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빨라진 시간만 봐도 하나의 주기가 마지막에 이르렀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시간이란 것이 흐르는 것도 아니고 어떤 속도를 가진 것도 아닐 것인데도, 항상 우리가 정한 약속의 주기, 기간, 순환의 끝이 임박하게 되면 그것을 인지하는 상태가 달라지나 봅니다. 유독 어려운 해의 끝자락이라 그런지 해마다 불이나게 걸려오던 전화도 뜸하고, 다이어리를 복잡하게 장식하던 송년회니 신년회니 하는 모임에 ㄷ한 메모도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현실과 다른 또 하나의 세계인 블로고스피어에서도 연말을 맞이하면서 각종 기록이나 순위를 매겨서 발표하고 있는데, 이름없는 블로그였던 '외계인 마틴'도 운이 좋은 덕분에 몇 몇 사이트에서 살짝 살짝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외계인 마틴이 유명 인기블로그 -일명 스타 블로그-라던가, 블로고스피어에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파워블로거가 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강호(江湖)에는 드러난 영웅보다 숨은 기인이사(畸人異士)가 더 많다고 합니다. 블로고스피어의 세계에도 나와 같이 무명(武名)을 날려보려는 신출내기 보다는 은거한 채 명리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정진 중인 진정한 고수들이 득실거리고 있습니다. 아무튼 빙산의 일각이란 말처럼 드러난 일부가 무림(武林)의 전체가 아니지만, 보이지 않게 물 속에 잠겨있는 더 큰 무리들의 부력 덕분에 '외계인 마틴'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었습니다. 몇 몇의 주관적인 선정이기에 전체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림에서도 4봉 9룡이니 백대검객이니 하면서 표면적인 얼굴마담을 내세우는 것이 다반사이듯, 선정 자체에 대하여서는 큰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2008 한RSS 新 우수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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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빈번하게 교류하던 분들도 많이 보이시고, 자주 방문해서 고개를 주억대게 하는 감탄스런 포스트를 쓰는 존경스러운 분들의 블로그도 보입니다. 블로그를 기록하면서 이렇게 멋진 기사를 쓸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잊어버리고 넘어갔었는데 ...
'외계인 마틴'이 다음블로거뉴스의 2008 블로거기자상 후보에 올랐었더군요. 블로거뉴스에 가입한 10만 블로거 중에서 40여명의 블로거기자가 후보로 선정되었는데, 그 중에 '외계인 마틴'이 포함되었다니, 정말 멋진 일입니다.
당연하게도 저는 아무런 수상을 하지 못했으나, 수상하신 분들을 보면 역시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뚜렷한 의식을 가진 우수한 양질의 포스트를 지속적으로 생산해 내는 블로거들이었습니다. 이런 분들과 함께 후보에 올랐다는 자체가 영광이기에 이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화면을 간직하기로 했습니다.
2008년, 꾸준하지도 못했고, 열정적이지도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매우 행복했습니다. 특이한 상상과 소재들을 용납해 주시고, 이해해 주시고, 성원해 주신 모든 이웃과 구독자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2009년에는 괴설이나 변설이면 어떻고 화요호매(花妖狐魅)면 어떻습니다. 그저 포스트를 쓰는 나 자신이나 읽는 독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재미난 내용으로 채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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