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 4(Indiana Jones 4)크리스탈 해골의 왕국(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이라는 긴 부제를 가지고 있는데 제목에서와 같이 수정해골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시리즈의 1편인 레이더스를 단체관람한 것이 빡빡머리 중학생이던 1981년이니 27년 만에 그 시리즈의 마지막을 본 것이네요. 개인적으로 역사상 최고의 어드벤처 영화 시리즈로 '인디아나 존스'를 꼽고 있었으므로 개봉을 기다려 왔고, 드디어 오늘 보았습니다.


인디아나 존스 4는 19년전 개봉되었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3편인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에서와 마찬가지로 조지 루카스(George Lucas)와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와 해리슨 포드(Harrison Ford)가 손을 잡고 만들었으며 다수의 출연진과 제작진도 고스란히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으며, 영화 속의 배경도 3편 이후 19년이 지난 시대를 다루고 있습니다.

인디아나 존스 4는 인디아나 존스 3 이후에 만들어진 인디아나류의 모험물에 비해 그다지 뛰어나지도 않으며 섬세한 CG나 박진감도 다소 떨어지는 편입니다. 툼레이더(Tomb Raider) 시리즈처럼 빠르게 진행되지도 못하고, 라라 크로프트의 화려하고 멋진 액션도 없고, 내셔널 트레져(National Treasure)처럼 복잡한 시리즈를 정교하게 풀어가지도 않습니다. 만약 그런 모험물을 기대한다면 인디아나 존스 4는 결코 만족을 주는 영화가 아닐 것입니다.

이미 70을 바라보는 해리슨 포드가 영화 속에서 다소 실수를 하며 스스로 예전만 못하다고 투덜대기도 하듯 영화의 출연진 대부분은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며, 그런 만큼 영화는 활력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해리슨 포드는 인디아나 존스에 가장 잘 어울리며 인디아나 존스 역을 멋지게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나이에 걸맞게 약간 부드러워지고 여유를 지닌 채 사건을 하나씩 풀어가는 모습은 오랫동안 기대했던 인디아나 존스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주었습니다.


인디아나 존스 (2세)는 마샬 대학에서 고고학 강의를 하며 지내고 있고, 시리즈의 3편에서는 나치가 악당으로 그려졌다면 1957년이 배경인 4편에선 소련이 상대해야 할 적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소 대립의 시기에 있었던 핵폭탄의 실험 과정과 그 속에서 그와는 별개로 진행되는 음모가 인디아나 존스 4의 주된 스토리입니다. 유명한 로스웰 사건의 잔해를 찾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되며 제목에 나오는 크리스털 해골(Crystal Skull)
과 얽힌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악당과 맞서는 모험을 하고 마침내 최후에 이르러 크리스털 해골의 놀라운 비밀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흥미를 가진 부분 중에 하나도 바로 크리스털 해골이었습니다. 모스 경도(Mohshardness)로 7도나 되는 수정(Crystal)은 보통의 칼이나 도구로는 표면에 흠집하나 낼 수 없을 정도이기에 현대의 기술로도 이와 같은 가공이 쉽지 않은데, 이미 수천년 전의 고대인들은 수정을 원하는 모양으로 세공했습니다. 크리스털 해골의 기원은 최소한 마야 문명 이전으로 현재까지 30여개가 발견되었으나 그 가공의 비밀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는데, 이와같이 그 시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공적인 가공 출토물을 일컬어 오파츠(OOPATTS : Out of Place Artifacts)라고 합니다.

     

크리스털 해골은 1927년 마야 고대도시 루바안탄(Lubaantum) 유적에서 F.A. 미첼 헤지스 박사에 의해 첫 발굴 되었으며, 이후에 몇몇 해골들을 과학적인 분석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영화에서 해리슨 포드가 말했듯- 이 크리스털 해골들은 단 한 개의 수정으로 만들어졌기에 이음매가 없으며, 수정의 결인 자연적으로 생성된 축을 무시하고 가공되어 있습니다. 현대의 기술로도 자연축을 무시하고 수정을 가공하면 균열이 생기거나 쪼개지기 마련인데, 마야 문명 또는 그 이전에 존재했던 미지의 문명은 그들만의 숨겨진 기술로 이 수정해골을 완성시켰던 것입니다.

1970년 미술복원 전문가인 프랭크 돌랜드는 휴릿 패커드 연구소에서 이 수정해골을 검사를 했는데 세공흔적을 찾기 위해 표면을 현미경으로 샅샅이 살폈으나 미세한 흠집도 찾아낼 수가 없었기에  대체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내었는지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프랭크 돌랜드는 '다이아몬드로 깎은 다음 수정가루가 섞인 물로 매끄럽게 다듬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했지만, 이 방법으로 기계를 빌리지 않고 수정해골을 완성하려면 3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크리스털 해골은 현대의 기술로 만들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털 해골은 사람의 두개골을 완벽하게 재현한 형태에서부터 인디아나 존스에 나오는 것처럼 마치 외계인 머리같은 특이한 형태를 한 것도 있는데, 영화에서는 그 이유와 의미를 아주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미 로스웰 사건과 관련된 내용이 나오므로 눈치 챘겠지만, 영화는 또 다른 해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3개의 해골이 자연에너지를 모은다는 고대의 전설과 의식을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하고 있으며, 다수의 고대 문명이 지니는 비밀과 신화에 대하여서도 재미있는 곳에서 근거를 찾고 있습니다.


영화가 재미있다 없다에 대한 것은 관객의 시각과 관점과 기대감, 누구와 보느냐, 스토리와 관련된 추억등에 의해 달라지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척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그리고 영화 전체적으로 이어지는 아날로그적인 장면들은 오래 전 레코드 판을 턴테이블에 걸어서 지지직 거리는 잡음과 함께 듣는 음악같은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취향에 잘 맞는 소재와 향수를 자극하는 배우와 가슴을 들뜨게하는 음악이 좋았습니다. 주말에 온 가족이 함께 볼만한 영화입니다.

-오랜만에 짧은 글 하나를 추가했습니다. 일이 생각보다 잘 풀리지 않아서 복귀가 늦어지고 있지만 곧 매일 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리고 모두 보고 싶습니다.

:
free counters
BLOG main image
樂,茶,Karma by 외계인 마틴

카테고리

전체 분류 (386)
비과학 상식 (162)
블로그 단상 (90)
이런저런 글 (69)
미디어 잡담 (26)
茶와 카르마 (39)
이어쓰는 글 (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website stats



Total :
Today : Yester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