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간히 포스트 끝에 말을 했지만 지금 있는 곳이 워낙 두메이다 보니 주변에 슈퍼마켓이나 담배가게도 없어서 간단한 생필품을 구하려고 해도 차를 타고 한참을 나가야 합니다. 인터넷이 연결된 PC는 꿈도 꾸지 못하기에 가끔 시내에 들렀을 때 시간이 있으면 피씨방에서 그 동안 밀린 포스트를 후다닥 작성하여 올리는게 전부입니다. 휴대폰의 수신 안테나도 겨우 한 두칸 정도 뜨는데 종종 운이 좋으면 세 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블로그를 관리한다거나 댓글을 다는 것은 거의 미루게 되었고, 포스트의 발행율도 일주일에 하나 정도로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덕분에 밀렸던 책은 거의 다 읽을 수 있었고, 휴대폰에 저장해 두었던 30여권의 책도 진작에 끝을 보았습니다. 그렇다고 문화생활이 오직 책 뿐인 것은 아닙니다. 하루에 두 시간 정도 충분히 인터넷으로 접속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쓰기보다는 읽기와 듣고 보기 중심으로 단조로운 편이지만, 예전 같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 가능해졌기에 쓸쓸하고 적막했을 두메생활을 나름대로 단절없이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도심속에 있을 때에는 오즈(OZ)가 편리하기는 했지만 꼭 필요한 서비스라기 보다는 유용한 서비스에 불과했으나, 이곳에서는 너무나도 절실하고 사랑스러운 연인같은 서비스입니다. 마치 무인도에 표류했으나 라디오를 통해 세상 소식을 들을 수 있게 된 기분이라고 할까요?
가끔 소액을 송금하러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었는데 눈이라도 오는 날에는 그것도 거의 불가능했습니다만, 이제는 금융칩이 필요없는 VM모바일뱅킹으로 따뜻한 방안에서 한발작도 움직이지 않고도 모든 것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또 유튜브의 최신 영상이나 정글고등학교도 감상하고, 구하지 못했던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도 모바일북으로 받아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블로그의 댓글도 읽고 종종 이웃 블로그를 방문해서 댓글을 쓰기도 하면서 마틴이 죽지않았음을 흔적으로 남길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월 6천원으로 이런 저런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물론 이런 것들 외에도 LGT의 오즈를 활용하는 방법이 엄청 많지만, '단절되지 않는다'는 이 한 가지 보다 중요한 것은 없는 듯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살기에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져 있지만, 인터넷이 없는 곳에서 살아가야 한다면 어떨 것 같은가요? 흔할 때는 그 필요성을 잘 몰랐는데 막상 없으니 대단히 아쉽고 답답한 게 정말 무인도에라도 온 기분이었습니다. 여튼 고맙다는 말이라도 하고 싶네요.
잠시 피씨방에 왔는데 한 시간도 못채우고 나가야 하네요.
모두 건강하세요.
'블로그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본스킨 방명록에 비밀글 체크 버튼 달기 (22) | 2009.01.25 |
---|---|
티스토리 초대장 드려요(종료) (171) | 2008.12.30 |
2008 한RSS 新 우수블로그 그리고... (22) | 2008.12.28 |
2008 티스토리 우수 블로그 (36) | 2008.12.24 |
티스토리와의 인터뷰 (20) | 2008.10.25 |
Daum 권리침해신고센터에서 온 편지 (90) | 2008.10.21 |
구글 수표를 환전했습니다. (41) | 2008.10.03 |
초대장 10장 나눠드립니다. (59) | 2008.08.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