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눈을 뜨면 - 1

그들이 눈을 뜨면 - 2
그들이 눈을 뜨면 - 에필로그(Epilogue)

단편 SF인 그들이 눈을 뜨면이라는 습작은 몇몇 사이트에 올려져 의외로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내용에 대한 부연적 설명을 부탁받아 에필로그(Epilogue)를 작성합니다.

그들이 눈을 뜨면화성금성달의 탄생에 대한 의문의 해답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은 가장 많은 의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달은 태양크기의 약 400분의 1이면서, 지구와 태양과의 거리의 400분의 1 지점에 위치해서, 모자람도 넘침도 없는 완벽한 개기일식을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자전과 공전주기의 기이한 일치로 우리는 늘 달의 한쪽면 밖에 볼 수 없기에, 달 뒤편에는 인공구조물이 존재하거나 달 자체가 거대한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이라는 음모론을 낳기도 했습니다. 달은 수십억년전 우주에서 날아온 화성만한 크기의 테이아(Theia)라는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며 생겼다는게 주도적인 학설입니다.

화성의 하루는 24시간 40분이며 자전축은 25도 만큼 기울어져 있어서 놀라울 만치 지구와 비슷합니다. 약 40억년 전에는 태양풍을 막을 수 있을 강한 자기권을 가지고 있었는듯 하기에, 원시태양계에서 문명이 탄생할 가능성이 가장 컸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야기는 40억년전 화성에서 독특한 형태의 생명체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시작됩니다. 이 불사지체의 생명체는 화성이 급격히 식어가고 생존환경이 열악해지자 다른 행성을 개조할 계획을 세웁니다.

이들은 당시 태양계에 산재하던 수많은 혜성의 궤도를 장시간의 관측을 통해 정확히 계산해 내고, 그중 테이아(Theia)가 몇 만년에 한 번 있을 법한 근접궤도로 내행성계를 지나갈것을 알아냅니다. 현재 화성에는 포보스데이모스라는 두개의 위성이 있는데, 그중 데이모스는 마치 무언가에 맞아 깨어진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설에서는 당시 화성에는 3개의 위성이 있었고, 고대화성인들이 위성 3개중 하나를 개조해서 헤성과 충돌시켜, 테이아의 궤도를 0.1도 정도 수정하므로 지구와 충돌시킵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파편은 궤도를 수정해둔 데이모스로 쏟아져 화성은 무사하게 됩니다.

화성인의 정확한 궤도수정으로 테이아와 지구는 충돌했고, 그들의 계산대로 지구의 자전축은 화성과 비슷하게 기울게 됩니다. 소설에서는 고대의 지구는 지금보다 크기가 작았으며, 지름 70km 정도인 위성도 있었다는 가정을 했습니다. 화성인들은 이 위성을 개조해서, 테이아와 지구가 충돌시 발생한 암석가스를 흡수하고, 달의 크기와 질량을 조절합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에 걸쳐 50억년 후까지의 중력과 자전과 공전주기까지 계산하고 달의 개조를 완료합니다.
 
금성은 지구와 여러면에서 유사하여 때때로 쌍둥이라고 표현될 정도입니다. 지름은 지구에 비해 겨우 650km 작을 뿐이며, 질량은 지구의 80%입니다. 화성인들은 당시 지구와 테이아의 충돌시 발생한 충격파를 교묘히 이용해 금성에 있었던 두 개의 위성중 한 개를 자폭시켜 화성과 충돌시킵니다. 현재 금성에는 위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소행성 2002 VE68이 금성과 유사위성궤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설에서는 당시 한 개는 자폭시키고, 나머지 한 개(VE68)가 궤도를 이탈한것으로 그렸습니다.

그리고 금성 궤도의 신비(지구와의 회합 주기인 584일이 금성의 태양일 길이의 다섯 배와 일치)도 테이아와의 충돌을 고려한 화성인의 고의적인 조작으로 표현했습니다.

금성225일을 주기로 공전하고 243일을 주기로 자전하는데 태양계의 행성 중에서 가장 느린 자전 속도입니다. 원래 금성의 자전이 20시간이 었는데, 이때의 계산착오로 자전축 기울기가 달라졌고, 핵대류에 이상이 생겨서 하루가 1년보다 더 길어집니다. 그리고 이런 작은 계산오차로 인해 5억년을 계획한 동면이 39억년이 되었고, 자체적으로 발생한 지구의 문명이 이들과 조우(遭遇 first contact)를 앞두고 이야기의 끝을 맺었습니다.



하루만에 구상에서 마무리까지 하다보니 어설픈 부분이나 설정이 많이 있는데도, 많은 분들이 격려와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그들이 눈을 뜨면에서는 고의적으로 지구문명의 수준을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이 단편을 다른 장편의 프롤로그(prologue)로 삼아 이야기를 전개해 보고픈 욕심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화성인의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시켜 지구의 대항가능성을 열어 두었고, 우주의 우연이 두번이나 반복되었음을 강조해서, 태양계 바깥 어디에선가 우주의 우연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복선을 깔았습니다.

First-contact는 SF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식상한 소재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100년도 더 된 우주전쟁에서 보여준 일방적 침공으로 이루어지는 외계와의 첫 대면에서, 그레고리 벤포드가 발상한 아쉬운 조우, 용의 알에서와 같이 지구의 영향으로 눈을 뜬 중성자성의 생명체, 아서 클라크의 놀라운 지성체와의 조우, 또는 오버로드같은 기묘하고 신비한 문명의 전도자와의 만남 등에서 처럼 First-contact는 실제로 외계문명과의 첫조우가 이루어지지 않는한, 영원히 SF의 두근거리는 소재가 될것입니다.  상상으로 만들어 낼수있는 우주의 지성체는 아직도 무궁무진하기에 First-contact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우리를 충분히 흥분시켜 줄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태양계 내부에서 발생한 40억년전 문명과 현생 문명의 대립도 매우 흥미롭다고 여겨집니다. 우리 인류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 진화했고, 전혀 다른 형태로 존재하는 고대화성인과의 만남은 분명 생존싸움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의외의 상황으로 서로 공생관계를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열을 에너지원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충분한 에너지을 보상한다거나, 의외의 제3세력(문명)의 개입으로 지구인과의 화합이 필요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차원(異次元)적인 시간의 구성이나 새로운 에너지 축약기술 등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준비하고 있지만, 과학적 지식이 부족한 이유로 구체적인 구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스페이스 오디세이, 라마, 파운데이션과 같은 위대한을 꿈꾸어 보고싶습니다. 먼 훗날이 될지도 모르지만 이야기가 완성되면 블로그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덧) 제 주변에는 SF에 대한 관심을 가진 사람이 전혀없습니다. 그래서 기술적인 부분이나 기타 아이디어에 대한 지적이나 도움이 필요하지만 , 받을 곳도 없고, 나 자신도 아는것이 없어 지난날을 후회하게 됩니다. 좋은 아이디어나 이야기 전개에 대한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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