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마이드(bromide)는 브롬화은을 감광제로 하여 만든 고감도의 확대용 인화지. 또는 그 인화지에 현상한 색이 변하지 않는 사진입니다. 배우·가수·운동 선수 등의 초상 사진에서 영화의 포스터도 브로마이드의 일종이라 볼 수 있습니다.
보통 극장에서는 개봉영화나 예고편 영화를 천이나 플라스틱 같은 롤필름 재질에 인쇄를 하는데, 영화가 끝나면 자료용으로 보관을 하기도 하지만,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경우는 한 달만 모아도 수십편이 넘는 영화가 개봉되기 때문에 대부분을 한 번 사용하고는 그냥 버리고 있습니다. 이런 실사 간판의 크기는 일반적으로 150cm * 250cm 정도이며 더 큰 것은 300cm * 250cm 정도로 포스터 하나의 무게만도 2kg이 넘기도 합니다.
일부의 매니아들은 영화 포스터를 취미로 수집하기도 하는데, 잘나가는 영화의 포스터는 액자에 넣어 2~5만원에 거래가 된다고 들었습니다. 60 * 80cm 정도의 포스터 가격치고는 상당히 비싼 가격 같지만 희귀한 포스터는 그 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 진다고도 합니다.
저야 영화에 대한 열열한 팬도 아니고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보물찾기를 즐기는 사람입니다. 극장에 걸렸다가 내려 온 초대형의 포스터(간판)는 매우 희귀할 뿐만 아니라, 디지털 실사출력을 하기 때문에 그 크기에 비해 매우 높은 고해상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의 영화는 개봉할 때에 배우나 감독들이 직접 홍보차 방문을 하면서, 친절하게도 포스터에 친필 싸인을 남기기도 합니다. 이 정도라면 포스터(간판)는 레어를 넘어 유니크한 아이템이 되는 것입니다.
포스가 느껴지시나요? 네 귀퉁이를 밟고 있는 사람의 발을 보시면 250cm의 크기를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파트 거실의 높이가 220~40cm 정도이므로 이 포스터는 아파트에 걸 수도 없는 정도입니다. 자~ 일단 몇개의 포스터를 공개하겠습니다.
2006년에 개봉한 각설탕의 포스터 중, 임수정의 싸인이 있는 부분만 확대를 한 것입니다. 2006.8.7 이라고 싸인한 날짜를 남겼네요.
2004년에 개봉했던 양동근, 황정민 주연의 코믹 액션 영화 마지막 늑대의 포스터 입니다. 워낙 크기 때문에 황정민 부분만 촬영했습니다. 솔직히 영화는 별로였고, 당시에는 황정민도 그리 유명한 배우가 아니었습니다만 지금에 와서 빛을 발하게 되었습니다. 옆에 양동근의 친필싸인도 있습니다.
최민수 조재현 주연의 청풍명월(Sword in the Moon, 2003)의 포스터이며, 두 배우의 싸인이 남아 있습니다. 돌돌 말아 두었더니 접힌 자국이 남았있습니다.
2004년 개봉작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의 전지현입니다. 싸인도 이쁘네요 ^^;
장혁도 자신의 얼굴 아래 부분에 싸인을 했습니다. 큰 딸이 가장 아끼는 포스터입니다.
왕의 남자 포스터 입니다. 감우성과 정진영의 싸인이 있는데 아쉽게도 이준기의 싸인이 빠져 있습니다. 크기는 다른 포스터를 두개 붙인 300cm * 250cm로 웬만한 곳에는 걸거나 붙일 수도 없기 때문에 그냥 말아서 보관중입니다.
요즘 파문을 일으키는 진관희가 유덕화, 장학우, 여문락 등과 함께 출연했던 영화 강호의 포스터입니다. 싸인은 없지만 벽에 걸면 강력한 포스가 팍팍 느껴집니다.
2002년 개봉한 안성기, 최지우 주연의 피아노 치는 대통령 포스터입니다. 안성기와 최지우의 친필 싸인이 있는데 날짜와 극장 이름까지 써 두었습니다. 겨울연가의 국제적인 수출로 최지우 싸인이 가치를 더 해주고 있습니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사람이 직접 그리던 화공간판은 거의 사라지고, 지금은 실사 출력한 간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끔 뉴스에 소개되는 마지막 남은 화공이라는 기사를 보면 약간의 서글픔도 느껴집니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화공도 사라지는 직업 중에 하나가 되어 버렸습니다. 요즘처럼 극장 하나에 여러 편의 영화가 상영되면 사람이 그리기에는 무리도 따를 것이고, 또 실사로 출력하는 것이 선명하고 더 빠르고 저렴할 것입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라고 보여 집니다.
비록 실사 간판이 직접 그린 간판에 비해 인간미가 떨어지지만, 보다 정교하게 인쇄된 포스터를 통해 저같은 사람에게 간판의 흔적을 남겨 주고 있습니다. (나에게는 보물이죠)
위에 소개하지 못했지만, 말죽거리 잔혹사(2004)의 권상우나 태풍(2005) 포스터의 장동건은 정말 작품이더군요. 또 외화 중에서 히어로물은 압도적인 화면구성으로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런 포스터들은 무게와 크기 때문에 보관이 쉽지 않아서 늘 눈치를 봐야만 합니다. 딸애가 농담삼아 던지는 팔아서 반타작이라는 말에 가슴이 털컹 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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