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어떤 식으로 시작을 했건, 블로그를 채워 나가면서 여러가지 꿈을 꾸게 됩니다. 다는 아니겠지만 대다수의 블로거는 내 블로그가 블로고스피어에서 유명해지고, 내가 발행하는 포스트를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고, 나의 글을 기다리는 다수의 독자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여러 이유 때문에 열정적으로 시작했던 블로그는 정체되고, 맥이 빠지며, 의욕이 사라져 멀리하게 되어서, 어느 순간부터 생산없이 살아만 있는 좀비 블로그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지금 이 시간,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중에도 얼마전까지는 블로거였으나 이제는 순수한 독자로 돌아와 쓰는 즐거움보다는 읽는 즐거움에 심취한 과거형 블로거들도 제법 있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그리고 현재 활동은 하고 있으나 단기 미래형 좀비 블로그로 전환할 블로거도 있을 것이고, 이미 개점 휴업에 돌입한 블로거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포스팅 공황상태는 누구나 빠질 수 있으며, 거기에는 소규모 생산활동을 하고 있는 절대다수의 블로거들 뿐만 아니라, 현재 주목받고 있는 잘 나가는 인기 블로거들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주제의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일단 칼을 뽑았으면 한 번 정도는 '잘 나간다'는 소리를 들어보자는 것입니다. 물론 잘 나간다는 말의 정확한 범위는 개인적인 만족도에 기준하는 것이지만, 적어도 후세의 역사가 나의 이름을 기억하게끔 진한 흔적을 블로고스피어에 세겨둔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허나 파워블로거니 프로블로거니 하는 지칭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잘나가는 블로거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원래부터 이 바닥에는 텃세가 심하기 때문에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쳐가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잘나가는 블로거가 되기 위한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부터 나열하는 항목들은 거친 이 바닥에서 우선 살아남고, 조금씩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며, 살아남은 후에 결실을 맺을 때까지의 필요한 행동들을 생각나는 대로 쓴 것이므로 서로 상반된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글 쓰는 법을 배워라!
이제 막 블로그를 시작했건, 10년이나 블로그에 매달렸건, 당신이 잘 나가는 블로그가 아니라면 글 쓰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독자들에게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므로, 글을 잘 쓴다는 것은 글의 곳곳에 효과적인 장치를 배치하여, 독자로 하여금 내가 바라는 부분에서 감동을 받게하여, 결국에는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장편 소설도 요약해보면 그리 감동적인 부분이 없으나, 작가는 충분한 장치들을 활용하여 곳곳에서 독자들이 감동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같은 내용의 사건을 다룬 글도 누가 어떻게 썼느냐에 따라서 독자들의 반응과 대응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블로그의 바이블인 j4blog의 J준님의 블로그에는 '글쓰는 기술'에 대해 다룬 포스트만도 백여개가 넘습니다. 매우 쉬운듯 하면서도 쉽지 않는 블로그 글쓰기, 잘 나가는 블로거가 되기 위해서는 글 쓰는 법부터 배워야 합니다.
아낌없이 추천하라!
블로그를 시작하고 가장 먼저 하는 일 중 하나는 메타블로그에 자신의 RSS를 등록하는 일일 것입니다. 메타블로그에 공개를 하는 이유는 나의 기사를 더 많은 사람이 읽어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며, 아울러 나의 글에 공감하는 독자들로부터 다수의 추천을 얻어 메타블로그의 메인에 노출되는 영광을 얻어 유입 트래픽을 증가시키려는 목적도 있을 것입니다.
블로거들의 로망이라는 다음뷰를 비롯하여 올블로그, 블코 등등, 대부분의 메타블로그는 자신의 글을 추천한 사람들을 표시해주고 있습니다. 내 글을 누군가가 읽어주고, 추천해주길 바란다면 먼저 추천하십시오.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추천을 남발하라는 것이 아니며, 자신의 뜻과 맞는 글이나 막대한 정성이 들어간 글 등에는 아낌없이 추천하라는 것입니다. 글을 쓰고 공감을 끌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블로거의 글을 선별해서 읽고, 공감할줄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탄없이 의견을 달아라!
위의 항목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지만, 의견을 다는 것은 추천과 상관이 없습니다. 나를 움직이는 글은 말할 것도 없고, 나의 마음을 거스르는 글에도 의견을 남겨 보세요. 그러나 의견이 아니라 글쓴이를 공격하거나 욕설을 남발하는 쓰레기 같은 댓글을 남기라는 것은 아닙니다. 의견을 남기기 위해서는 상대의 글을 충분히 음미해야 하며, 거기에 반박하거나 동감을 표시하기 위해서도 논리적인 정리가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생각을 기탄없이 표현하면 그 글을 읽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나의 글에 남긴 의견에 대해서도 관대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모두가 나와 같은 생각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에 대해서 공격적으로 반박한다 할지라도 피하지 말고, 논리적으로 나의 의견을 피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실수하는 점 중에 하나는 내 입맛에 맞는 댓글을 너무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잘 나가는 블로거는 자신의 포스트를 반박하는 댓글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곤 합니다.
과잉생산하지 말라!
글쓰는 법을 배우고, 블로깅에 맛들이기 시작하면, 글쓰기에 대한 욕구가 감당할 수 없을만치 치솟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정한 분량 이상의 글은 아껴두고 별도로 메모를 해서 보관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계속해서 글을 과잉 생산하다보면 품질이 떨어지게 되고, 이렇게 글을 남발하기 시작하면 종래에는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게 됩니다.
잘 나가는 블로거들은 하루 한 두개의 고퀄리티의 글만 생산해서, 독자들이 그의 글을 목말라 하게끔 발행 간격을 조절하기도 합니다. 무리한 생산보다는 하나의 글이라도 여러번 수정을 거쳐서 고품질로 가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전문가가 되라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자신이 쓰는 글의 내용을 먼저 이해하고, 독자에게 잘 전달될 수 있는지 파악하라는 것입니다.
충분히 생산하라!
위의 항목과는 상충되는 내용이지만, 자신있는 주제의 익숙한 내용이라면 때로는 풍부한 생산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같은 사건을 같은 시각으로 접근해서는 안되며, 같은 하나의 사건에 대해서도 다른 각도로 접근하여 다른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게다가 다양한 사건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하루 수십개의 기사를 생산해 내는 것도 잘 나가는 블로거가 되는 좋은 방법입니다.
사진은 권력이다의 썬도그님의 경우, 매일같이 십여개의 포스트를 꾸준히 생산하고 있지만, 기사 하나하나가 모두 독특한 것이어서 항상 블로그의 동접자는 50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는 과잉생산이 아니라 다작이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다작은 누구나 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상당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므로, 가끔 필이 땡길 때만 충분히 생산하길 바랍니다.
블로그에 투자하는 시간을 정하라!
사실 블로깅도 온라인게임처럼 중독성이 꽤나 강한 편입니다. 글 하나를 발행했는데 그것이 다음뷰의 메인에 걸렸다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흥분되어서 수시로 들락거리며 조회수와 댓글과 추천수를 확인하며, 어떤 때는 날밤을 새기도 합니다. 또는 글쓰기나 커뮤니티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휴일의 전부를 컴퓨터 앞에서 보내기도 합니다. 일 안해도 먹고 살 수 있다거나, 아주 자유로운 직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블로깅에도 시간의 조절이 필요합니다.
글쓰기, 다른 블로그 방문, 댓글 답글 답방 등등, 블로깅을 하는 자신의 패턴을 분석하여 투자할 시간의 비율을 정하고, 자기관리에 엄격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RSS를 구독하여 효율적으로 글읽기를 하고, 평소에 글쓰기에 대한 메모를 해서 짧은 시간에 기사를 완성하고, 댓글이나 답글은 몰아서 쓰는 것이 좋습니다. 과도한 시간투자는 블로거 자신과 가족을 지치게 합니다.
광고를 시작하라!
한 때 순수 블로그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블로그의 목적을 어디에 두는가', '왜 블로그를 하는가', '블로그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등, 이런 것과 광고는 무관하다고 생각합니다. 광고를 시작하라는 것은 광고를 통해 자신의 블로그에 대한 새로운 기쁨을 맛보라는 것이며, 수익의 창출을 통해서 가족의 눈치를 덜 보고 블로깅을 즐겨 보라는 의미입니다. 광고의 유무가 순수의 기준이 될 수 없으며, 광고가 블로그의 타락도 아닙니다.
방문자가 광고를 클릭하는 이유는 상품에 관심이 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수에 의해서거나 좋은 컨텐츠에 대한 보답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양질의 기사에는 보상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쨌거나 광고는 수익을 창출합니다. 가끔 의기소침할 때, 수익은 나에게 활력을 주고, 때로는 동기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광고는 당신이 잘 나가는 블로거가 되었을 때, 당신을 오프라인에서 해방시켜 줄 수도 있습니다. 이미 많은 잘 나가는 블로거들이 여러 광고를 유치하여 한 달에 수백만원~ 수천만원의 고수익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광고는 잘 나가는 블로그의 척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주제를 정하라!
잘 나가는 블로그를 방문해 보면 한결같이 어떤 주제에 대한 글을 반복적으로 발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책에 대한 일관적인 주장이나 비판, 고양이에 대한 일상속의 접근, 수백가지가 넘는 타로카드와 관련된 어마어마한 정보들, 야구나 축구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 컴퓨터나 통신, 자동차에 대한 최신 소식들, 연예계와 특정 프로그램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 등등.. 글쓰는 법도 배웠고,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도 분명해졌다면, 이제부터는 목표를 하나로 집중시키고, 그 목표를 바꾸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그 목표(주제)는 자신이 좋아하거나, 잘하거나, 잘하고 싶은 것으로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또는 자신의 다른 목적을 달성시켜줄 도구가 되는 것을 주제로 선택해도 됩니다. 다음뷰의 베스트를 잘 분석해보면 트래픽 유입이 가장 극적인 분야가 연예 분야입니다. 베스트에 선정되면 보통 몇만명의 유입이 보장되고, 그에 따른 광고 클릭률도 엄청납니다. 그러나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목표는 가능한 한 가장 작고, 가장 뚜렷하고, 가장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상징적인 것이 좋습니다.
이슈에 민감하라!
언제나 그 시절, 그 시기, 그 때, 그 날의 이슈가 있게 마련입니다. 이슈에 민감하면 즐거운 블로깅을 할 수 있습니다. 잘 나가는 블로그들을 살펴보면 모두가 특정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항상 그 주제의 글만을 발행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종종 의외의 사건을 다루어서 독자들에게 새로운 면을 보여주고 신선한 감동을 줍니다. 그리고 이런 글은 그날의 이슈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돌아보면 별 것 아닌 듯한 사건이 잘 나가는 블로거에 의해 커다란 이슈가 된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슈를 창출해내지 못한다면 더듬이를 민감하게 세우고 항시 블로고스피어를 주목하고 있으면 됩니다. 그리고 이런 이슈에 편승한 기사를 쓰다보면, 평소에 동일한 주제만 파헤치며 지쳐있던 블로거 자신이 멋진 활력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잘 터진 기사 하나가 수많은 새로운 트래픽을 유발하므로써 자신의 블로그를 만방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맨 날 이슈만 좇는 메뚜기 블로그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추천수는 형편없지만, 조회수가 무려 22만명이 넘습니다.
무조건 살아 남아라!
일단 살아남아야 자신을 구원할 수 있습니다. 한 번 손을 놓은 블로그는 이전에 아무리 잘 나갔다고 해도 다시 살아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계획적인 포스팅을 하든, 예약 포스팅을 하든, 자신 스스로가 멈췄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은 꾸준하게 글쓰기를 이어가야 합니다. 블로깅이 반드시 글을 발행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득이한 경우라고 해도 최소한 한 달에 하나 이상의 글을 써서, 자신이 생존했음을 독자들에게는 알려야 합니다. 그래야만 나중에 정상적으로 블로깅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복귀하기가 쉽습니다. 또한 그래야만 영원히 침몰하지 않고 살아남아 언젠가 잘 나가는 블로거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좀비는 살아있는 듯 보이지만 다시 살아나지 못합니다. 일단 살아 남아야 합니다.
블로그가 한 때의 유행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십여년 전에 유행했던 홈페이지나 최근에 다소 수그러든 미니홈피 열풍처럼 블로그도 어느날 갑자기 지나간 트랜드로 전락해 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어린 시절의 오락실에서처럼 한 가지 게임이라도 잘하게 되면, 새로 나오는 다른 게임들에도 자신이 생기고, 오락실이 추억속으로 사라져 버린 후에도 '그때 내가 최고였다'는 기억은 뚜렷이 남게 됩니다.
이왕 시작한 블로그라면 그렇고 그런 블로그로 사라져 버릴 것이 아니라, 진짜 잘 나가는 블로그가 되어보는 것도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잘 나가는 블로거가 되어 봅시다.
-이미 잘 나가는 블로그냐고요? 천만에요. 아직도 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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