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기기 중에서도 개인 휴대용 단말기(이하 휴대폰)가 어떻게 진화할까 예측해봤습니다. 현재의 휴대폰은 키패드와 화면(display 장치)과 송수화부로 구성되는 낭비가 너무 심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구조적인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까지의 휴대폰은 하나를 바꾸려해도 구조상 모든 것이 일체형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전체를 새것으로 교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체형 구조는 휴대폰이 최초로 출시되었던 1970년대의 방식을 그대로 발전시켜 왔기 때문에 누구나 휴대폰은 당연히 이렇게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데, 개발사들 역시 그 구시대적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한 채 휴대폰의 형태를 유지해 왔습니다.

지금의 기술력이라면 휴대폰은 그 크기를 MP3보다 작고 얇게 만들 수 있으나, 키패드와 화면을 넣어야 한다는 부담과 통화시에 확보해야하는 최소한의 송수화부 사이의 거리 때문에 두께의 박막화는 이루어지지만 소형화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블루투스(Bluetooth)가 있지만, 아직까지 부가적 기능만으로 사용되는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휴대폰의 본체가 주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는 구조적 배치 때문입니다. 일단 이러한 문제를 중심으로 앞으로 휴대폰 기기가 어떻게 진화되어 갈지 그 방향을 예측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기능의 독립화
지금 디지털기기는 한 가지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닌 복합기입니다. PDA, PMP, 내비게이션, 전자사전, 디지털 카메라, 휴대폰이 본연의 주요기능을 중심으로 다른 기기들의 역할까지 확장하고 있는 형태이며, 정보와 액세서리에 대한 호환성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편리성은 좋으면서도 중복된 기능의 기기를 구입할 때 심한 낭비가 발생합니다.

컴퓨터를 예로 들어보면 본체와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스피커 프린터가 분리되어 있어서 모니터를 바꾸려면 모니터만 별도로 구입하면 됩니다. 그러나 휴대폰은 구형 액정을 터치패드로 바꾸려면 휴대폰을 새로 구입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즉 지금의 휴대폰에서 한 단계 진화한 휴대폰은 기존의 낭비가 심한 일체형에서 구조적으로 분리가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키패드와 액정이 없는 현재의 블루투스 크기만 한 휴대폰이 개발되어, 지금처럼 무거운 휴대폰을 불편하게 들고 다니지 않고, 이미 오래전 상용화되었던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하여 전화를 걸고 받으며 문자도 송수신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의 기술력만으로도 액정과 키패드를 빼면 머리핀이나 이어폰 크기의 초소형 휴대폰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휴대폰은 독립된 터치패드식 디스플레이 장치와 호환되도록 만들어져서, 필요에 따라 디스플레이 장치를 들고 다니기도 하고, 소형 휴대폰만 들고 다닐 수도 있게 될 것입니다. 또 전용 디스플레이 장치의 크기는 항상 휴대하는 것이 아니므로 지금보다 훨씬 크고 다양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휴대폰뿐만 아니라 PMP나 내비게이션, 전자사전, 디지털 카메라와의 호환을 고려해 만들어질 것이고, 이로 인해 기능적인 증대뿐만 아니라 상용화와 다른 디지털 기기의 독립화도 가속화될 것입니다.

또한 소형 휴대폰과 PC의 블루투스 기능이 일반화되어, 어디서나 PC의 키보드와 대형화면을 통해서 화상통화나 정보저장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휴대폰 기능을 독립시켜 버리면 관련 액세서리의 개발이 용이해 집니다. 일반적인 디스플레이 화면이 사각형인 것은 휴대폰에 내장된 상태를 고려한 디자인이기 때문인데, 이렇게 디스플레이 기능만 독립을 시키면 고글(goggles)형태(스카우터)나 두루마리(Roll) 형태 등등 다양한 디자인의 개발이 가능하게 됩니다.

고글형MP3나 PMP가 성공하지 못한 것은 그 제품이 한 가지 기기만으로 사용되어야 하는 단일성 때문인데, 이렇게 고글형 디스플레이 기기가 휴대폰과 PMP, 디지털 카메라와 호환이 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으리라 보입니다.


2. 디자인의 진화

아마도 위의 과정 이전에 디자인의 변화가 이루어 질 것입니다. 우선 화상통화의 발달로 한 면의 액정화면이 두개로 나눠지거나 더 소형이면서도 송수화부 사이의 거리를 확보하는 디자인이 개발될 것입니다.

두 번 접는 폴더나 두 번 밀어 올리는 슬라이드 형태의 디자인이 나오면 액정화면의 분화가 가능하므로 화상통화시 상대의 얼굴과 자신의 얼굴을 따로 볼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키패드 외에 특수키를 별도로 배치하거나 폴더에 터치패드를 배치할 여유가 생깁니다.





그림솜씨가 없다보니 정성들여 그렸는데도 이해할지 걱정스럽네요(이미 이런제품이 있다면 ㅡ,ㅡ;)

3. 기능과 기술의 진화
위 예측까지는 누구나 생각해낼 수 있는 재미없는 이야기이므로 지루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약간의 공상적인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일체형 휴대폰은 손에 단말기를 들어야 하기에 불가능했지만, 휴대폰의 기능만을  분리할 경우 휴대폰을 EEG(electroencephalogram:뇌파)기술과 접목시킨 헤드셋과 연결시켜 획기적인 통신이 가능합니다. 또한 SKY의 Face Game(얼굴인식게임)을 훨씬 뛰어넘어 여러 사람이 동시 접속하는 뇌파인식을 이용한 게임도 가능하게 됩니다.

물론 이런 번거로운 헤드셋의 형태가 아닌 더욱 간결하면서도 더 잘 인식하는 센서의 개발이 이루어지면, 화상통화의 방식과 속도에서 엄청난 변화가 예상됩니다. 지금의 화상통화는 카메라를 통해 사물을 인식하고 그것을 전기신호로 변환해서 전송해야하는데, 이때 동영상을 압축하는 포맷이므로 전송해야할 데이터의 용량이 많아져 데이터 지연이 일어나 화상이 끊어지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물론 전송속도를 더욱 높이면 되겠지만 현재 초고속 유선 인터넷에서도 화상채팅의 화질이나 프레임의 품질은 그리 높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EEG 기술을 응용해 최초의 캐릭터만 전송한 후에 그 다음부터는 내 뇌파의 신호를 인식시켜 전송하면, 상대방은 그 뇌파를 근거로 초기에 전송받은 캐릭터에 시시각각 전송되는 EEG정보만 조합해 표정이나 상태, 행동을 인위적으로 조작한 가상의 상대를 보고 통화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극악한 환경(144Kbps)에서도 실시간에 가까운 고화질의 화상통화가 가능해지며, 게임에 응용한다면 디스플레이 기기를 별도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어느 곳에서나 생각이 가상공간에 그대로 반영되어 플레이어가 직접 캐릭터가 되는 실시간 대전게임도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한 단계를 더 발전하면 생체전기를 기본 전원으로 사용하게 되는 마이크로 칩을 귀나 뇌에 이식(移植)해서, 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뇌파를 인식해서 전달하고 수신하는 형태까지의 진화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된다면 스팸에 대한 스트레스나 24시간 온라인 상태에 노출되는 불편함이 있으므로,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스위치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외부 기기에서 내부에 삽입한 칩의 메모리나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어야 하므로 어찌 생각해보면 이미 휴대폰의 기능을 뛰어넘는 인공두뇌를 하나 추가해 달고 다니는 격이 되는 것입니다.

문명이 더 발달한다면, 더 작고 더 집적도가 높은 칩을 개발하여 신생아 상태에서 의무적인 이식이 이루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칩은 통신의 기능 외에도 개인 신상정보를 모두 포함한 인식표가 될 것이고, 고유의 주파수를 지닌 GPS 기능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뇌파에 의한 자동 조난신호가 발생할 것이고, 위성 시스템에서는 수신 즉시 적절한 기관으로 위치와 상태 등을 자동으로 전해서 구조(救助)가 이루어 질 것입니다. 물론 범죄나 범죄의 사전 모의조차 국가기관에 고스란히 도청이 될 것이기에 그 역기능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어쩌면 사생활 보장을 위해 개인화 통신기기는 개인의 선택으로 이식(삽입)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위험한 곳을 여행하거나 우주로 탐험을 떠날 때 인체 이식형이 아닌 초소형 캡슐을 귓속에 밀어 넣는 임시 부착형으로 발전하게 될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삽입 형이든 부착 형이든 모든 과정은 필연적인 반대에 부딪치게 될 것이고, 언제나 그렇듯 정부와 국민사이에는 일정한 협약이 이루어지고 결국에는 정부의 말에 반신반의하면서도 법제화가 이루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도 휴대폰으로 사생활의 상당부분을 침해받고 있다고 하면서도, 과감하게 그 휴대폰을 장롱 속에 처박는 용기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스타트랙이나 스타워즈에서 보면 이런 개인의 침해를 걱정해서인지 매우 원시적인 통신 수단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 정도까지 과학이 발전하지 않는 단계에서도 통신기기는 이미 초소형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휴대폰 사용이 일반화된지 딱 10년이 지나는 동안 휴대폰이 얼마나 진화했는가 되돌아보면, 앞으로 10년 후 얼마나 진화할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는 불과 10년만에 DMB와 화상통화가 가능하다고 예상하지 못했듯이, 향후 10년이 지났을 때 휴대폰이 인체에 삽입되어 있다는 예측도 불가능한 비현실로 느껴질 것입니다.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나 황의 법칙(Hwang's Law)은 반도체의 집적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에 영향을 받은 통신기기와 매년 새롭게 개발되는 생체공학기술들을 보면 10년, 20년이 지나기 전에 유기체로 이루어진 저장장치나 생체 부품들이 나와서 인체에 거부반응 없이 삽입되어 우리 몸의 일부로 인식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런 기술의 발달은 '전적인 부정이나 긍정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불편한 반면 편리하고 편리한 반면에 불편한 두 가지 면을 동시에 지닌 야누스'와 같습니다. 다만 바란다면 이러한 기술과 과학의 발전에 약간의 인간미가 풍겼으면 좋겠습니다.


만약에 지금 당장 휴대폰과 전화를 끊고, 인터넷을 끊고, 전기마저 없다면 며칠을 버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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