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은 왜 나타나지 않을까? 2 에서 이어집니다.

국부은하군(局部銀河群)은 우리 은하가 포함된 은하군으로, 크고 작은 40개 이상의 은하로 이루어져 있는데, 지름은 1천만 광년으로 무게중심은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의 사이에 있습니다. 우리 은하에만 항성이 2000억 개에서 4000억 개가 존재하고 있는데, 국부은하군에는 얼마나 많은 별이 있으며 그 속에는 또 얼마나 많은 문명이 명멸해 갔을까요?

만약 우리 은하계에서 문명을 이룬 존재가 유일하게 우리뿐이라면, 우리는 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안드로메다 은하(M31, NGC 224)에서 문명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을 만나기 위해서 우리는 광속으로 여행한다고 해도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길고 긴 250만년의 세월을 달려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은하계의 모든 별은 우리에게서 7만 광년 내에 위치해 있으므로, 이 안 어딘가에서 새로운 문명을 만나길 기대합니다.



7. 우리가 성장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문명의 유년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100만 년 전 우리가 아직 사물과 환경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던 유아기 또는 영아기 때에 외계인은 지구를 발견하고 이곳에 방문을 하였습니다. 그 당시 인류에게 외계인이란 그저 낮선 생물체로 비치거나 종교적인 차원의 숭배의 대상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그들이 우주선을 타고 날아다닌다고 해도 비행에 대한 아무런 원리를 모르는 원시 인류에게는 신기할 뿐이지 충격적인 현상이 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한 비행체가 자주 목격되었다면 신기하지도 않는 번개나 화산분출 같은 자연 현상의 하나로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외계 문명이 접촉해 왔다고 해도, 그 접촉한 문화권은 교통과 통신수단의 부재로 극히 부분적인 지역에 한정되었을 것이고, 그들이 목적을 달성한 후 떠나자, 달리 기록할 수단이 없었으므로 구전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잊혀졌고, 그저 동굴의 벽화 정도로만 남아 있게 되었을 것입니다.

외계인의 입장에서 지구는 문명의 걸음을 떼는 단계이므로 억지로 달리기를 시킬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으로 성장할 때를 기다리면서, 단계에 따라 적절한 영양분을 공급해주고 필요한 철학적 성숙을 돕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우리 문명의 발전 단계를 보면 특정 시기마다 이해하기 어려운 놀라운 성장을 해왔는데, 어떨 때는 정신적인 면의 천재가, 어떨 때는 정치적인 부문의 천재가, 때로는 예술적, 과학적 천재가 등장하여 그 발전을 주도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우리는 지구의 전 역사와 맞먹는 과학적인 성과를 불과 몇 백년 만에 이루었습니다. 그 성장의 원동력을 자세히 살펴보면 인류 역사에서 몇 백 년에 한두 명 나올 법한 천재들이 동시대에 수백 수천 명이 등장하여 경쟁적인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최소한 우리보다 수 만년 앞선 어떤 선구자의 인위적인 조작과 개입이 있다는 생각마저 들고 있습니다. 그들의 개입은 파멸을 전제로 하는 것이 결코 아니며, 매우 조심스럽게 인류를 다루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어두운 골목 끝에 숨었다가 갑자기 나타나면 어린 아이가 놀랄까봐 아주 서서히 그 아이가 자신을 발견해도 놀라지 않을 때까지 끈기 있게 기다리는 듯 배려를 하고 있습니다. 원시 인류와 달리 사고의 폭과 시야가 넓어졌으나 아직 우주에 대한 경험이 미숙한 유년기의 인류에게 그들은 접촉이 가져올 문화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중일지도 모릅니다.

옆집에 사는 아이가 자신과 비슷할 것이라는 인류의 막연한 상상이 무참히 깨어질지도 모르기에 그들은 우리가 다양한 경험을 통한 지식축적과 새로운 개념을 확립할 때까지 은연중에 간섭과 개입을 하여, 지구를 몇 번이나 조각낼 양의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가 몇 번의 자멸 위기를 맞을 때마다 도움을 주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개입을 했다면 지금이 가장 적극적인 시기로 보입니다. 그건 우리 인류가 그들의 기준에 근접했음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고, 곧 다가올 첫 만남의 충격을 줄이기 위하여 활발하게 UFO의 실체를 고의적으로 노출시키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공식적인 존재 확인은 한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루어질 것입니다.



8. 관찰만 하고 있다.

우리가 우리보다 못한 문명을 본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과거 스스로 문명인이라고 자처한 서양의 개척자들이 오지를 탐험하면서 사람을 제물로 바치거나 식인하는 풍습을 보았을 때 끔찍함과 함께 대단한 적의를 드러내었습니다. 몇 백 년 전만 하더라도 노예는 사람이 아닌 소유물의 개념이었는데, 지금은 그와 같은 제도를 반인륜으로 규정하고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일반으로 인정하는 여러 제도와 풍습과 행동양식이 100년 1000년이 지나면 어떻게 변할까요? 먹기 위해 소를 도살하는 행위가 미래에는 식인풍습만큼이나 잔인하고 끔찍했던 역사로 비춰질 수도 있으며, 남녀의 결혼이 노예제도만큼이나 원시적인 구속행위로 인식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인간과 달리 다른 야생의 동물의 약육강식의 행위는 모두 정당화되고 자연적인 생태구조로 인정이 되고 있습니다.

오래전 지구를 찾아왔던 그들도 우리의 풍습과 행위가 그들의 기준에서는 너무나 원시적인 악습과 비효율적인 제도라고 여기며 치를 떨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워낙 진화한 도덕성 때문에 인류의 잔혹성조차 방해할 수 없어 그냥 관찰만 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또는 세렝게티 공원의 관찰자처럼 문명의 발달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자연법칙이라 여기고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도 아니라면 지구의 문명이 그들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반 문명적인 양상을 보이지만, 그냥 변방의 이러한 문명에까지 간섭할 마음이 들지 않으므로 조용히 살피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방문 목적대로 관찰을 기록하여 백과사전 목록에 수록하고 있을 것입니다.



9. 발견했지만 올 수가 없다.

얼마 전 NASA에서 전송한 비틀즈의 노래가 북극성에 도달하는 것은 431년 후입니다. 북극성에 문명이 있다면 그들은 서기 2439년에 이 신호를 받고 즉시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향해 출발할까요? 광속의 1/10의 속도를 낸다고 해도 지구까지 오는 데는 4300년이 걸리는 일이고 광속의 50%를 낼 수 있다고 해도 2200년은 족히 걸리는 거리입니다.

반대로 지금 우리가 북극성에서 보낸 인사를 수신했고, 광속의 우주선이 있다고 해도 북극성을 향한 여행에 지원자가 나올까요? 현재 우리의 과학으로는 명왕성까지 가는 데만도 10년이 걸리고, 그 시간을 단축한다고 해도 높은 가속력으로 인간은 탑승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발견과 접촉은 서로 다른 것입니다. 지금 당장 10광년 내에 문명이 확실히 존재하는 행성을 발견했다고 해도 인류의 과학이 최소 몇 천 년을 더 발달하지 않는 이상 접촉할 기회는 없을 것입니다. 그들이 우리보다 몇 천 년 앞섰을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그랬다면 우리는 이렇게 힘들이지 않고도 이미 그들의 존재를 발견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태양계 주변 몇 십 광년은 문명의 불모지이며 그 이상 거리의 문명이라면 현실적으로 접촉이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은하의 별들은 은하의 중심부를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으며, 은하 중심부에는 초거대 블랙홀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별들의 공전속도는 중심과 떨어진 거리와 상관없이 초속 200~250km로 일정하기 때문에 공전주기는 은하의 중심에서 떨어진 거리에 거의 비례합니다. 은하 중심에 가까운 곳의 별은 공전시간이 짧을 것이고 먼 위치일수록 공전 시간은 길어집니다. 우리 태양계의 경우 은하계를 공전하는 데에 2억 2600만년이 걸리며, 태양계의 나이로 봤을 때 지금까지 25번 공전했을 것입니다.

과거 몇 천만 년 전에 외계인이 지구를 방문했었다면 그것은 태양계의 위치가 지금과 달랐을 때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행성의 이동위치를 고려하여 정해진 시간 안에 지구를 떠나야 했을 것입니다. 그들의 행성은 우리와 다른 나선 팔에 위치해 있고 중심부와의 거리도 달라서 공전시간의 차이로 인하여 지금은 우리와 반대편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지구를 기억하고 있다고 해도 다시 지구를 방문할 수 있는 것은 서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게 될 1억년 후가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귀에 들리는 선율은 감미롭다.
그러나 들리지 않는 그것은 더욱 그러하다. -존 키트-


- 외계인은 왜 나타나지 않을까? 4 로 이어집니다.

'비과학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명(文明)의 비밀 3  (30) 2008.03.14
문명(文明)의 비밀 2  (23) 2008.03.13
문명(文明)의 비밀 1  (45) 2008.03.11
외계인은 왜 나타나지 않을까? 4  (48) 2008.03.02
외계인은 왜 나타나지 않을까? 2  (34) 2008.02.29
외계인은 왜 나타나지 않을까? 1  (56) 2008.02.28
모든 진실이 깨어질때  (20) 2008.02.25
휴대전화의 진화  (37) 2008.02.22
:
free counters
BLOG main image
樂,茶,Karma by 외계인 마틴

카테고리

전체 분류 (386)
비과학 상식 (162)
블로그 단상 (90)
이런저런 글 (69)
미디어 잡담 (26)
茶와 카르마 (39)
이어쓰는 글 (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website stats



Total :
Today : Yester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