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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길고 길었던 ‘문명의 여명기‘의 끝에 서있습니다. 지난 수천 년 동안 발전을 거듭해왔던 인류는 마침내 우리 이외의 존재에게로 눈길을 돌리며, 새로운 제 2의 문명기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지난 역사가 바라본 우주는 태양계와 지구가 중심이었으나, 현재의 우주에서 지구는 더 이상 우주의 중심이 아니며, 인간도 고유하고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확률적으로 흔하게 존재하는 수많은 우주 생물 중 하나일 뿐입니다. 최근 백 년 동안 우리는 새로운 모델의 우주관을 확립하며 우주의 탄생에서 미래의 우주까지 우주가 지닌 고유한 속성과 비밀에 접근해 가고 있습니다. 별을 붙잡고 있는 천정 정도로 협소하던 과거의 우주는 이미 수백광년 이상으로 확장되었고, 몇 만개에 불과하던 별의 숫자는 이제 천억의 천억 배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고대의 대부분 나라가 스스로를 하늘의 자손이고 별의 후손임을 자처하던 우주관을 지녔음에도 지금의 우리는 우주에 우리 밖에 없을 것이라는 퇴보한 발상을 더 진보한 사상인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비록 외계탐사에 쏟은 지난 반세기 동안의 노력에서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할지라도, 그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고 다른 가능성들을 제시하는 시행착오에 불과한 것이지 우주에는 우리밖에 없다는 성급한 결론의 증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프랭크 드레이크(Frank Drake)는 우주에 지성을 가진 생명체가 인간뿐이라면 너무 외로운 일이라는 생각에서 그것이 확률적으로 오히려 어렵다는 것을 증명하는 드레이크 방정식(Drake equation)을 만들었습니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은 우주에 우리 밖에 없다면 그것은 엄청난 공간의 낭비라고 했습니다. 1950년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는 이 우주에 지적 생명체가 더 있다면 우리는 왜 그들을 아직 만나지도 못하고, 흔적조차 찾지 못하는 것인지에 대한 역설적인 의문을 표시했습니다. 그때부터 많은 과학자들은 그들이 어디 있는지, 있다면 왜 찾을 수 없는 것인지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생물학자 피터 와드(Peter Ward)와 우주생물학자 도널드 브라우니(Don Brownlee)는 반세기 동안 이어진 외계의 대침묵의 이유로 우주에서 복잡한 생명체는 매우 드물다는 희귀한 지구 이론(Rare Earth)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하나의 가설일 뿐이며, 그들의 주장에는 외계의 생물도 우리와 비슷한 생물일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으므로, 결국은 우주 생물 중에서 우리와 닮을 생물이 살 수 있는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을 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 가능성이 낮은 것이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물리학자 이반 듀틸(Yvan Dutil)은 외계인이 인류가 보낸 신호에 반응이 없는 이유는 신호가 지루하기 때문이라고 했으며, 심리학자 더글라스 와코치(Douglas Vakoch)는 인류가 외계인과 교류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흥미를 끌만한 재미있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즉 우리는 외계인에게 그리 주목받지 못해서 그들의 답변을 듣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주장을 현재로서는 증명할 길이 없습니다. 어제 있었던 미디어법 관련 영상이라면 충분히 그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지도... 그래서 가장 편리한 해답은 바로 “외계인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입니다만, 이 역시도 이것을 증명하기에는 우주가 너무 넓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만 충분하다면 '외계인이 존재하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더 쉬운 일일 것입니다.

우리가 그들을 발견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공간적인 이유, 시간적인 이유, 기술적인 이유, (외계)생물학적인 이유, 철학적인 이유 등등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결국 문명의 연속성만 지속된다면 언젠가는 해결될 문제입니다. 그리고 문명이 존재하는 기간 동안에 ‘얼마나 빨리 외계 문명을 발견할 수 있는가’는 ‘얼마나 많은 비용을 거기에 투자 하는가’와 비례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만약 아무런 비용을 투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외계 문명이 우리를 발견하고 방문했을 때에만 그들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백 년 동안 더 많은 비용을 쏟아 붓는다고 해도 인류가 외계 지적 생명체의 흔적을 발견하거나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이 넓은 우주에서 누군가에게 발견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페르미 패러독스(Fermi paradox)를 풀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많은 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한 작업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우주는 대침묵(Great Silence)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메아리 없는 우주로 남아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 시대에 그들의 메시지를 듣거나 그들의 방문을 목격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들은 침묵하고 있는 것이 아닌데, 우리가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또는 그들의 소리를 듣고도 우리 관점에서 그것은 인정하지 못하고 그들의 소리를 묵살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미 그들의 메시지가 우리 곁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침묵으로 일관하는 그들과 대화하려는 인류의 노력과 그들이 정말 침묵하고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1959년 9월 미국 코넬(Cornell)대학교의 젊은 물리학자이던 필립 모리슨(Phillip Morrison)주세페 코코니(Giuseppe Cocconi)는 합동으로 권위 있는 과학 잡지 네이처
에 수소원자가 발하고 있는 21cm파의 전파신호를 통해 외계의 지적 생명체를 찾을 수 있다(Searching for Interstellar Communications)는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계획에 따라서 1960년 봄에 프랭크 드레이크는 가까운 별들로부터 오는 전파신호를 찾아보려는 독립적인 관측을 시도했습니다. 외계에 최소한 인류 정도의 지적 수준을 갖춘 생명체가 있다는 전제 하에 우주공간을 횡단하는 특정한 파장의 전파를 통해 그들의 흔적을 찾으려고 했던 이 인류 최초의 외계 지성 탐사 계획은 프랭크 봄(L. Frank Baum)의 소설에 나오는 상상의 나라 오즈의 여왕 오즈마(Ozma)의 이름을 따서 오즈마계획(Project Ozma)이라 명명되었습니다. 오즈마계획은 지름 26m짜리 전파망원경을 사용하여 1년가량 외계의 전파를 시험수신을 하였으나 유의미한 전파를 찾지 못하여 중단을 고려해야 했습니다.

비록 오즈마계획 자체는 원래의 목적인 외계 지적 생명체 탐색에 실패하였으나, 이 계획은 전파천문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과 함께 우주생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파망원경에 잡힌 온갖 전파 신호 속에서 별의 탄생이나 블랙홀에서 나오는 호킹 복사 등의 자연적인 전파와 구분되는 인공적인 패턴의 전파 신호를 가려내려던 오즈마계획의 개념은 전파를 이용한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의 기본 개념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1985년 9월에는 새로운 외계 문명 탐사계획이 시작되었습니다. 칼 세이건도 참여했던 메타(META: Million-channel Extra-Terrestrial Assay) 프로젝트는 하버드 오크리지 천문대의 지름 84피트짜리 파라볼라안테나를 이용해 우주에서 오는 100만개 채널의 전파를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1992년부터는 미항공우주국과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이 이 프로젝트를 지원하면서 매일 35GB에 달하는 외계 전파들을 분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티(SETI :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로도 불렸던 META 프로젝트는 이후 피닉스 프로젝트(Phoenix Project)로 바뀌어 200광년 안에 있는 천 개 별에서 오는 특정 대역의 전파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 SETI는 1999년부터 시작된 세티 앳 홈(SETI@home)으로 인해 일반 대중까지 동참하는 가장 대중적인 탐사 프로젝트로 확장되었습니다. 세티 앳 홈에서 소프트웨어를 받아 자신의 PC에 설치하면 PC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동안에만 자동으로 전파망원경이 수신한 신호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이 구동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17만 명이 32만대의 컴퓨터를 연결하여 외계에서 오는 신호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SETI는 이렇게 외계의 메시지를 듣기 위해서만 노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보를 외계에 전달하기 위한 시도도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아레시보 메시지(Arecibo message)입니다.



-외계문명의 대침묵(Great Silence)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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