 먼 곳에서 동영상을 촬영하면 잘 나오지도 않고 소리도 약합니다. 기분도 나쁘로 잘 보이지도 않고해서 공연 도중에 그냥 빠져나왔습니다. 좋았던 기분을 이렇게 깨트려버린 분들이지만 그분들 덕분에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으니 고맙다고 해야겠습니다.


어쨌든 며칠 동안 즐거웠습니다.
이제 한동안은 새로 구입한 차에 푹 빠져서 지내야겠습니다.
그리고 초대해주신 도예가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꼭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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